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폰카에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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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폰카에 ‘찰칵’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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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준 기(충청북도교육청 교육협력관)
   
최근의 어느 신문 기사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수업 시간에 습관처럼 늦는 아이가 계속 말을 듣지 않자, 선생님이 회초리를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찰칵’하는 소리가 났고, 선생님은 깜짝 놀라 회초리를 내려놓고 말았다.」

아이들이 ‘폰카’로 선생님을 ‘찍어대는’ 교실 안의 한 모습이다. 이러한 교실 안의 모습에다가,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적지 않은 교실 외적 상황들은, 결국 선생님들로 하여금 교직에 회의(懷疑)를 갖게 하고, 받은 만큼만 노동(勞動)하면 그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선생님들도 인간인지라 이제 ‘이런’ 아이들에게 더 이상 훈계하고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누구에게 이익이 가고 누구에게 손해가 가는지는 따져 볼 일도 아니다.
교육의 오늘이 어두우면 나라의 미래를 볼 수 없다. 그저 “요즈음 애들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눈 딱 감고 지내기에는, 오늘의 우리 교실이 너무 어둡다.

선생님이 무릎을 꿇는다, 초등 1학년짜리에게 어떻게 했다 등등 아무리 생각해도, 지식도 가르치고(敎) 인성도 기르는(育), 배우는 집(學校)에서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상화’ 된 게 오늘날의 교육현실이라면 섣부른 자포자기인가.
90년대 말에 갑자기 등장한 ‘교실붕괴’, ‘학교붕괴’란 말에, 혹시 성수대교처럼 어느 학교가 무너졌나 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제 ‘붕괴(崩壞)’라는, 쓰기도 쉽지 않은 이 말을 하루빨리 치유하지 않는다면, 조기 발견한 암을 방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생각이다. 이 ‘교실붕괴’를 일본에서는 ‘학급붕괴’라고 한다.

지난 6월 13일자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 기사의 일부이다. 「사이타마(埼玉)현 공립초등학교에서 작년도의 ‘학급붕괴’ 학급 수는 97개교 112학급으로, 전년도보다 1개교 2학급이 더 늘었다. 현(縣) 당국은 경력 교사의 지도방법이 시대에 걸맞지 않거나 신인교사의 지도력 부족, 또 아이들의 난폭한 언동과 집중력 부족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고 분석한다. 당국은 “조기에 대처하지 않으면 만성화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어린이의 변화에 교사가 쫓아가지 못한다.”고 분석한다. 한편에서는 학급붕괴에 대한 대책도 추진되고 있다. 111개교에서 교장, 교감이 교실을 순회하며, 107개교에서는 팀티칭을 실시한다.」

위에서 보듯이, 일본도 ‘뾰쪽한 수’는 없는 듯하다. 뾰쪽한 수가 없다면 ‘무딘 수’ 밖에 더 있겠는가. 무딘 수는 참 간단하고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선 부모는, ‘고슴도치 자식관(觀)’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는, 받은 만큼만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에 빠지면 안 된다. 정치나 행정은, 교육 본질에서 벗어나는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된다. 교육에 관한 한 언론은, 봉(鋒)을 제대로 휘두르고 있는지 생각하며 쓸(筆) 일이다.

특히 우리의 ‘붕괴’는 선진국 같은 ‘교육붕괴’가 아니라 사교육을 키우는 ‘공교육붕괴’라는 지적을, 교육에 관계하(되)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이 폰카에 ‘찰칵’하는 지경이라면, 누구 말마따나 특단의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 idish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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