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취재] 평곡리 주민-동서발전 상생 방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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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취재] 평곡리 주민-동서발전 상생 방안 없나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5.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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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LNG발전소 지질조사도 못해…건추위 해체 뒤 주민협의체 구성 절실

<음성LNG발전소 건설 논란 연속 취재>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발전소 건설 추진과 관련한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충북 음성읍 및 청주시 소재 SK반도체 내 LNG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과 환경 단체 등의 반대가 극심한 상황이다. 반대 주민은 왜 저렇게 극심한 반대 투쟁에 나설까. 국가는 왜 LNG발전소 건설을 확대 추진하는가. 연속 취재를 통해 LNG발전소 문제를 짚어보고 음성LNG복합발전소의 상생 발전의 길은 없는지 모색해 본다.

1. 음성LNG발전소 건설 추진, 어디까지?

2. 마을주민-동서발전 극한대치, 음성군의 선택은?

3. LNG발전소 친환경 맞나국가 발전정책 방향

4. 입지 조건, 타지역 사례 르뽀

5. 평곡리 주민-동서발전 상생 방안은 없나

지난 21일 음성LNG발전소 반대 주민들과 동서발전 측이 사업 예정지 진입도로에서 대치했다. 진입 허용을 요청하는 사업자 측을 저지하고 있는 주민들.
지난 21일 음성LNG발전소 반대 주민들과 동서발전 측이 사업 예정지 진입도로에서 대치했다. 진입 허용을 요청하는 사업자 측을 저지하고 있는 주민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음성LNG발전소 건설 예정지 마을인 음성읍 평곡2리 및 인근 마을 주민들의 사업 반대 투쟁 의지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음성복합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반투위)와 사업자인 한국동서발전이 사업 예정부지 입구에서 두 차례 충돌했다. 반투위가 주민들과 함께 동서발전 하청업체 측의 지질조사와 측량조사를 위한 사업부지 출입 시도를 봉쇄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굴착기 등 장비를 실은 차량을 투입하려 했지만 음성천 교량 입구에서 막혔다. 음성천 건너에 사업 예정지가 있지만 인력조차 차단됐다. 반투위는 차량과 트랙터 등을 동원해 막아섰다. 연이틀 2개 교량을 번갈아 가며 시도됐던 투입은 실패하고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

동서발전 측은 현장에서 주민들을 향해 출입 허용 촉구를 시도했지만 반투위의 고성능 스피커 동원으로 원천 봉쇄됐다. 이 과정에서 인체 접촉과 욕설이 등장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일촉즉발 상황까지 마주서게 된 반대주민들과 동서발전의 대치 국면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상생 방안을 찾아본다.

양 측의 주장과 설명, 다른 발전소와 그 지역 상황 및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면 가장 먼저 대화가 절실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평곡리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양 측이 대화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전쟁터에서도 대화 채널은 열려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곳 음성LNG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반대주민과 사업자 측의 대화는 꽉 막혀있다. 음성군의 중재 자리에서도 동서발전 측은 대화를 원했지만 주민들은 대화가 아닌 반대 목소리만 외치기에 한발 짝도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주민 감정 응어리 풀어내야

동서발전은 백지화가 불가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반투위를 중심으로 한 반대 목소리는 한마디로 백지화와 결사반대다. 환경피해 예방과 삶터 지키기가 목표다. 반투위의 격앙된 기조에는 감정의 응어리가 깔려있다.

현재 일부 반투위 관계자들은 2014년 발족한 음성천연가스발전소유치추진위원회(유치위)에 위원으로 참여도 했고 찬성 동의서명에도 동참했다. 20151월 평곡리를 사업 예정지로 한 동서발전과 음성군의 MOU 당시에도 반대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7년 말께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음성LNG발전소 건설 사업이 포함된 전후로 반대 움직임이 일었다. 이즈음부터 구체적인 대상 토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고 한다. 매도 의향서가 제출된 토지가 어디냐는 소문까지 나돌았다는 것. 평곡2리 주민 일부는 이해 12월 타지역 발전소 주민들을 만나고 와서 마을회의를 개최해 발전소 건설 반대를 결정했다.

