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유튜브로 아이들과 소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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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유튜브로 아이들과 소통해요”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09.23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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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치회 ‘마을 아!자!’로 아이와 마을선생님 함께 만나
‘마을 라디오’, ‘마을 실태조사’ 통해 함께 살고 싶은 마을 구상

청주행복교육지구

마을, 아이를 품다 배움골교육공동체

 

(왼쪽 뒷줄부터 시계방향으로)김양선, 이은정 김문숙, 조승연, 김성오 선생님 /육성준 기자
(왼쪽 뒷줄부터 시계방향으로)김양선, 이은정 김문숙, 조승연, 김성오 선생님 /육성준 기자

 

마을에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고민하며 공동체를 만들게 됐다며 김양선 대표는 배움골 행복교육공동체(이하 공동체)를 소개했다.

공동체는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열어 주는 곳이다. 마을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동네를 거닐며 우리가 사는 마을이 어떤 곳인지 살피고 대화한다. 이를 위해 마을 아!!’(아동 청소년 자치회)를 조직해 아이들의 의견을 수용한다.

김 대표가 아이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된 배경에는 십여 년간 아동복지 관련 업무에 종사하며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일했던 경험이 숨어 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마을 조직이 필요하다고 매번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런 저런 고민들을 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던 2018년 가을 어느 날 지금의 든든한 동료들을 만났고 청주 행복교육지구도 알게 됐다. 교육청의 작은 지원을 계기로 공동체를 조직했고 이후 마을의 여러 사람들이 도움을 줘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마을 교회에서 장소를 빌려줬다. 이를 매개로 더 많은 마을선생님들이 가세해 지금은 총 14명이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그중 처음부터 함께 한 김문숙 국장과 이은정 국장은 김 대표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이 국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뚝딱 잘 만들어 내는 동네의 스타강사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캐릭터로 바꿔 핸드폰 그립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반응이 좋아 일부는 대량으로 제작해 마을사람들에게 나누기도 했다.

 

출석률 100% 라디오 프로그램

 

이런 아이디어는 아이들의 자치회의인 마을 아!!’에서 나와 마을선생님들의 공부모임인 연구회를 통해 구체화된다. 이를 토대로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또 다시 아이들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소통하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마을이 어떤 곳인지 알아간다. 매개체를 만들기 위해 공동체는 <강서마을 With 더 감동 라디오>를 제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온라인·언택트가 확산될 것으로 생각돼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당시 청주에서 장비를 빌릴 만한 곳이 없어 대전 시청자미디어 센터에 지원해 장비를 대여 받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이들을 4팀으로 나눠 올 상반기에는 교육위주로 올 하반기에는 실습위주로 구성해 아이들이 직접 큐시트, 대본 등을 만들었다. 아이들 취향을 저격했는지 빠지는 아이가 단 한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편집해 유튜브에 업로드한다. 영상 편집 등은 전문가인 이 국장의 몫이다. 그는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밤을 새우지만 마음은 더 즐겁다. 마을 교육프로그램을 매개로 마을선생님과 아이가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프로그램의 매력이다고 설명했다.

'강서마을 With 더 감동 라디오' 제작현장
'강서마을 With 더 감동 라디오' 제작현장

 

 

마을에 쉬는 공간 개발하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더불어 마을선생님들은 동네 쉬는 공간을 찾고 있다. 김 대표는 공동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아이들이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학원에 가지 않으면 갈 곳이 없다. 그래서 노래방, PC, 디스코팡팡, 인형뽑기점 등으로 발길을 돌린다다른 지역에는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청주는 너무 부족하다. 공동체는 아이들의 이런 수요를 파악해 노는 공간을 활용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공동체는 올해 청주행복교육지구 중점사업으로 마을 실태조사와 마을 보물지도제작을 계획했다. 마을의 교육환경을 조사해 기초여건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갈 수 있는 마을의 물적·인적 자원을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그래서 마을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휴식공간이 잘 마련돼 있는 경기도 몽실학교, 서울 노원구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등을 방문했다. 이곳은 아이들의 요청에 화답해 지자체에서 만든 청소년 놀이 공간이다. 내부에는 목공소, 요리체험, 스터디룸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몽실학교에는 재수생을 위한 공간으로 공부해방이 있다. 우리 동네 재수생들은 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눈치 보며 공부하는데 여기는 당당했다. 이런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지금 당장 동네마다 이런 공간이 생길 순 없겠지만 청소년 공간 만드는 문제는 빠른 시간에 꼭 풀어야할 숙제다. 올해 마을 실태조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이런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더욱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공동체는 거대 담론부터 동네 소소한 소식까지 아이들과 함께 논의한다. 또한 아이들 손으로 마을의 가치를 찾고 살고 싶은 동네로 가꿔가고자 노력한다. 이를 위해 마을선생님들은 오늘도 밤잠 설치며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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