충북이 과학기술 혁신을 이루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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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이 과학기술 혁신을 이루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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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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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지금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조류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과학기술을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의 혁신주도권과 산업기술 핵심경쟁력의 패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대한민국 과학기술 혁신을 이끌 국가시설인 방사광가속기 설립의 최적지로 충북이 선택을 받았다.

방사광가속기는 초정밀 거대 현미경으로 세상 물질의 입자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연구시설이다. 입자물리학의 거대현미경이자 ‘꿈의 현미경’으로 불리는 이것이 충북 청주 오창에 유치가 확정되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그간에 이런 시설들은 전문과학연구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방사광가속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연구기업과 유관기관,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 국가연구시설이 지역에 건립되더라도 이를 충북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크게 반감될 것이다.

충북 오창에 건립되는 방사광가속기는 기초·원천연구에 70%를 활용하고 나머지 30%는 첨단산업지원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충북의 산업기술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저위수준에 있는 충북과학기술혁신 역량과 현주소를 냉철히 인식하고 지금부터 지역역량을 갖추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는 각 시·도를 대상으로 매년 지역의 과학기술혁신 역량분석 평가를 한다. 그 결과인 지역과학기술혁신 역량지수(R-COSTII)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도별 과학기술 혁신역량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현재 충북과학기술혁신 역량지수는 7.855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 13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전국평균(9.620점)을 상회하는 곳은 경기, 서울, 대전, 경북이다. 나머지 지역들은 모두 전국평균 수준 이하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상위 지역인 경기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혁신역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충북지역은 네트워크 부분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충북은 산·학·연 협력에서 15위, 기업 간/정부 간 협력에서 9위, 국제협력에서 15위로 외부적 주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대외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09~`18) 전체 자료를 대상으로 금액관련 지표를 실질금액으로 변환하여 비교가 가능한 심층 분석을 한 결과에서도 2018년 충북과학기술 혁신역량은 8위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자원부문이 10위, 활동부문 4위, 네트워크부문 13위, 환경부문 11위, 성과부문 11위 등으로 충북은 과학기술 네트워크와 인프라, 교육·문화 환경부문이 취약하고 활동역량에 비해 지식창출 성과가 매우 취약하다.

결국 전체적으로 볼 때 충북과학기술혁신 역량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이 지금의 현주소이다. 따라서 향후 충북에 방사광가속기가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지역과학기술혁신 역량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지역산업경제 육성과 혁신적 지역발전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이제부터는 충북과학기술혁신 역량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인식하고 이를 제고해 나갈 철저한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첫째, 바이오, 반도체, 화장품 등 미래전략 핵심 지역산업을 중심으로 충북주도의 과학기술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산·학·연 협력, 글로벌 과학기술포럼을 창설해 활성화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지속적인 국가연구시설장비 인프라의 확충과 기술교육·과학문화 활성화가 필요하다. 셋째, 혁신적 과학기술지식 창출을 위한 연구기획지원을 강화하고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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