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선출 두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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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선출 두고 ‘잡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5.27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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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개입설’에 특정후보 탈락 위한 규칙개정 ‘음모론’까지
후보자격 박탈당한 황동민 후보 중심으로 문제제기 잇따라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선출을 둘러싼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후보 측에서 “선거무효”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25일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벌인 시위 모습.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선출을 둘러싼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후보 측에서 “선거무효”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25일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벌인 시위 모습.

 

[충청리뷰_박소영 기자]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선출을 둘러싼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청주지역 일부 초··고 학교운영위원장들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교육지원청이 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선거공고 공문만 일선 학교에 송부하고, 선관위의 선거공고가 무효라는 협의회장의 공문은 전달하지 않았다며 청주시교육청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2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는 무효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같은 갈등은 지난 5월 초 진행된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선출과정에서 빚어졌다. 협의회 자체적으로 구성된 선관위원회가 선거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꿨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일정을 살펴보면 51일부터 4일까지 일선학교에 교육청이 선거관련 공문을 전달한다. 6일과 7일 후보 등록이 있었다. 선거는 514일로 예정됐으며 황동민, 이종희 두 후보가 입후보를 했다.

하지만 황동민 후보는 512일 선관위로부터 후보자격을 박탈한다는 문자를 받는다. 이종희 후보는 같은 날 오후에 당선자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황 후보 측은 적어도 선거일 이후에 당선자를 발표하는 게 기본 상식이 아닌가. 후보자격을 박탈한 이유와 근거를 공식적으로 듣지도 못했다. 총회 규정상 직접선거를 통해 최다득표를 한 자를 회장으로 선출해야 하는 데 선관위가 일방적으로 특정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해 규칙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억울해 했다.

황 후보를 비롯한 다수의 운영위원장 등이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규정 갑자기 바꿨다고?

 

특히 문제는 올해 선관위에서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의 규칙을 바꿨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411일 공문을 보내 규칙을 이전으로 되돌릴 것을 요청했다. 권고안은 3가지였다. 운영위원회 협의회로 명칭을 통일할 것 운영위원장만 협의회 회원으로 인정할 것 학부모위원, 지역위원도 협의회장 선거에 나갈 수 있다고 할 것 등이다.

한편 선관위는 황 후보가 연임규정에 위반돼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74월 충청북도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졌는데 여기에 협의회장 출마제한조건 규정을 두었다는 것. 조례에는 협의회장은 ‘1회에 한 해 연임 또는 중임에 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선관위 측은 변호사 3명에게 자문을 구하고 유권해석을 받아 후보자격을 박탈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황 후보는 2016년과 2017년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황 후보 측은 당시 조례를 제정할 때 내가 연임규정에 대한 의견을 낸 건 사실이다. 통상 조례의 적용시점은 제정된 이후다. 20174월부터 따지면 연임 제한 조건을 빗겨가게 된다. 나도 변호사 자문을 받아 출마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전임회장도 '선거무효'주장

 

게다가 전임회장 또한 황 후보 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고영재 전 청주시학운영위원회 협의회장은 충청북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고 이번 선거는 무효라는 입장을 폈다. 회장 주재로 공식적인 총회나 이사회가 열리지 않은 채 선관위가 일방적으로 규칙 개정을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청주시교육청이 이 일에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청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운영위원회는 법적단체가 아니라 임의단체이기 때문에 내부 문제에 개입하기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이번 규칙개정에 대한 어떠한 합의가 있었을까. 확인 결과 이사회는 몇몇 이사들이 만나는 것으로 그쳤고, 공식적인 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단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만남이 어려워 밴드를 통해 규칙 개정에 대해 공지하고 서면으로 답변을 받았다.

이번에 신임회장으로 당선된 이종희 씨는 이사회 및 총회를 다시 열어 모든 규칙을 바로잡겠다. 규칙을 예전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이 나오면 예전으로 되돌리겠다. 후배들이 비록 선관위 규정을 잘 못 바꿨더라도 선배들이 너그럽게 이해하고 넘어가면 어떨까 싶다. 의견을 내는 게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협치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청주시학운영위원회 협의회 내에선 몇 해 전부터 크고 작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2018년 협의회장은 공금횡령으로 중도 사퇴했고, 2019년 협의회장도 임기 내 회원들과 갈등을 겪었다.

운영위원회 활동을 오랫동안 해 온 모 씨는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이처럼 문제가 크게 불거진 적은 없었다. 협의회원들이 일방적으로 선거 규정을 바꾼 것에 대한 반감이 크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겠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일이 또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운영위원회 조직 자체가 갖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 일단 학교와 관련돼 사업하는 사람들은 운영위원장으로 뽑지 말아야 한다. 순수한 봉사조직으로 활동해야 하는데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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