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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의 지구 이미 도래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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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의 지구 이미 도래한 미래
  • 충청리뷰
  • 승인 2020.09.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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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산불사진, 영화장면과 흡사

 

“기후변화, 핵무기 등으로 인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미래 세대는 우주공간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인류에게 남긴 유언이다. 그는 지구 멸망의 시기를 100년 이내로 예측했다. 그리고 2020년, 그 예언이 실현되어가고 있다.

# 우주과학은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
2014년 개봉된 영화 <인터스텔라>의 배경은 2067년의 지구다. 영화는 호킹 박사의 예언에 관한 5차원 시뮬레이션을 보여준다. 인류는 기후변화와 병충해로 식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 기능은 이미 붕괴됐다.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도 잊혀가 가는 중이다.

식량 부족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한다. 옥수수가 주작물이다. 영화에는 옥수수밖에 재배하지 못해 파는 간식이 팝콘밖에 없다며 불평하는 장면이 나온다. 옥수수 재배도 곧 어려워질 전망이다. 질소와 산소를 소모하는 생물들에 의한 병충해로 농업은 불가능해지고, 결국 대기 중의 산소마저 줄어들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
영화 '인터스텔라'

 

황폐해진 지구에 주홍빛의 거대한 모래바람이 아무 때나 불어 닥친다. “굶어 죽는 것 보다 숨 막혀 죽는 게 빠르겠지”

영화에서는 인류를 구하는 방법으로 플랜 A와 플랜 B를 제시한다. 플랜 A는 우주선을 쏘아 인류를 태우고 다른 행성으로 가는 것, 플랜 B는 500여 개의 수정란을 쏘아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를 재건하는 것. 두 가지 모두 지구의 멸망을 전제로 한다. 다만 인류가 이동하느냐, 수정란만 이동하느냐의 문제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우여곡절 끝에 두 가지 플랜 모두 성공시킨다. 과연 현실의 우주과학도 영화처럼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

# 지구, 주홍빛으로 물들다
2020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산불 재난사진은 <인터스텔라>의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온통 주홍빛이다. 기이하게 아름답다. 미국 UCLA 기후과학자 대니얼 스와인은 트위터에 ‘극도로 높은 밀도의 높은 연기 기둥이 햇빛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썼다. 지구 종말의 시간이 마치 ‘문 밖에서 노크를 하는 것’ 같다. 연일 새로운 기록이 갱신된다.

캘리포니아주 사막지역인 데스밸리 국립공원은 54.4℃를 기록했다. 1913년 이후 지구에서 가장 높은 온도라고 한다. 이집트에는 역대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대홍수가 났고, 102명이 사망하고, 피라미드가 물에 잠길 위험에 처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지금보다 0.5~1.5℃오르면 농업 생산성이 50%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인터스텔라>가 묘사한 2067년의 지구처럼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거의 모든 사람이 농업에 종사해도 식량 부족에 시달리게 될 지도 모른다.

# 지구,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1990년 발렌타인데이, 64억㎞ 떨어진 우주에서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 사진이다. 그 이름을 천천히 부를 때마다 창백한 표정으로 암흑을 부유하는 작고 외로운 지구가 그려진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이 기고했던 글을 여기에 일부 옮긴다.

“이렇게 멀리서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는 다릅니다. 저 점을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저 점이 우리가 있는 이곳입니다. 저 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구는 생명을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행성은 없습니다. 좋은 싫든 인류는 당분간 지구에서 버텨야 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 뉴시스

 

인류가 느끼는 자만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멀리서 보여주는 이 사진입니다. 제게 이 사진은 우리가 서로를 배려해야 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함은 삶의 터전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대한 강조입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지구 종말은 자명하다.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가 탔던 우주선의 이름은 ‘인듀어런스(Indurance)’, 인내라는 뜻이다. 쿠퍼가 없는 현실에서 지구인들의 선택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인내를 넘어 창백한 푸른 점이 우주의 뒤 안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나눠져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해가는 일상적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육식과 유제품 덜 먹기,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기, 자동차 이용 줄이기, 걷거나 자전거 타기, 나무 심고 가꾸기, 일회용품 덜 쓰기, 종이컵 대신 컵 쓰기, 택배 대신 장보기, 공장식 축산 반대와 토 착 숲 복원 등의 기후운동에 관심을 두는 일 같은 것들. 코로나19와 기후위기의 시대, 이 소박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야만 하는 절박한 시간이 이미 도래했다.

/ 이정민 청주시 도시계획상임기획단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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