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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문학 꽃 핀 남해군, 갈 곳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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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문학 꽃 핀 남해군, 갈 곳 많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07.29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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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자연환경, 유적지, 인문학적 유산 남은 ‘보물섬 남해’
남해유배문학관, 독일마을, 상주은모래비치, 보리암 등 구경할 만

여기 가보니 좋더라

경남 남해군

여름철 인파로 붐비는 남해 상주은모래비치 /뉴시스
여름철 인파로 붐비는 남해 상주은모래비치 /뉴시스

 

남해군은 조선시대 유배지의 성지였다. 유배객들은 한양을 떠나며 주류사회에서 밀려났다는 상실감에 빠졌겠지만, 막상 남해군에 와서는 풍광에 매료돼 역사에 길이 남을 대작들을 남겼다. 그런 이유로 혹자는 유배문학의 꽃이 남해군에서 피었다고 말한다.

역사성을 반영하여 남해군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유배지와 관련된 기록·문헌을 전시한 남해유배문학관201011월 개관했다. 문학관에서는 남해를 거쳐 간 문인 200명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최초의 한글소설 <구운몽> <사씨남정기>를 지은 서포 김만중, 조선 초기 대표 서예가였던 자암 김구, 조선후기 서예가 약천 남구만, 유배지 남해군을 돌며 <남해견문록>을 남긴 후송 유의양 등이 유배 온 문인이었다.

이들이 남긴 문화유산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남해군은 이를 아예 홍보수단으로 활용한다. 남해군은 빼어난 자연환경, 유적지, 인문학적 유산 등을 앞세워 보물섬 남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조선시대에는 유배를 가야할 만큼 먼 곳이었지만, 지금 청주에서 출발하면 통영대전고속도로를 타고 약 2시간 30분만 가면 초입인 남해대교, 삼천포대교까지 갈 수 있다. 가는 길에는 인삼의 산지인 금산휴게소에서 특색 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또한 10분만 돌아갈 마음을 먹는다면 목적지를 25km 남짓 남겨놓고 진주IC에서 빠져나가 진주 대표 냉면 맛집 하연옥에도 가볼 수 있다. 하연옥은 진한 국물에 고기전(육전) 고명을 올린 물냉면이 인기메뉴다.

 

시작은 삼천포대교와 죽방멸치

 

남해로 들어가는 관문은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해전을 치룬 남해군 노량리에 건설된 남해대교와 엉뚱한 길로 들었을 때 관용어구처럼 사용하는 말인 삼천포로 빠졌다의 주인공 삼천포대교가 있다. 어느 길로 접어드느냐에 따라 풍경도 판이하다.

남해대교를 시작으로 남해군의 서쪽으로 진입하면 봄철 길 따라 핀 벚꽃 나무가 절경이다. 이 지역에는 남해군청 등의 행정기관과 이충무공전몰유허, 남해충렬사, 남해유배문학관들이 밀집해 있다. 남해군 4만 인구 중에 상당수도 이 부근에 모여 산다. 오래전부터 개발되었던 곳이기 때문에 옛스러운 관광지의 느낌도 갖고 있다.

반면 삼천포대교에 진입해 남해군의 동쪽으로 들어서면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숙박시설, 위락·체육시설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해군 하면 검색어에 가장 먼저 오르내리는 독일마을도 삼천포대교에서 20km 차로 20분 거리인 삼동면 인근에 있다.

삼천포대교에서 독일마을 전까지는 해안도로를 끼고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남해군의 특산물 죽방멸치를 잡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죽방멸치는 일반 멸치처럼 그물을 활용해 조업을 하지 않고 밀물과 썰물의 차를 활용해 대나무를 부채꼴로 펴서 만든 죽방으로 조업한다. 덕분에 멸치크기가 크고 조업과정에서 외관에 손상이 없는 고급 멸치가 잡힌다. 인근에는 별미로 멸치쌈밥을 파는 가게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이 지역만 벗어나도 많지 않기 때문에 맛을 보고 싶다면 인근 식당을 추천한다.

남해 독일마을 전경 /뉴시스
남해 독일마을 전경 /뉴시스

 

맥주 맛집, 남해독일마을

 

길을 따라 창선교를 건너면 10분 거리에 남해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이 있다. 원예예술촌은 파란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넓은 꽃밭이다. 남해독일마을 바로 옆에 조성된 정원은 원예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관광지로 매년 5월 꽃밭축제를 개최한다.

남해독일마을은 1960년대 초 독일로 건너가 일했던 파독광부, 파독간호사들이 은퇴한 이후 귀국해 정착한 마을이다. 2001년부터 건설절차에 들어갔고, 2003년에 최종 완공됐다. 2014년에는 파독근로자들의 노고를 알리기 위한 파독전시관도 건설됐다. 파독전시관은 운영을 위해 소정의 입장료를 받지만 남해독일마을의 역사와 설립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자세한 설명과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한 번쯤 들러볼만 하다.

마을은 독일의 한 시골마을처럼 유럽식 오렌지색 지붕으로 통일했고, 외관도 하얀색 석회질로 동일하게 맞췄다. 파독근로자 20가구가 이주하기 시작했고, 이후 독일한인사회에 입소문이 나 현재 40여 가구까지 늘어났다. 아름다운 풍광 덕에 각종 영화의 촬영지로 소개돼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로 인해 거주에 불편함이 있을법한데 마을을 지키는 원주민 가구들이 여전히 꽤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마을조합을 만들어 독일생활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10월 첫째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독일마을 맥주축제를 개최한다. 초 가을밤 독일풍경을 만끽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 인근 숙박은 예약하지 않으면 잡기 힘들다. 축제기간에는 인파에 휩쓸려 맥주를 즐기는 유명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남해유배문학관 /뉴시스
남해유배문학관 /뉴시스

 

 

남해 최남단 한려해상공원

 

독일마을에서 나와 한려해상공원 초입에 위치한 상주은모래비치까지는 차로 20분 거리, 15km. 인적이 드문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항도몽돌해변, 초전몽돌해변, 천하몽돌해변 등 둥글고 작은 크기의 자갈인 몽돌로 이뤄진 해변들이 많다. 어촌마을을 끼고 형성된 곳으로 이동하는 잠시동안 남해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다. 곳곳에는 소규모 숙박시설과 맛집들이 숨어 있다.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정박해둔 배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어촌 한 두 곳을 지나면 상주은모래비치에 도착한다. 남해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해변으로 길고 넓은 하얀 백사장을 주변으로 각종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이 위치한다. 청주사람들이 충남 대천해수욕장으로 놀러 가는 것처럼 경남 사천시, 진주시 사람들은 이곳으로 놀러온다고 한다. 해변은 남해 특유의 맑은 물과 잔잔한 파도, 퇴적 해변가의 얕은 수심 덕분에 최근 서핑족들에게 인기가 많다.

해변 뒤로 보이는 남해 금산 정상에는 암벽이 자리 잡았다.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절인 보리암이 있다. 보리암은 통일신라 신문왕 3년인 683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국내 4대 해수관음상 중 하나가 있는 곳이다. 4대 해수관음상은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 여수 향일사 그리고 남해 보리암이다.

청주에서 남해군까지는 도로가 잘 닦여 있어 상대적으로 가까운 편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국내여행이 활성화돼 사람들이 국내 여행을 많이 간다고 한다. 숙박업계에 따르면 7~8월 국내숙박이 지난해와 비교해 약 2배정도 증가했다. 남해군은 청주에서 떠나는 12일 여행지로 제격이다. 이번 여름 빼어난 자연환경과 인문학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남해군에서 1박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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