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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분사 위기의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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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분사 위기의 노동자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10.14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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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30일 임시총회서 최종결정
노조 고용안정 위해 “단일노조, 부서간 자유 이동” 요구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했다. LG화학은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제고한다며 회사분할을 예고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쳐 확정되면, 121일에는 배터리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출범한다.

분사방식은 물적분할이다. 상법상 인적분할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모회사의 주주에게 같은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반면 물적분할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모두 모회사가 보유한다. 경쟁력 있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물적분할이 유리하다. 자회사를 만드는 입장에서 기존 법인의 주주관계를 그대로 승계하는 인적분할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화학의 물적분할을 주고 잡음이 심하다. 앞서 LG화학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의 장래성을 높게 평가한 개미투자자(소액 개인투자자)들이 LG화학에 대거 투자했고 물적분할은 이들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물적분할이 발표되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LG화학의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빗발쳤다.

이제 30일로 예정된 총회에서의 결정만 남아 있다. 물적분할의 결정을 뒤엎고 인적분할을 택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이에 대한 캐스팅보트는 10.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개미투자자들로 인해 언론에서 LG화학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지만 개미보다도 LG화학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이 더 절박하다. 이에 민주노총 LG화학노동조합은 지난달 21일부터 회사 측의 일방적인 분사결정에 반대한다며 서울본사, 오창공장 등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2009LG하우시스 사례

 

LG화학 노조는 사측은 노조와 3500명의 조합원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분사를 추진하고 있었다. 그동안 LG화학이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돈을 배터리 부문에 투자했을 텐데 실질적으로 수익이 날 시점에 분사하면 그동안 수익을 벌어 줬던 노동자들 입장에선 팽 당하는 느낌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LG화학 노동자들은 그동안 분사를 진행하며 겪었던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으로 2009LG화학에서 LG생활건강·LG하우시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분사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당시 선택과 집중을 위해 분사를 결정했지만 이후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은 확연하게 구분됐다. 10년이 지난 지금 기본급만 수십만원의 차이가 난 상황.

그런 가운데 최근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 사업부에 대한 매각설이 돌며 분위기가 더 흉흉해졌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 사업부에서는 시트와 범퍼를 생산한다. 경기 악화로 사업부의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면서 최근 몇 년 간은 적자가 지속됐다.

결국 지난해부터 매각에 대한 소식들이 나왔고 현재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자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사업부가 매각되면 관련 업무를 하던 직원들은 LG맨이 아닌 다른 회사 사람이 된다.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도 없다.

우영욱 LG화학노동조합 청주지부 부지부장은 분할되고 10년이 지난 지금 LG하우시스 노동자들은 결국 LG하우시스를 떠나게 됐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생길 수 있다. 분사이후 누군가는 분명 고용불안에 시달린다이번에는 지난번의 과오를 딛고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강하게 요청할 것이다고 말했다.

9월 21일부터 서울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LG화학 노동자들 /LG화학 노조 제공
9월 21일부터 서울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LG화학 노동자들 /LG화학 노조 제공

 

LG화학 노조 투쟁 중

 

노조는 사측과 분사 이후의 상황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배터리 사업을 나누더라도 부서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 전지사업본부, 첨단소재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와 100% 지분을 소유한 팜한농으로 구성됐다.

노조의 주장이 적용되려면 선결과제로 단일노조가 필요하다. 현행법상 동일 법인이 아닌 사업부로 이전할 경우 퇴사 후 입사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다만 단체협상을 통해 단일노조가 되고 관련 내용이 협의된다면 다른 사업체라도 부서 간 이동이 가능하다.

대법원 판례(200530580)에서는 두 개의 법인이 단일노조로 구성돼 운영하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이유는 근로조건만큼은 사용자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노동법의 취지에 따라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이 앞서기 때문이다.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은 헌법, 노동법, 단체협약 등 여러 규율 가운데 근로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먼저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LG화학 노조는 회사가 분사되더라도 노조를 단일화하자며 노동자들을 설득 중이다. 다만 앞서 LG하우시스 분사 때 모법인인 LG화학과는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끝내 노동자들의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노조가 둘로 갈라진 것은 풀어야할 숙제로 지적된다.

우 부지부장은 땀 흘려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결국 노동자다. 이미 분사가 결정된 시점에서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고용 관련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대책을 논의중이다. 앞으로 노동자들과 단합하고 사측과 끝까지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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