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도 남한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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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직도 남한강인가?
  • 충청리뷰
  • 승인 2020.09.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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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명칭 오래된 간판에만 남아있어… ‘한강’으로 쓰는 게 맞아

 

한강[Hangang River, 漢江]은 한반도의 중부지역을 흐르는 가장 대표적인 강이다. 강원도 태백시의 대덕산(大德山;1307m)에서 발원하여 강원도와 충북, 경기, 서울특별시를 거쳐 서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본류의 길이는 514㎞로 우리나라에서 압록강·두만강·낙동강 다음의 네 번째이고, 유역 면적은 2만 6,219㎢로 압록강·두만강 다음이다. ....<중략>....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을 합류한 한강은 계속 북서 방향으로 흐르면서 왕숙천(王宿川)·중랑천(中浪川)·안양천(安養川) 등의 소지류를 합류하여 김포평야를 지난 뒤 황해로 들어간다.

『한서(漢書)』 지리지에는 대수(帶水)로 표기되어 있으며, 광개토왕릉비(廣開土王陵碑)에는 아리수(阿利水), 『삼국사기(三國史記)』의 백제건국설화에는 한수(寒水)로 되어 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두산백과》에는 “한국의 중부, 강원도·충청북도·경기도·서울특별시를 거쳐 서해로 유입하는 강. 간선(幹線) 유로연장 481.7km. 법정하천연장 405.5km. 유역면적은 2만 6,018㎢(북한지역 포함 3만 4,473㎢이고. 상류부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둘로 나뉘며 남한강을 본류로 한다.”라고 하였다.

주변 사람들만 답습해서 쓰는 말
그런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사전의 설명이 조금 이상하다. 한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을 합하여 비로소 한강이 되는 것 같다.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고 여기서부터 한강이 완성되어 서울을 거쳐 황해로 흘러들어가는 것같이 설명하였다. 그러면서 한강 본류의 길이를 514km라고 하거나, 간선유로연장 481.7km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남한강, 북한강, 한강이라고 구분하여 이름을 붙이려면 한강의 길이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수되는 양수리부터 황해 바닷물과 합류되는 지점까지여야 할 것이다.

모든 강에는 본류가 있고 지류가 있는데, 남한강이 한강의 본류라고 하면서 굳이 표현을 달리해서 말해야하나 의문이다. 세상의 모든 강이 본류와 지류로 나누어지고, 남한강이 본류라면 굳이 나누지 말고 그냥 한강이라고 하면 된다. 지류로 평창강도 있고, 달천도 있고, 섬강도 있고, 북한강, 홍천강, 소양강도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한강의 기적’ 운운하는 한강의 길이가 본류 전체길이의 반 토막도 아닌 1/3에 지나지 않는 경기도 일부와 서울특별시 옆을 흐르는 짧은 강이 되어야 하나 의문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벌써 지리학회나 국토교통부 등에서는 이미 정리가 끝난 일이다. 국립지리원이나 국토부에서는 법적조치를 완료하고, 이에 따라 세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태이다. 한강의 본류를 따라 즉, 서울에서 영월, 정선까지 가며 이미 ‘국가하천 한강’이라고 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남한강’이라는 표현은 미처 철거하지 못한 오래되고 낡은 간판에만 남아있다. 남한강이라고 하는 명칭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일부 자치단체에서나 쓰는 용어이고, 습관처럼 이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 답습하여 쓰는 말이 되었다.

그러면 한강, 남한강, 북한강을 구분하여 쓰는 사람들은 왜 언제부터 그랬을까?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은 한강 뱃길을 당연히 충주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았다. 북한강에도 뱃길이 있었지만 주변에 큰 고을이 없었기에 그리 주목받지 못하였다. 강원도 강릉으로 가는 길은 대관령을 넘는 고갯길이 위주였고, 원주는 그냥 한강뱃길을 따라가면 되었다.

북한강을 끼고 있는 춘천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도청소재지가 되었지만 지금처럼 큰 도시가 아니었다. 아마 한강, 남한강, 북한강으로 나누었던 것은 근대 측량이 이루어진 이후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한강을 1/3로 축소하여 서울 주변으로 국한시키면서 우리의 사고를 제한하려 한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든다.

 

정식명칭 ‘국가하천 한강’
중원문화는 바로 이 한강을 발판으로 하여 펼쳐진 문화이다. 한강은 한반도 중부지방을 동서로 관류하여 황해로 들어가는 강으로 이 강을 중심으로 남북의 문화, 동서의 문화가 교류하는 통로가 되었다. 또 남북의 갈등, 동서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점이적인 곳이다. 그런 곳이기에 한국인의 삶의 중심이 되어왔고 그 역할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현대를 살고 있는 중원지역 사람들은 왜 남한강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을까? 한강이 서울냄새가 나는 명칭인데 비하여 남한강은 작고 고향 냄새나는 정겨운 용어라서 인가? 아니면 여주사람들이 한강을 여강(驪江)이라 하고, 괴산사람들이 괴강(槐江)이라 하듯 어느 지역사람들이 사용하는 특정한 강 이름인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관행적인 것인가?

지난해 충주 예성문화연구회에서는 ‘남한강’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게시된 곳을 조사하여 ‘한강’이라고 바꾸자고 건의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 예상하였더니 ‘국가하천 한강’이라는 파란색 바탕에 하얀 글씨의 커다란 표지판이 새롭게 설치되는데 3개월도 안 걸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제 남한강은 한강 본류로서 정식명칭인 ‘국가하천 한강’으로 통일되어야 하는 기억속의 이름이었으면 좋겠다. 대덕산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하여 514km를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한(韓)민족문화의 큰 젖줄의 이름을 한강으로 제대로 불러주자.

/ 길경택 사단법인 예성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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