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따로 ‘잇속’따로인 의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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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따로 ‘잇속’따로인 의원님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06.04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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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 20°→15° 담은 개정안, 개발 측 반대로 무산
발의자도 눈치보다 ‘기권’, 후유증은 주민 몫

평균 경사도 논란

부결된 난개발방지조례

 

도시계획은 백년대계다. 지금은 SOC 개발과 아파트 건설 위주의 과거 도시계획은 가고, 집 앞 공원과 문화시설 등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행정속도는 변화하는 민심에 부합하지 못한다. 구룡산 공원 개발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로, 녹지를 줄이고 과포화 된 아파트를 더 짓는다는 계획에 주민들은 분노하며 저항했다.

이에 청주시의회 의원들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녹지파괴를 방지하자며 <청주시 도시계획 일부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은 개발행위허가를 내주는 요건 가운데 개발대상지의 경사도가 20도 미만의 임야여야 한다는 기준을 15도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토지주·개발업자 등으로 구성된 반대세력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집회를 여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의회에서는 신언식 의원(더민주, 농업정책위)이 이들을 대변했다. 그는 청주·청원이 통합할 때 상생발전안을 만들며 경사도에 대한 토론을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앞으로도 (통합과 상생을 위해) 옛 청원군이 소외되지 않고 재산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의원(통합당, 행정문화위)도 반대의사를 밝히며 “(개정안이 통과된) 도시건설위원회는 6명이 구 청주시 출신이고, 2명이 구 청원군 출신이다. 그러다보니 내용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없었다우리가 추진하는 15도는 너무 무리한 법안이다고 주장했다.

 

겉과 속 다른 투표결과

 

결국 투표결과는 이해관계에 따라 갈렸다. 총원 39명 중에 반대 22, 찬성 16, 기권 1명으로 나타났다. 정당 간 구도로 보면 통합당 소속 의원 13명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고, 더민주 소속 의원 25명은 찬성 15, 반대 9, 기권 1명으로 갈렸다.

특이한 점은 개정안을 올렸던 더민주 소속 의원 13(김용규, 양영순, 최충진, 이재숙, 유영경, 박용현, 김성택, 이현주, 윤여일, 박미자, 최동식, 박완희, 한병수, 윤여일, 최충진) 중에 의원이 기권·반대표가 나온 것이다.

윤 의원의 경우에는 같은 농업정책위원회 의원들의 등쌀에 못 이겨 뜻을 펴지 못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한 관계자는 반대한 윤 의원은 의회 초창기부터 농업정책위에 들어가 자기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는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소문도 파다했을 만큼 힘들었지만 같은 상임위 선배의원들이 끌어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어쩔 수 없이 이들의 결정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농업정책위 소속 의원들은 임정수(더민주)를 제외하고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결과에는 지역적 특색도 반영됐다. 구 청원군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청주시 다,,,,,타선거구에서는 총 17명의 의원(더민주 10, 통합당 7) 15명이 반대의사를 밝혔다. 찬성표를 던진 사람은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던 박완희, 최동식 의원 뿐이었다.

결국 청주시 난개발 방지를 막기 위한 개정안은 부결됐고, 몇 년 후를 기약하게 됐다. 한 관계자는 개정안을 발의했던 의원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측면도 있다. 본회의에 오르기 전에 각자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자당의원들과 협상했어야 했는데, 그런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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