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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뒤흔든 나훈아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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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뒤흔든 나훈아 쇼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10.07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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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KBS에서 기획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쇼는 올 추석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방영을 앞두고 편성표에 나아 석자가 기록되자 SNS는 들썩였다. 그의 팬심은 연령을 가리지 않았다. 젊은이들은 한국에서만큼은 BTS보다 더 영향력 있는 가황의 출연’, ‘KBS가 추석 시청률을 싹쓸이하려고 한다며 호응을 보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그가 작심해서 준비한 무대는 화려했고 섬세했다. 자신감도 충만했다. 그는 방송을 준비하면서 KBSVOD 재판매, 재방송을 하지 않는 조건을 걸었다. 또한 자신의 발언을 절대로 편집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는 노래 중간에 의미심장한 얘기들을 쏟아 내며 사람들 열광시켰다. 덕분에 2시간이 넘는 무대였지만 시청자들은 끝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3부로 나눠 진행된 본방송의 시청률은 29%(닐슨코리아)로 추석연휴 기간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방송 시청률도 18%가 넘었다. 방송은 끝났지만 온라인에서는 나훈아 쇼의 주요장면이 짤(주로 인터넷상에서 사진이나 그림 따위를 이르는 말)로 만들어져서 돌고 있다.

사람들은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느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 여러분이 세계 1등 국민이다”, “KBS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정말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등 그가 방송한 말에 대해 속 시원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쓴 편지같은 내용의 신곡 테스형은 음원차트를 장악했다. 온라인 백과사전에 그의 가족사항으로 테스형이 추가됐다가 삭제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노래 가사의 세상이 왜 이래라는 대목은 지금의 우리사회에 큰 울림으로 번져나갔다.

다만 메시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점은 아쉽다. 정치권 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그의 발언에 대해 꿈보다 해몽이 많았다. 특히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는 그의 말에 대해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상대방을 비판하는 도구로 이용돼 아쉽다.

이제라도 우리는 나훈아 쇼가 왜 추석을 달궜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의 무대는 꾸밈이 없었다. 그는 훈장을 받으면 그 값을 해야 하니 그 무게를 어떻게 견디겠습니까라며 예술가, 가수의 삶을 위해 때로는 술도 마시고 신소리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는 단순히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살겠다는 말은 아니다. 과거 그가 정치권의 러브콜도 마다하고, 일본공연에서는 독도는 우리 땅을 외쳤다가 우익단체에게 살해 협박을 받았을 때도 자신은 노래하는 가수이고 싶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가황 나훈아라는 칭호를 받는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조차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신념을 드러냈다. 그가 한 발언들도 마찬가지다. 가타부타 해석은 필요 없다. 사람들이 TV를 보며 느낀 속 시원함은 그의 발언이 누군가를 비꼬았거나 헐뜯어서가 아니다. 그저 그의 모습에서 진실함을 엿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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