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생’ 전문화가 신재흥…40년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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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생’ 전문화가 신재흥…40년 외길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6.0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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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나이프터치 기법으로 친근한 정서 담아내는 천재성

신비스러운 <자작나무> 연작 인기몰이유튜브 동영상 활용

<담배건조실> 작가로도 명성중부지역 사라져 가는 향토성 그려

신재흥 화백.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자작나무> 그리기에 흠뻑 빠져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저수지를 굽이굽이 감싸 안은 산길로 들어가야 했다. 큰 도로에서 몇 키로미터 거리의 육령리 저수지 비포장 길을 들어가자 나무 그늘에 이젤을 펴고 서서 작업에 여념이 없는 화가가 보였다.

그는 그림 그리기 외길 40년으로 구축한 독보적인 현장 사생전문화가 신재흥(61)이다. 신 화백은 주로 야외 사생을 즐기면서 높은 숙련도를 기반으로 즉석에서 많은 작품을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완성도 높은 평가를 받는 천재성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그의 손에는 파렛트와 나이프가 쥐어져 있었다. 바로 옆에는 스마트폰을 장착한 삼각대가 세워져 있다. 그림 작업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위해 촬영 중이란다.

캔버스에는 완성 단계에 있는 자작나무 그림이 친근하면서도 환상적인 색감으로 다가왔다. 잠시 지켜보고 있는 동안 그는 빠른 나이프터치 기법으로 자신의 서명을 담아 자작나무 작품을 완성했다.

그가 충북 음성에 자리를 잡은 지 26. 서울에서 낳고 자란 그는 오로지 그림 외길 인생이다. 서울 출신이면서 다른 길을 한번도 가보지 않고 이상하게도 시골의 사라져 가는 것들에 천착했다.

그는 현장 사생의 특성과 자신의 내면에 있는 시골에 살고 싶은 정서 때문에 시골에 안착했다. 1996년 전국을 쉽게 다닐 수 있는 곳으로 음성을 택해 이주했다. 이후 이용되지 않아 차츰 사라져 가는 마을 속 담배건조실 풍경에 매료됐다. 과거 마을 사람들이 공동작업장으로 담뱃잎 건조 작업을 하던 장소이기에 이야깃거리도 많았다. 이제는 그림을 봐도 그를 만나도 농촌 냄새가 물씬 풍긴다.

4년여 전부터는 자작나무 그리기에 매몰돼 있다고 한다. 강원도 자작나무 숲을 보고 신비스러움에 감탄해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음성지역 인근에 간혹 보이는 자작나무를 찾아 현장 사생을 즐긴다. 요즘은 블로그를 넘어 유튜브를 통해 그림 애호가들과 소통하고 즐겨 만난다. 이를 위해 촬영을 하고 동영상 편집기술을 배워 유튜브에 올린다. 그림 그리는 기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작품 해설과 함께 배경음악을 곁들여 선보인다.

작업 기간에 비해 완성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쓰러질 때까지 그린다는 마음으로 매일 작업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림만 그려도 성공하기 어려운데 다른 길을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청바지 3개와 최소한의 지출로 십수년 간의 궁핍과 맞서 싸우며 그림만을 그리며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 3일에 1점 정도의 자작나무 그림을 완성한다고 한다. 과거에 이미 각고의 작업시간을 쏟아부은 셈이다.

신재흥 화백의 현장 사생 모습.

그의 자작나무 그림은 나이프터치 기법을 활용한 유화작품으로 파스텔 톤의 특유한 신비함과 친근감으로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을 불러오는 마력이 있다. 이런 점에 대해 그는 밝고 환상적인 색감이 감성을 만져주는 것은 아닐까 싶다자작나무 자체 색깔이 하얗고 우아하고 하늘로 곱게 뻗어 신비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앙드레김 패션으로 장식한 군집을 이룬 듯 멋있다고 자신의 감흥을 말했다.

자작나무는 기름기가 있어서 탈 때 자작자작소리가 나며, 강인한 생명력과 사랑이란 나무의 뜻말도 갖고 있다고 신 화백은 덧붙였다. 그의 자작나무에 대한 많은 성찰이 읽힌다.

앞서 천착했던 <담배건조실> 연작 그림은 지역정서와 시대변화를 담아냈다면, <자작나무> 연작은 되돌아보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 주는 힘이 있다. 황토색을 활용한 짙은 토속적인 면에서 밝고 신비스러운 힐링 작품으로 변모했다. 그는 작품 감상법에 대해 보여지는 대로 즐겼으면 좋겠다면서 그림도 나무도 예쁜 색이니까 나름대로 상상하며 감상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신재흥은 개인전 및 부스전 등 62회의 전시회를 갖고 한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냈다. 충북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며 음성미술협회 및 음성예총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몇 년 전 자작나무 그림 등 40여 점의 작품을 공유저작물로 기부하기도 했다. 공유저작물은 저작권자가 기증한 작품으로 누구나 저작권 걱정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공유마당(http://gongu.copyright.or.kr)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신재흥 화백의 작품활동 및 경력

개인전 및 부스전 62(서울예술의전당, 공평아트센터, 라메르갤러리, 청주예술의전당 등)

* 충북우수예술인상/ 그랑프리대상 초대작가상/ 한국미술협회 공로상 수상

* 세계여성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미술공모대전 심사위원/ 반기문로조각 심의위원/ 한국미술협회 음성지부장·음성예총회장 역임

* TV방영 : KBS 문화현장/ MBC 사람과 사람들/ KBS2 삼색기행/ MBC 전국시대, SBS CJB 행복한 아침 등 방영

* )충북미술대전 초대작가/ 현대미술작가연합회 자문위원/ 남한강전 자문위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작품소장 : 충북도청, 충북교육청, 음성군청, 충주시청, 대사관 및 대학교 등 다수

자작나무숲(65.2x45.5cm(oil on canvas(2020작품). 신재흥 화백.
자작나무숲(72.7x50cm(oil on canvas(2019년작품). 신재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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