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희망을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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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희망을 말할 수 있는가?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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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재 봉(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얼마 전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선배그룹이 중심이 되어 희망제작소라는 민간 싱크탱크가 출범을 하였다. 희망제작소라니 조금 생소하고 그러면서도 그곳에는 무엇인가 새로움이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품게하는 이름이었다. 물론 희망제작소에 참여하는 인사들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대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사회에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근거가 아직도 있는가? 어쩌면 희망을 발견할 수 없기에 희망제작소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이겠지 하는 씁쓸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오늘 우리는 소수의 경쟁력 있는 국가와 기업, 사람에게만 유리하게 짜여진 신자유주의 물결속에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순종해야하는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에 던진 화두는 사회양극화 해소였다. 그러나 사회양극화 해소는 구호이고 현실은 무한경쟁사회로 국민을 내몰고 있다. 한미FTA는 사회양극화를 확대할 것이 분명함에도 무엇에 쫓기듯 준비 안 된 협상테이블에 서민의 생존권을 올려놓고 그들만의 협상에 임하고 있다. 참여정부에 참여하는 국민이 누구인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분권과 균형발전으로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목소리는 작아지고 수도권 집중을 강화할 대수도론이 힘을 얻고 있다. 사학재단의 족벌경영으로 인한 고질적인 부패와 비리 문제를 개선하자는 사립학교법 개정은 시행도 하기 전에 사학재단의 반발에 밀려 반신불수가 되어 버렸다. 사랑과 평화를 전파해야할 일부 수구적인 종교인들은 남북간의 대결과 사립학교법 개악을 요구하는 증오와 대립의 날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지역사회는 온통 개발과 성장주의 이데올로기만 판을 치고 있다. 경제특별도 건설이 민선4기 충북도정의 캐치프레이즈가 되고 있다. 청주권은 도심공동화 현상을 빌미로 온통 재건축 재개발 바람이 도시를 휘감고 있다. 정주인들의 의견과 문화적, 생태적인 도시 재생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설과 주상복합빌딩 신축으로 몰려가고 있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구상과 계획은 별반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파이를 키운다고 해도 그 파이를 나누는 방법에 합의하지 않으면 저절로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파이는 없다는 것이 역사의 경험임에도 민선4기를 준비하는 지역의 뉴리더들이 이러한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은 부족해 보인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했던가? 희망의 근거를 찾기 어려울 때 그래서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유할 때 사회는 변한다고 했던가? 희망을 발견할 수 없기에 희망제작소를 만드는 심정으로 작은 희망의 근거들을 만들어가는 변화의 물결이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 아닐까 한다. 달라이라마는 ‘오래된 미러의 서문에서 시장만능의 사회, 개발과 성장주의 물결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결국은 “지역적인 것, 작은 것, 친밀한 것, 자연적인 것, 인간적인 것을 지향하는 추세는 결국 자연이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 세계를 정말 돌아가게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이와 같은 보다 깊은 가슴속의 힘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는 말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 되기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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