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면 버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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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면 버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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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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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려동물 2019 보호·복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선 2019년 현재 856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에서 반려동물로 등록된 수는 약 210만 마리로 전체 반려동물의 24.5%에 불과하다. 2019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총 591만 가구로 전체 가구수(2,238만 가구)의 26.4%를 차지하여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지난 2018년에 비해 무려 80만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의 시대를 넘어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아끼는 펫미(Pet=Me)족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펫콕족’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규모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데, 산업연구원의 ‘2017 국내 펫코노미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0.9조원에서 2015년에 1.8조원을 기록하였고, 2020년에는 약 5.8조원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펫코노미’(Pet+Economy)가 새로운 경제트렌드로 부상하고 있고, 반려동물 관련 산업에 대기업은 물론 전국 지자체들도 너나없이 큰 관심을 보이며 뛰어들고 있다.

한편,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와 반려동물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국에는 284개의 동물보호센터가 생겨났고, 반려동물과 관련한 사업체와 종사자수도 17,155개소 영업장에 22,555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국적으로 동물장묘업도 44개소에 220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보호감시원도 전국에 408명이 있고, 동물보호명예감시원도 392명이 위촉되어 동물보호감시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증가하고 가구 수가 확대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생겨나고, 부작용과 갈등도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되고 있다. 특히, 매년 유실 또는 유기되는 반려동물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마다 유실하거나 유기되는 동물수도 지난 2017년 10.3만 마리에서 2018년엔 12.1만 마리로 늘어났고, 지난해 2019년에는 무려 13.6만 마리로 증가하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7~8월 여름 휴가철에 버려진 동물이 2.8만 마리로 전체의 21.0%를 차지하고 있고, 명절 연휴가 포함된 9~10월에 버려지는 것이 19%를 차지하여 이 시기에 무려 40.0%가 유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동물보호를 위한 비용도 232억원이나 소요되고 있다. 한 때 자신의 가족이자 자신이라고 여기며 애지중지 기르던 반려동물들을 아무런 개념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엄연히 반려동물도 소중한 생명을 가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하면 언제든 내다버릴 수 있는 것쯤으로 여기는 이기적인 인간의 그릇된 생명경시 사고의 발로를 보여주는 이중적인 행태에 불과하다. 여기서 깊이 생각해 봐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과연 자신이 기르던 반려동물들이 진정한 가족이고, 반려동물이 곧 자신이라도 그렇게 버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가족이 귀찮거나 쓸모가 없으면 언제든 버릴 수 있고, 자기 자신이 귀찮거나 싫증난다고 어디에나 쉽게 버릴 수 있는 하찮은 것쯤으로 여겨진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진정한 펫팸족도, 펫미족도 아닌 탕아(蕩兒)와 다를 바가 없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철저한 펫티켓을 준수해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면서 반려동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올바른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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