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많은 충북의 ‘임영웅 바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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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많은 충북의 ‘임영웅 바라기’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10.28 0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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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임영웅 팬 174명… 노래 실력‧인성에 매료돼 입덕
봉사 많이 하는 가수 닮아, 팬클럽 이웃 위해 기부‧봉사활동
(왼쪽부터) 정향진, 김순섭, 함영희, 박소분 씨
(왼쪽부터) 정향진, 김순섭, 함영희, 박소분 씨

첫 만남에 회원 모두를 알아봤다. 우리는 곧장 20년 지기 친구처럼 친해졌고, 지금은 스스럼없이 언니 동생처럼 지낸다며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충북지부 회원들은 서로를 소개했다. 이들은 가수 임영웅 바라기. 이제 막 스타덤에 올랐지만 누구보다 봉사활동에 열심인 임영웅의 행보를 본받아 최근에는 지역에서 연탄봉사활동을 벌였다. 또한 회원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만들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가수 임영웅의 이미지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임영웅의 노래 실력뿐 아니라 인성에도 매료됐다며 자신들의 활동이 그를 위한 홍보수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임영웅은 올 1월 방영된 TV조선의 예능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앞서 2016<미워요/소나기>라는 노래로 데뷔한 그는 초기에는 찐팬(진짜 팬)들만 아는 숨겨진 보석 같은 가수였다. 그를 알아본 몇몇에 의해 팬클럽 영웅시대가 만들어졌다. 이들을 위해 임영웅은 유튜브 채널을 열어 브이로그(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형태로 본인의 일상을 팬들과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팬들이 그를 알게 된 것은 조금 더 후의 일이다. 함영희 회장은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의 노래는 심금을 울린다. 저는 내일은 미스터트롯 프로그램 1회에서 그가 불렀던 노사연의 노래 바램을 듣고 입덕했다(어떤 분야에 푹 빠져 마니아가 되기 시작했다)”임영웅 씨를 알기 이전에는 TV 프로그램에 별 관심없이 살았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지쳐 잠들기 일쑤였고, 최근에는 갱년기까지 찾아와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충북지부 회원들이 '사랑의 열매'에 성금을 전달했다
지난 여름 충북지부 회원들이 '사랑의 열매'에 성금을 전달했다

 

덕분에 삶이 활기차다

 

함 회장은 충북 음성에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한다. 오랜 세월 업계에 종사하며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로 잔병치레가 많았다. 하지만 영웅시대에 가입하고 임영웅에게 입덕하며 거짓말처럼 병이 나았다. 처음에 엄마가 주책이라며 시큰둥했던 가족들도 이제는 그의 활동을 응원한다. 가족관계도 점차 좋아져서 함 회장은 사춘기 이후 서먹했던 아들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달고 산다고 한다.

함 회장 뿐 아니라 팬클럽 회원들 대부분이 가정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옥산에 살고 있는 박소분 부회장은 임영웅과 관련된 기사나 카페글에는 팬들이 늘 댓글을 단다. 그리고 팬들은 암호처럼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적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에서도 가족들, 친지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팬클럽 영웅시대에 가입해 활동하는 사람들은 충북에만 지난달 기준 174명이다. 90% 이상이 여성회원으로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이들은 지난 5월 팬클럽 충북지부를 발족하고 한 달에 두 번 번개모임과 1년에 두 번 단체모임을 갖는다. 거주지는 제천부터 영동까지 꽤 먼 거리지만 이들은 마음이 가깝기 때문에 거리는 전혀 상관없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 참여하는 단톡방을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각자의 팬심을 표출하기 위한 역할분담도 척척 해낸다. 컨트롤 타워는 박 부회장이다. 회원들은 그를 부회장이자 응원대장이라고 부른다. 그의 지시에 따라 팬들은 인스타그램게시물 하루에 몇 건, 댓글 몇 개, 재방송 시청, 음원 스트리밍, 인기투표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회원들은 격주로 만나 스마트폰 활용법에 대해 공부한다.
회원들은 격주로 만나 스마트폰 활용법에 대해 공부한다.

 

편지 대신 응원어플

 

이를 위해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밤샘 공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정향진 회원은 과거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열혈 팬이었다. 그는 전에는 편지지에 자수를 넣어 내 사연이 한번 읽힐까 노심초사하며 우표를 붙였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잡고 그때의 감성을 다시 느끼고 있다이젠 편지지 대신 별풍선이다. 임영웅 씨에게 별풍선 하나라도 더 빨리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매일 아침 6시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난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스타차트’, ‘인스타’, ‘덕킹’, ‘아이원픽’, ‘아이돌챔프’, ‘뮤빗’, ‘팬엔스타’, ‘아이돌차트’, ‘사운드어시스턴스등 생소하지만 아이돌 응원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어플리케이션들을 두루 섭렵하고 있다.

이 어플들은 매일 가입자들에게 별풍선을 제공한다. 어떤 어플은 뽑기를 통해 최대 1000개의 별풍선도 선물한다. 회원들은 별풍선으로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할 수 있다. 별풍선은 하나의 투표권인 셈으로 가수의 인기 척도로 활용된다. 가수는 받은 별풍선 개수에 따라 다가오는 연말 시상식, 대규모 공연에 초대된다.

교사로 근무하다 정년퇴임한 김순섭 회원은 매일 새로운 어플 활용법을 배워 가는 게 즐겁다. 그는 “60대 후반인 나보다 언니인 회원도 많다. 노래도 좋지만 배우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 게다가 유튜브를 통해 접한 임영웅의 행동거지 하나하나에서 참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며 나의 노력이 이런 좋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더욱 기쁘다이런 설레임이 저 같은 나이많은 팬들을 사로잡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팬들은 사회 봉사활동에 열심인 임영웅 따라잡기에 바쁘다. 지난 25일에는 충북지역 팬클럽 회원들이 영동과 청주 등의 몇 가구를 선정해 연탄 봉사활동을 했다. 이를 시작으로 팬클럽은 소외된 이들을 위해 반찬·도시락 봉사를 계획하고 있다. 함 회장은 단톡방에 누군가 임영웅 씨가 이런 봉사를 하는데 우리도 뒤지지 말자고 하면 자발적으로 성금이 쌓인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많이 봉사하자고 난리다좋은 가수에게 입덕해서 모두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하는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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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령 2020-10-28 17:35:52
임영웅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고 펜이되어 정희원174명이 서로하나되어 가수에게 응원하고 그가수에게 누가되지않도록 신경쓰며 행복한 덕질뿐아니라 선한영향력을 본받아서 어려운이웃 그늘진곳에 함께 작은 힘이나마 되고자하는 귀한 펜클럽회원님들 그가수에 그펜님들 충북영시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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