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될 사업, 빨리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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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될 사업, 빨리 없어져야 한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6.07.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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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강 희 편집국 부국장
   
7월 3일 민선4기 지방자치시대가 일제히 열렸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주민들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했다. 전임 자치단체장이 애써 추진하던 사업들이 하루 아침에 ‘정리될 사업’으로 낙인찍히고, 혹은 ‘눈엣가시’처럼 불필요 했던 축제나 단체장 생색내기용 사업들이 통쾌하게 잘려 나가는 것도 이 때다.

정우택 충북 도지사는 밀레니엄타운 조성 사업을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이원종 전 지사는 지난 2001년부터 청주시 주중동 옛 종축장 부지 15만5000평에 1378억원을 들여 특급호텔과 대중골프장, 놀이 및 여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대중골프장 건립계획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심한 반발을 산 뒤 주춤해 왔다. 앞으로 도는 이 곳을 생태공원이나 휴양·위락시설 등으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청주시에서는 e-러닝사업이 정리될 조짐이다. 남상우 시장은 취임 전부터 “이 사업은 33억원이 예치돼 있는데 산자부에서 80억원이 들어오더라도 앞으로 시에서 66억원이 더 투자돼야 한다. 그러나 모두 180억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은 투자에 비해 효과가 없다. 더욱이 이 사업을 성공하려면 첨단장비와 우수한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청주에서는 이를 확보할 수 없다”며 “이러한 일은 대기업 연구소에서 몇 조씩 쏟아부으며 할 사업이지 자치단체에서 할 성격은 아니다. 벤처는 말 그대로 모험인데 지자체에서 모험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갚라고 반문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사업을 위해 시는 내덕2동 첨단문화산업단지내에 e-러닝산업지원센터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추진기획단을 구성하고 재단법인 설립, 조례 제정, 신규직원 채용, 센터 신축을 위한 건축설계 공고까지 한 상태다. 이 사업은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말이 많았고, 차제에 정리돼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또 유영훈 진천군수는 취임 전부터 세계태권도축제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태권도공원 유치를 목적으로 2002년 처음 실시된 이 축제는 태권도공원이 이미 전북 무주로 결정됐고, 이를 유치한 전북도가 올해 6월 ‘세계태권도문화축제’를 대대적으로 열자 진천군은 더 이상 이 축제를 할 명문이 없다는 게 유 군수의 생각이다.

지역주민에게 실질적 소득 보장이 안되는 전시성 행사는 과감하게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축제의 ‘생사여부’는 군의회로 넘어가 군의원들에 의해 결정된다. 축제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내외 관계자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고 국제행사라서 외국인들에게 국제적인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것이나, 태권도공원 유치에 실패한 이상 축제도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괴산군은 한운사 영상마을, 가마솥 주변 초대형 물레방아 설치, 괴산청결고추축제 등이 정리될 운명에 놓여 있다. 이 중 세계 최대라고 괴산군이 엄청나게 홍보한 가마솥은 제작 당시부터 비판여론이 거셌다.

괴산군과 연관성이 전혀 없는 이 사업에 군은 5억6000여만원이라는 적잖은 성금과 군비를 투입했다. 때문에 괴산군은 벌써부터 이 솥의 용도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주변 물레방아 설치 계획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까지만 열기로 한 청원군의 유채꽃축제는 행정기관이 공공기반시설을 하고 민간자본이 축제를 운영하는 새로운 형식을 살려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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