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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그늘, 그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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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그늘, 그 아래서
  • 육정숙 시민기자
  • 승인 2006.05.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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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스치듯 지나가는 세월!
흔적만 두고 사라져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에, 애드러워 손을 뻗어 보지만 잡을수도 되돌릴수도 없다. 그 안타까움에 가슴으로 한가득 그리움만 고여온다

올봄에도 벚꽃은 어김없이 피었다.

오늘 하루도 바득 거리다, 문득 뒤돌아보니 어느새 꽃진자리 파랗게 잎이 돋았다.

이미 사라져 간 날들,

꽃진자리!

한참을 서성거렸다.

흐르는 세월처럼 냉정한 것이 또 있을까?

벚꽃 그늘 자근자근 밟고 서서 추억만 파랗게 물들여간다.

모아쥔 고사리손에 한 가득 따 온 꽃잎을 어미에게 뿌리며 해맑은 웃음 던지던 어린아들녀석들 모두 어디로 갔을까?

젊어서 곱던 모습 그리고 저 꽃 바람속에서 두 어린아들과 웃음꽃 흠벅지게 날리던 벚꽃그늘...

그 벚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고운데...벚나무 수형은 그 자태의 고고함이 더해갔는데...

귀밑머리 희끗희끗 바람결에 날리며 서있는 여인의 얼굴엔 세월의 고랑이 햇살사이로 파문처럼 일렁였다.

지친육신 벚꽃 그늘에 뉘이고 애타게 내리는 석양빛에, 추억을 물들이며 그리움만 자꾸 바람에 실리운다.

또 하나의 하루가 어느덧 가뭇하게 저물어 간다.

누군가가 흐르는 세월은 가속이 붙는다고 했던가!

내년 이맘때면 벚꽃은 여전히 고운 모습으로 찾아오겠지.
허나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이자리를 찾아오려나!

단 한번의 연습도 없이 서툰 몸짓으로 맞이하고 보내야만 했던 숱한 시간들, 돌아보며 돌아보며...

날마다 뜨고 지는 해를 따라 습관처럼 회한의 바다속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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