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가 익는 달,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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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가 익는 달, 7월!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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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명 주 (원불교 서청주 교당 주임교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양보다는 질’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을 때, 청주 예술의 전당 소1전시실에서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이 주최한 생활원예 전시회를 잠깐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전시관 내부는 갖가지 우리나라 야생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가 소박하고 친근했다. 은은한 들풀들을 우리 곁으로 가까이 불러온 느낌이었다. 들길을 걷다가 혹은 숲길을 걷다가 그냥 만나게 되는 엉겅퀴, 인동, 돌나물, 바위솔, 둥글레, 곰취, 고사리…등등이 질그릇 위에서 항아리 안에서 자신의 생명을 쏟아내고 있었다.

시내 꽃집에서 만난 얼굴들이 아닌 잊고 있었던 옛 친구 얼굴들이었다. 정겨웠다. <야생초편지>를 다시 읽는 기분이었다. 특히 진천, 보은, 청원, 증평, 괴산, 음성 등지에서 묵묵히 농촌을 지키고 있는 농촌여성들의 자율적인 손길로 탄생된 작품들이라 더 소중하게 바라보았다. ‘한 포기 한 포기 정성스레 가꾸는 그네들의 삶은 어떠할까. 귀하구나. 이제 전 국민이 함께 살려내야 할 우리 농촌을 먼저 선택한 그네들의 오늘은 또 어떤 마음일까.’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빈다.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을 앞두고 있는 7월이다. 국가가 제시하는 협상 내용 속에는 사실 각 개개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전체가 살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을 우리는 늦더라도 찾아야 한다.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국민의 다원적 가치를 신장시키지 못하고, 서울 중심이며 물질 중심 그리고 능률 중심, 권력 중심이거나 남성 중심의 획일적 사고에 휩쓸려 살아왔다. 이러한 사고는 결과적으로 흑백 논리의 문화적·정신적 풍조를 형성하게 했고,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양분법적 의식구조를 자리잡게 하였다. 둘로만 분류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여 서로 살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시대에 서 있음을 인정하자. ‘얼마나 빨리 성장할 것인가.’ 또는 ‘얼마나 더 오래 살았는가.’는 더 이상 가치의 척도가 아니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래서 행복한가.’ 가 존재의 초점으로 부상되고 있는 21세기다.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자 하는 그 변화의 출발은, 올바른 목표지점을 볼 수 있는 자신의 마음(Mind)이라고 본다. 우리의 새로운 능력은 각자 새로운 마인드에서 나온다. 과거로부터 벗어나 과거는 그 누구도(신이라도) 변화시킬 수 없다. 현재의 불리한 상황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 변화 가능한 현재와 미래를 새롭게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새로운 마인드에서 나온다.

따라서 마인드의 차이가 능력의 차이를 가져오고, 빈부의 차이를 가져온다. 내가 선택하는 하나의 마인드는, 사소한 일이든 큰일이든 나의 판단능력이며, 그 판단능력은 곧 내 인격이기도 하다. 내 책임이다. 그래서 하나의 판단능력은 그물코처럼 내 전체 생활과 연결되어 있고, 사회와 촘촘하게 엮어가는 존재의 인드라망이다. 따라서 개인 생활, 가정생활, 직장 생활을 비롯한 각종 사회생활, 즉 모든 인간관계에서 우리의 창조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마인드가 발휘되고 싱싱하게 표현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난 4월 말,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을 방문했었다. “함께 하는 농촌, 웰빙 농업의 선두”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구석구석 알뜰한 너른 시험장을 확보하고 있었고, 예쁜 건물만큼이나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의 자긍심도 뛰어났다. 그 하나의 작은 가지가 이번 ‘생활원예전시회’였을 것이다. ‘농산물 수입개방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어떤 저력이 충청북도 이 청주에 있는 것은 아닐까.’ 청주의 산딸기가 맑은 바람에 곱게 익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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