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에너지 제로’시대에 ‘LNG발전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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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에너지 제로’시대에 ‘LNG발전소’라니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9.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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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롯한 대형 기업들 ‘RE100’추진하며 압박
청주 도심 LNG발전소 건립…10월 경 산자부 결정
미세먼지 대책위, 온라인 집회 열고 반대 운동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는 코로나19로 대면집회가 어려워지자 ‘미디어z’ 유튜브 채널을 통해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 반대 비대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는 코로나19로 대면집회가 어려워지자 ‘미디어z’ 유튜브 채널을 통해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 반대 비대면 집회를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와 이천에 585MW규모의 LNG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추진이유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생산할 때 기존 한국전력에서 받는 전기 외에 비상시에 대비해 복수의 자가발전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

이 문제를 두고 지난해부터 지역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를 비롯한 다수의 시민들이 발전소 건립에 따른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해줬다. 업계 관계자들은 10월경 산업자원부에서 발전소 건립 승인여부가 최종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에너지 전환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에너지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열렸다고 진단한다.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 시대에서 100년 만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온 것이다. EU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은 탄소에너지 제로정책을 2050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선봉장에 서 있는 독일의 경우 현재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내외인데, 2030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국가와 시민의 선택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정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의 앞글자를 딴 말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 100%를 의미한다. , 기업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족하자는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지난 2014년부터 본격화했다. 20197월 기준 구글, 애플, BMW 등 유명 글로벌 기업 포함 전 세계 185개 기업이 RE100에 동참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거래처들로부터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해 만든 제품을 납품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들 제품들은 기업 간 거래(B2B)가 주력이기 때문이다.

 

시대 상황과 정반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청주에선 원전1호기에 맞먹는 용량의 LNG열병합발전소를 추진 중이다. LNG가스는 벙커씨유에 비해 친환경적이지만 엄연한 화석연료다. 계획대로라면 청주 테크노폴리스 3차 부지에 건립되는 LNG열병합발전소는 2023년부터 가동된다.

최근 비즈니스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지속경영보고서에서 차세대 기술개발과 온실가스 저감 등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K하이닉스는 2022년까지 해외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만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국내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한다는 방침만 정했을 뿐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SK하이닉스가 세계적인 흐름에 발 맞춰볼 때 ‘RE100’참여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에 대해 청주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금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발전소를 설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만약 태양광 전지를 사용한다고 치면 부지가 엄청나게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고 해도 모든 전력은 한국전력에서 전력거래소를 통해 독점공급 받는다. 애초의 발전소 건립 이유가 한전의 정전에 대비해 복수의 전기를 공급받기 위한 자가발전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RE100’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도 그린뉴딜

 

가장 큰 공급망을 갖고 있는 애플을 비롯한 선두기업들이 ‘RE100’를 채택할 경우 SK하이닉스 또한 선택을 해야 한다. 세계 1위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이를 미리 대비하여 최근 덴마크의 ‘Orsted’라는 회사와 20년간 원전 1기 정도(1GW)의 풍력 전기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 또한 그린뉴딜 정책을 표방하면서 수소풍력, 태양광 에너지 확대를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에너지 전환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산자부가 SK하이닉스 발전소 건립에 대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충북에서 유일한 산자부 소속 국회의원인 이장섭 의원(더불어민주청주서원) 또한 어떠한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는 이 의원실에 얼마 전 이같은 내용을 담아 질의서를 보냈다.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의 여론에 따르겠다. 국회의원이 어떠한 입장을 표명하는 게 아니라 도민의 뜻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더 이상은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는 코로나19로 대면집회가 어려워지자 미디어z’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대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LNG가스는 고비용이라 실제 발전소가 건립돼도 가동률이 낮다. 정부 에너지 수급계획에도 없던 LNG발전소는 중단돼야 한다. 산자부에 이미 질의서를 보내고 기자회견을 수차례 벌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설 반대 투쟁 시즌2를 시작하겠다고 밝힌다. 시즌1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위한 반대집회, 주민공청회, 환경부 농성 등의 싸움이었다면, 시즌2는 청주시에서 SK하이닉스 LNG발전소를 막기 위한 싸움이라는 것.

LNG발전소 가동시 연간 205톤의 질소산화물을 배출 25도의 온폐수가 방류돼 석남천과 미호천의 생태계 파괴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발암성물질의 기준치 초과 문제 등이 이들의 주된 건립 반대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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