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 파로 양분된 충북도의회, 결국 폭발
상태바
박·연 파로 양분된 충북도의회, 결국 폭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7.08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임위원장 자기사람 심기 추태, 표결로 뒤집어
탈락된 위원장 두 명 모두 여성, 충북여성연대 항의

 

가지 많은 나무 바람잘 날 없다고 했던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충북도내 전체 지방의회 의장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크게 일고 있다. 그 중 충북도의회가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도의회는 당초 지난 7일 원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일 의원총회에서 정책복지위원장 박형용(옥천1), 행정문화위원장 육미선(청주5), 산업경제위원장 윤남진(괴산), 건설환경소방위원장 김기창(음성2), 교육위원장 박성원(제천1) 의원 등으로 상임위원장 후보를 정했다.

하지만 7일 임시회가 개회되고 상임위원장 선임의 건이 올라오자 이상식 의원(청주7)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상임위원장 선임에 다소 불협화음이 있었다. 논의가 부족했던 만큼 원구성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며 서명용지를 통한 비밀투표를 요구했다.

각 위원장별 선임의 건이 별개로 상정되자 정책복지위원장과 건설환경소방위원장 건은 이의없이 통과됐고 나머지 3개 상임위원장 건은 일부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해 각각 투표를 했다. 여기서 박성원 교육위원장은 과반수 찬성을 얻어 가결됐으나 육미선 행정문화위원장과 윤남진 산업경제위원장은 부결됐다.

상임위원장 선출을 일일이 표결까지 하며 미리 뽑아놓은 위원장 후보를 부결시킨 사례는 드문 일이다. 만일 당시 협의가 부족했다면 더 논의를 하고 후보를 정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탈락된 두 명의 위원장 후보는 모두 여성이다. 그러자 충북여성연대는 성차별이라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도의회의 시대착오적인 성차별을 규탄한다”며 분개했다.

도의회는 8일 두 개 상임위원장 선임의 건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하지 못했다. 도의회는 충분한 내부논의를 거친 뒤 14일에 임시회를 열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일련의 일이 발생한 배경에 대해 의원들은 의장선거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총 27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의장선출을 앞두고 박문희(청주3) 의원과 연철흠(청주9) 의원 파로 갈렸고 14표를 얻은 박문희 의원이 13표를 얻은 연철흠 의원을 따돌리고 당선됐다. 후보가 두 명밖에 없었고 1표가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다보니 양 측의 사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모 의원은 “서로 반목하는 분위기가 상임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터졌다. 6일 의원총회 때 고성이 오갔다. 몇 시간의 회의 끝에 상임위원장 후보를 정했는데 모 의원이 ‘합의된 게 아니다. 7일 본회의에서 표결해 뒤집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장 쪽에서 양보했는데도 상대 쪽에서 누구 누구 위원장 후보를 찍어내겠다고 하는 등 심한 말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또 다른 의원은 "의장이 탕평인사를 하겠다고 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 위주로 위원장을 배분하려고 했다. 6일 의원총회에서 정한 상임위원장 후보는 당론이 아니었다. 그래서 7일 각자 투표를 했고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박 의장 파와 연 의원 파의 얘기가 다르다.  이에 대해 모 정치인은 “결국 박 의장과 연 의원 쪽에서 자기사람 심기를 하다 이런 상황이 된 것 아닌가. 두 파로 양분된 도의회가 앞으로 어떻게 갈지 걱정이다. 박 의장은 원구성을 원만하게 마무리하고 도의회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아울러 연 의원 쪽은 깨끗하게 승복하고 박 의장에게 협조해야 한다. 이것이 안될 경우 도의회는 도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제 역할도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