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살 먹은 달팽이에게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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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살 먹은 달팽이에게 건네는 위로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9.10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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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디자이너 김민광 카툰 에세이집 ‘안녕달씨’

시각디자이너 김민광(49)씨는 최근 카툰 에세이집 안녕달씨를 펴냈다.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자전적인 글을 실었다. 달씨는 달팽이를 캐릭터로 만들었다. 95년 즈음 이적의 노래 <달팽이>를 듣고 달씨 캐릭터를 처음 스케치했다. 마음의 서랍 속에 간직했던 달씨가 이번에 용기를 내 세상으로 나왔다.

김 씨는 디자인 회사 디자인찌개를 운영하는 1인 사업자다. 그는 코로나19로 일감이 줄다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생각들을 한번 활자로 옮기고 싶었다. 그렇게 지난해부터 글을 쓰고 다듬었다고 말했다.

안녕달씨는 주인공인 달씨가 죽었다가 다시 세상에 태어나면서 시작된다. 작가는 양면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살다보니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누군가에게 안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선과 악, 빛과 어둠에 대한 가치들이 갖는 모순을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

책 곳곳에 은유가 녹아있다. 달씨의 가방은 처음에 유치원 가방처럼 노란색이었다가, 군대를 다녀와서는 파란색으로 그리고 중년이 되어선 주황색으로 바뀐다. “집도 없고, 나침반도 없는 세상에 달씨가 다시 걸어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지막엔 또 다시 저세상으로 진입한다. 목차를 거꾸로 놓은 것도 그 이유다.”

49살 가장의 무게가 글 곳곳에 묻어나기도 한다. 사각의 링위에 오른 달씨의 라운드 번호는 49이거나, 자신의 현재 상황을 야구 경기장에서 4회말 투아웃에 놓인 투수라고 비유한다.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선 5회 연속 출전해야 한다.

작가는 시각디자이너로 일하면서 20년 동안 수많은 책을 만들었지만 직접 쓰고 출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어디서 왔고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고 밝힌다. 안녕달씨/ 디자인찌개 출판사 / 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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