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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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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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광 희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작금의 사회는 산업기반사회에서 정보지식기반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국경과 이념, 체제를 초월하여 인간들의 ‘삶의 질’ 보장이라는 근본적인 요구와 함께 사회변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도시정책의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정책기조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목격된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지난 3년의 시간이 국토를 재개편하는 물리적 계획(국토균형발전사업의 추진에 따른 공공기관의 재배치 등)을 통해 수도권 일극 지향적인 왜곡된 공간구조를 바꾸는 국토개조작업의 시도였다면, 2006년을 시점으로 공간의 질 향상,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일대 전환을 가져 오고 있다는데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요체는 살기 좋은 국토 만들기,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 살기 좋은 농촌 만들기가 바로 그것이다. 분명 지난 3년간 추진되었던 정부의 정책과 확연히 다름을 우리는 알 수 있을 것이다. 도시라는 공간단위는 살아 움직이는 연체동물과 같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그 구성원들의 욕구 또한 다변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그 도시에 꼭 맞는 정책을 만들어 내기는 어려운 감이 없지 않다.

그동안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탈산업화와 함께 도심공동화 현상은 여건변화에 따라 기존 산업이 도태되고 새로운 산업의 정착을 강요받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이기 때문에, 현재의 여건보다 더 좋은 곳으로 떠나 버린 후 나타난 빈자리를 채워야 할 내용물을 어떤 것으로 채울지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노력 못지않게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그 도시만의 무엇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경쟁력 약화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데 문제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덴마크의 코펜하겐이나 영국의 런던 같은 도시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도시의 문화적 요소와 저력을 토대로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여기에 전통적인 문화축제나 각종문화예술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도시의 문화, 예술성을 강조하는 한편 쾌적한 도시환경을 구축함으로서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매력 있는 도시로 인식시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직지라는 세계문화유산과 서원경이었던 역사성, 교육문화도시라는 소재를 갖고 있는 청주시에서 눈여겨 볼 만한 점이다.

또 다른 사례로서는 도시 활성화와 시민들의 관심을 도시로 집중시키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한 영국 글래스고우나 폴란드 크라코프의 경우뿐만 아니라 스페인 발비오처럼 세계적인 문화시설을 유치하거나 활용하여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경우도 눈 여겨 볼 만한 도시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로마나 파리와 같이 미술관이나 공연장, 박물관, 유적지 등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문화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로마나 파리 같은 역사성과 독창성을 살린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한 대부분의 도시들의 경우 결국 도시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명확한 비전하에 차별화된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문화전략을 추진함으로서 ‘인적자원의 흐름’을 주도하는 문화도시로 발전하였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현상이다. 결국 이들 도시들의 성공요인은 철저한 도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세계화될 수 있는 도시의 역사자원을 분석하였으며, 지역적 역량에 걸 맞는 전략을 선택한 후 광범위한 구성원인 주민의 참여와 이를 뒷받침한 도시인프라의 재정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참여정부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도시들 대부분의 정책기조가 하드웨어 구축전략에서 그릇을 채울 수 있는 소재를 발견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소프트웨어적 정책기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논의되는 청주의 도심공동화현상에 대한 문제 진단과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과정이 이러한 정책기조의 변화를 수용하며, 청주만의 고유한 역사성과 가치의식발현으로부터 출발되고 있는지 진지한 반성과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수요자인 주민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며, 추진방식 선정시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특성화기획, 지역자산조사, 지역내외 자원의 활용을 통해 쾌적한 지역공동체, 아름다운 지역공동체, 특색 있는 지역공동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전제 속에서 추진될 때야만 진정 21세기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도시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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