반투위가 구성된 뒤 평곡2리 반대 목소리는 커져갔고 조직적인 반대 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런데다 같은 마을 출신인 유치위 고위 임원의 토지가 대상 계획 사업부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고, 계획대로 경계가 확정될 경우 마을이 쪼개지게 생겼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또한 유치위의 찬성 서명지가 날조됐다는 주장이 겹쳐지고 유치위 핵심이 사익을 위해 움직였다는 주장까지 이어졌다. 결국 시위 과정에서 그에 대한 화형식이 있었고 경찰조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혐의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고 사비를 들여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다시 가까워지기 어려운 상태다. 유치위는 음성LNG발전소건설추진위원회(건추위)로 바뀌어 있지만 활동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동서발전은 유치위 핵심 임원 등을 초청해 음성그린에너지추진실(동서발전 음성사무소) 현판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반투위는 토지 출입 봉쇄 시위 때 동서발전 측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반투위는 동서발전이 지금까지 유치위와 음성군 뒤에 숨어 있다가 이제와서 대화를 하자고 덤벼든다는 입장이다. 처음부터 마을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어야지 군과 유치위만 의지하면서 주민들을 기만했다는 주장이다. 201312월 등 실시한 사업설명 자료도 엉터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동서발전은 당시 2기 발전소 건설 계획에 따른 내용이며 다소 과장된 면은 있지만 향후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지역 정치인들도 답답하다고 오히려 언론에 혜안을 구한다. 반투위의 일관된 백지화 주장 때문이다. 안해성 군의원은 고민을 토로하고, 이상정 도의원은 국회의원 당선인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임호선 당선인과 반투위가 날짜는 미정이지만 만날 것으로 전해진다.

전제했듯이 대화가 우선이다. 첫 발을 내딛자면 먼저 견고하고 강경한 반투위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건추위가 대승적으로 자체 해산해야 한다. 양 측의 감정의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눈을 맞추기는 어렵다. 건추위가 해산돼도 유치 노력의 가치는 결코 훼손되지 않고 훗날 더 큰 평가가 받을 수도 있다.

동서발전, 구체적 방안 제시해야

건추위 해산 뒤 새로운 주민협의체 발족을 제안한다. 건추위의 자체 해산이 없어도 발족해야 한다. 지방의원과 음성군 관계자 등과 넓게는 음성소이원남 지역까지 아우르는 주민대표들의 총의가 모아지는 주민협의체가 절실하다. 국회의원 측도 참여하길 바란다.

처음부터 다뤄질 안건은 중요치 않다. 12000억원 조성비가 들어가는 음성LNG발전소 건설 문제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총의의 주민협의체 발족은 필수적이다.

발족되는 주민협의체는 가장 먼저 반투위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주장과 하소연을 듣고 동서발전의 목소리도 청취해야 한다. 병행해서 동서발전은 그동안 제시한 환경문제에 대한 대책을 재정립하고 세부적인 지역발전 방안과 함께 주민협의체에 제출해야 한다.

협의체는 동서발전이 제시하는 방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와 수정 요구 등 발전소 주변마을과 음성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알려진 음성군과 정치인들도 협의체 내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분출해야 된다. 지역 주민대표들도 마찬가지다. 반대주민들이 모내기를 하다가 뛰쳐나와 막아서야 하는 심경을 읽어내고 그 마음을 안아주는 게 우선이다.

취재 과정에서 조심스럽게 취합한 가능한 선의 주민 지원의 예를 들면 마을 도시가스 공급, 이주마을 조성, 스마트팜 조성, 발전소 인근 직원숙소 건립, 주민의 발전소 내 취업, 주민 자녀 장학금 지급, 발전소 내 식당 운영권 등 다양하다. 물론 인근에 조성되는 체육시설과 커뮤니티 공간 활용 등은 기본이다. 이 밖에 동서발전은 지역발전 방안을 협의하길 바라고 있다.

본보는 음성LNG발전소 건설 추진 상황과 환경 영향성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5회 연속취재를 진행했다. 첨예한 양 측의 취재 협조에 감사를 전하며, 본 기사 외에 별도의 면을 할애해 본보의 공통질문에 대한 동서발전과 반투위 답변을 게재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연속취재] 음성LNG발전소 건설 추진, 어디까지 왔나?

[연속취재] 마을주민-동서발전 극한대치, 음성군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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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취재] 음성LNG발전소 입지 조건, 타지역 사례 르뽀

[연속취재] 음성LNG발전소 사업자 및 반대 측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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