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손잡고 ‘국립소방병원’ 건립 주목
상태바
서울대병원과 손잡고 ‘국립소방병원’ 건립 주목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9.24 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혁신도시에 2024년 개원 목표…300병상 규모, 서울대병원 시스템 적용
‘국립소방병원’이 충북혁신도시 내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 1531번지 일원에 서울대병원 시스템을 도입해 2024년 말 개원을 목표로 건립된다. 사진 아래 부부이 국립소방병원 조감도.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국립소방병원’이 충북혁신도시 내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 1531번지 일원에 2024년 말 개원을 목표로 건립된다. 건립 과정 초기부터 국립서울대학교병원이 자문을 맡게 돼 관심을 끈다.

지난 19일 소방청은 충북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조병옥 음성군수, 송기섭 진천군수 및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소방병원 성공적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당초 소방복합치유센터가 국립소방병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특히 국내 최고의 의료서비스 기관으로 인정되는 서울대학교병원이 건립과정 초기부터 관여하면서 소방병원도 서울대병원과 동일한 건립·운영 관리 시스템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립 규모는 지상 5층·지하 2층의 3만2814㎡ 연면적으로 예산은 약 1천200억원이 소요된다. 건립이 완료되면 소방공무원 치료에 특화된 근골격계‧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화상‧건강증진 등 4개 센터와 1연구소, 21개 진료과목의 300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5개 기관의 업무협약 체결은 국립소방병원의 설계부터 개원까지 전문기술과 인력 및 행정절차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서울대학교 병원은 의료시설과 장비, 병원 운영, 보건의료서비스 증진을 위한 기술 등의 자문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충청북도와 음성군, 진천군은 지역주민들의 의료접근성과 공공의료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한 부대시설 조성,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병원 건립에 필요한 행정절차와 지방 예산을 지원한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국립소방병원을 개원하면 소방공무원들의 치료와 건강증진 뿐 아니라 소방업무와 관련된 질병 연구도 병행”된다며 “중부권 의료시설 확충으로 지역민들의 의료서비스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립에 서울대병원 참여

앞서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국회의원(증평·진천·음성)은 지난 15일 ‘국립소방병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임 의원은 법률 제정 이유에서 소방공무원이 재난현장에서 위험하고 충격적인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부상과 트라우마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이에 소방공무원에 대한 진료와 건강유해인자 분석 및 질병 연구를 통한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국립소방병원을 설립·운영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청은 그동안 경찰병원 등을 소방전문치료센터로 지정·운영해왔다. 하지만 일반적인 진료시설과 의료진으로 구성·운영돼 특화된 소방공무원 관련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다.

종합병원 유치를 염원하던 충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역에선 서울대학병원이 건립 초기부터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고무된 모습이다. 향후 소방병원이 개원되고 운영을 서울대병원이 맡게 된다면 그만큼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음성군 관계자는 “수탁 운영자는 내년에 소방청이 공모를 통해 선정할 것으로 안다”면서 “아무래도 자문을 맡은 곳이 운영에도 유리한 점이 많지 않겠느냐”는 반문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협약식에서 참석한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은 “소방병원 건립에 서울대병원이 참여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차질 없이 개원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방병원이 소방공무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국립소방병원 건립으로 소방공무원과 중부권 의료서비스가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편리한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자문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반 주민도 진료 가능

특히 국립소방병원의 개원은 중부권에 유일한 종합병원이 들어선다는 의미가 있다. 응급의료 상급병원이 없어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중부4군(음성·진천·괴산·증평)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혜택이 될 전망입니다. 이것이 중부4군 군수들이 소방병원 유치에 힘을 모은 이유다.

국립소방병원 건립 사업은 현재 건축설계 공모 중이다. 최종 선정 작품이 나오면 실시설계 완료 후 2022년 초 착공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27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뒤 명칭공모와 전문가 의견수렴 및 대국민 선호도조사를 거쳐 지난 8월 ‘국립소방병원’으로 명칭이 최종 확정됐다.

한편, 소방전문병원 설치 논의는 2001년 서울 홍제동 화재사고를 계기로 시작됐다. 그동안 수차례 논의됐지만 번번히 무산되다가 현 정부에 들어 국정과제로 선정되면서 추진동력을 얻게 됐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62개 후보지를 추천받아 접근성과 의료수요, 현지실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2018년 7월 16일 충북혁신도시 내 음성군 부지로 최종 결정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건강이상 지표는 67.1%에 달한다. 소방공무원은 연평균 400만 여 건의 화재‧구조‧구급 출동 등을 통해 위험하고 참혹한 현장 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2018년 특수건강진단 실시 결과 심신건강에 이상소견이 있는 소방공무원은 약 3만여 명에 달하며, 2015년부터 매년 8.2%의 증가율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산업근로자 보다 약 2.8배 높은 수치다. 최근 5년간 순직한 소방공무원보다 자살한 소방공무원의 수가 3배나 많다고 소방청은 밝히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