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특별도, 개념부터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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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별도, 개념부터 바로 잡아야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8.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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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편집국장

   
민선 4기가 출범한지 두달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금쯤 가장 조바심을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자치단체장들입니다. 이들은 당선을 위해 하나같이 많은 공약을 제시했고, 이에 대한 평가 때문에 지금부터 서서이 좌불안석이 될 것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미 시중에선 이와 관련된 얘기들이 많습니다. 누구는 소리만 요란했지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누구는 기껏 뽑아 줬더니 폼만 잡고 다닌다, 대개 이런 것들입니다. 물론 호평을 받는 자치단체장들도 있습니다. 새벽부터 민원현장을 챙기는 훌륭한 분들도 얘기됩니다. 이런 비교평가 때문에도 아마 당사자들의 조바심이 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너무 성급합니다. 이제 불과 두달도 채 안 됐는데 적어도 4년을 책임질 사람들을 이 시점에서 매몰차게 진단한다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 것같습니다. 두달이면 잘 사는 나라에선 여름 휴가 기간에 불과합니다. 신임 자치단체장들이 무슨 정책은커녕 간부직원 얼굴 익히기에도 버거울 기간일 것입니다. 물론 자기를 뽑아 준 유권자들에게 뭔가 ‘짜~잔!’ 내놓고 싶은 생각은 단체장이라면 누구나 똑같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말도 안되는 계획이 남발되고, 기껏 한다고 한 것이 돈먹는 하마, 일회성 행사일 수도 있습니다. 자치단체장들의 조바심은 무슨 외자유치니 기업유치니 하는 것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기껏 투자설명이나 양해각서를 주고 받은 것을 놓고 대단한 성과인양 부풀리곤 합니다.

그동안 지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무슨 외자유치나 기업유치가 과연 실제로 얼마나 성사됐는지 굳이 시간을 내어 따져 본다면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투자유치단의 외국행에 동행했다가 단순한 투자설명이 유치실적으로 둔갑하는 현실을 목격한 입장에선 더 이상 할말이 없습니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충청리뷰가 정우택지사의 경제특별도 건설을 기획기사로 올리기까지는 사실 이런 염려가 배경에 깔려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이미 몇몇 언론에서는 기업유치 플랜이 없다거나 성과가 없다고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내가 기업주라고 해도 아무리 산좋고 물좋은 고장, 충북이라고 하지만 단 두달만에 공장을 옮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자치단체장이 무슨 신통력이나 있는 것처럼 벌써부터 실적을 내놓으라고 닥달하고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경제특별도의 의미에 대해 너무 편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언론 뿐만 아니라 이를 고안하고 집행해야할 충북도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분야보다도 경제에 특히 문외한이지만 단순히 기업을 하나 유치하고 외자를 들여 온다고 해서 도지사가 추구하는 경제특별도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고작 양해각서 체결에 불과한 외국활동을 외자유치로 포장하던 그동안의 전례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경제특별도는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도민들의 자긍심, 자신감, 미래에 대한 확신, 다시 말해 원대하면서도 도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주인의식을 키우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 21세기 최대 화두인 ‘경제’ 개념을 도입했다고 여기고 싶습니다. 충북도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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