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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신천리, 도시계획도로 실효되자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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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신천리, 도시계획도로 실효되자 ‘분쟁’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9.16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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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건축행위 나서자 민원 제기…군에 “도로 되살려야”
일몰제 영향으로 도시계획도로가 실효되자 분쟁이 일고 있다. 허가를 얻어 과거 도로부지 입구 부지에서 건축행위가 이뤄지는 현장.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음성군 음성읍 신천리 소재 음성경찰서와 주공아파트 뒷담 사이 10m 폭, 204m 구간으로 계획됐던 도시계획도로(소방도로)의 입구 부지에서 A씨의 40평 규모 단층 상가 건축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인근 아파트 등 주민 일부가 음성군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의 내용은 계획됐던 도시계획도로 입구를 막는 건축행위를 취소하고 도로를 개설해달라는 요지다. 하지만 행정 당국은 사유재산에 대한 개발행위를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주민들은 10년 가까이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될 것으로 인지하고 있던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7월 1일자로 시행된 일몰제로 인해 해당 도시계획시설이 실효돼 사유재산권을 행사한 것으로 법적 문제가 전무하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일몰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후 20년간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 효력이 상실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마련됐다. 과도한 사유재산 침해를 막는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선 지난 7월 1일 기준으로 도시계획시설결정 실효 및 지형도면 고시를 실시했다. 이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8조에 따른 조치다.

음성군도 6월 30일 250곳에 달하는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전면 실효 또는 일부 실효를 시행하는 고시를 실시했다. 음성읍, 금왕읍, 감곡면 지역이 대상인데 이 중 100곳 정도는 변경을 통해 살렸다는 게 음성군의 설명이다. 또 집행이 안된 28곳에 대해서도 절차를 밟아서 도시계획시설로 남겼다고 밝혔다. 문제는 예산 확보 및 계획된 도시계획시설의 실효성이다.

군 관계자는 “20여 곳을 살리는 데 2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산과 실효성의 경중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郡, “사유재산 강제 못해”

즉 도시계획시설로 묶였다가 일몰제에 따라 풀리게 될 해당 도시계획시설인 도로, 주차장, 공원, 녹지 등 부지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따져서 재확보, 변경, 실효 등을 결정했다는 풀이다.

이런 과정에서 실효된 해당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개인의 재산권 행위가 이뤄지면서 분쟁이 빚어진 상황이다. 일몰제에 따른 음성군 관내 첫 민원으로 등장한 이곳 신천리의 도시계획도로(소로1-27)는 1993년 1월 21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부지다. 하지만 군은 관련 법률에 따라 고시를 통해 해당 도시계획시설도 실효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자 계획됐던 도로입구 부지의 토지주인 A씨는 지난 8월초 건축허가를 득했다. 현재는 바닥 콘크리트 및 철골을 심은 상황이다. 건축행위 진행이 눈에 보이자 주민들은 도로 개설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뒤늦게 알고 민원을 제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여럿이 군청의 담당 부서를 찾아 문의했지만 고시를 통해 법적 효력이 발생해 사유재산 권리행위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설명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주위에서 건축행위를 하게 된 내막을 듣게 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많은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A씨는 몇 년전 해당 부지 인근에 4층 규모의 병원을 입주시킬 계획으로 부동산 작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것. 부지규모가 협소해 연접하고 있는 토지주 B씨에게 땅 일부를 팔 것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하면서 감정이 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주들, 감정으로 대치

이후 A씨는 현재의 도로 입구 부지를 포함한 인근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뒤 이번 일몰제가 시행되자 건축행위에 나서면서 사유재산권을 발휘했던 것. 그러자 B씨의 땅(260평)은 졸지에 맹지가 될 처지에 놓였다.

건축행위가 이뤄지면 맹지가 되는 부분은 도로부지도 마찬가지. 그 도로부지에는 A씨의 또 다른 필지도 속해있다. 또한 인근 주공임대아파트(LH소유)가 도로 개설을 목적으로 기부채납한 270㎡ 부지도 포함돼 있다.

자신의 땅도 맹지를 만들면서까지 A씨는 B씨의 땅을 맹지로 만들 목적으로 이번 건축행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아파트 주민들이 도시계획도로를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A씨와 B씨 양 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오해 속에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중간에서 주민 일부와 군의원 등이 중재에 나서 건축행위를 거두고 도시계획도로 부지를 살리는 노력을 시도하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이다. A씨는 B씨의 땅 일부를 대물로 받고 도로부지로 내줄 수 있다는 심경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100평 요구설이 나돌고 있다. 접점 찾기를 통한 원점으로의 회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양 측의 오해는 B씨 땅 전체에 대한 매매 협상이었나, 아니면 일부에 대한 것이었냐는 것. 또한 부동산 거래에 대한 중개수수료를 과다하게 요구했느냐 하는 부분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20년 뒤에도 소시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게 되는 사건이다. 양 측의 큰 틀의 양보 속에 해결되길 기대한다.

한편, LH가 토지 일부를 도로부지로 기부채납하면서 도로 개설을 원했던 것은 아파트 층수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재는 건축법이 개정돼 도로에서의 사선 제한 규정이 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도로가 폐지된 만큼 기부채납 토지를 돌려달라는 요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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