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위해 시련 이겨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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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위해 시련 이겨낸 사람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11.06 17: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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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철 목사, 일 잘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신망
사직1구역 일부의 모함으로 동네 루머 확산
“갈등 마무리되고 본업에 충실하고 싶다” 소망
교회 한편에 마련된 김태철 목사의 서재에는 신학서적만큼이나 많은 도시개발 관련 서적들이 쌓여있다.
교회 한편에 마련된 김태철 목사의 서재에는 신학서적만큼이나 많은 도시개발 관련 서적들이 쌓여있다.

 

김태철(60) 목사는 청주시 서원구 사직1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신자 30여명 규모의 작은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가 고향인 그는 젊은 시절 형과 함께 사업을 크게 벌였다. 1989년에는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기업으로까지 성장시켰다. 하지만 회사가 크게 번성하던 1995년 돌연 회사 경영을 정리하고 1997년 청주 모충동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다음 세대들에게 생명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교회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더 컸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2004년에는 건물을 매입해 교회를 사직동으로 이전하며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꿈꿨다.

이후 마을에 정착하며 여러 풍파를 겪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그 덕에 교회 구성원 중 아동청소년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눈여겨볼 점은 부모를 따라 온 아이들도 있지만, 이웃 관계 때문에 출석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취업 및 이사 등으로 타 지역으로 떠난 아이들도 교회를 찾을 정도로 결속력도 좋다.

비결은 교회공동체가 아이들을 소중한 일원으로 인정하고, 어른들과 똑같이 대접한다는 점이다. 김 목사는 교회 구성원들이 모두 모이는 예배나 회의를 할 때도 아이들이 함께 참석하고 자유롭게 참여해서 발언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청년이 어우러져 악기를 배우고, 연극 등을 기획하며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다. 공동체는 이들에게 영상장비를 지원하고, 아이들은 이를 직접 관리하며 스스로 각종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그 덕인지 교회에는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나이의 청년, 성인들이 함께 어울려 활동한다. 또한 서로의 삶에 영향을 받아 교회 공동체 출신 청년들은 정신보건복지사, 국립유치원교사, 기상캐스터 및 지구과학예비교사, 체육예비교사 등 다양한 진로로 뻗어 나갔다.

 

재개발로 찾아온 시련

 

2007년 동네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동네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주민들이 들썩였다. 김 목사는 재개발 사업에 적극 찬성했다. 마을환경이 개선되고 발전하면 더 많은 이웃들과 소통하며 더 큰 꿈을 이뤄갈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김 목사는 동네 주민들이 대부분 고령층이어서 마을에서는 몇 안 되는 능력 있는 젊은 이로 인기가 높았다. 다양한 사회 경험이 많았던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늘 차분하게 잘 대처해 마을 사람들로부터 평판이 좋았다.

그 덕인지 그는 재개발 추진 조합의 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하지만 이후 온갖 구설수에 시달렸다. 그가 재개발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는 비주류 측의 입장을 경청했던 게 발단이 됐다. 그는 당시 몇몇 건실한 주민들이 조합 사무실에 찾아와 재개발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던 주류는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 적대시하고 배척하려 했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그들의 주장을 듣고 의사를 조합운영진에게 전달하고 개선해 나갈 방향이 없는지 건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갖은 모함과 억측으로 시달렸다. 근거 없는 루머도 속출했다. 지금도 그는 ‘300평 땅을 요구하는 나쁜 목사로 동네에서 낙인찍혔다.

시발점은 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처음 정비계획을 세울 무렵이었다. 당시 도시계획 전문업자인 D사는 조합의 회의에서 마을 규모나 경제성 등을 고려할 때 종교부지가 300평이 적당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후 부위원장이었던 김 목사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종교부지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업체와 조합 측에 요청했다.

 

“2021년 본업에 충실하고 싶다

 

하지만 조합 측과 논의하는 중 종교부지 규모가 100평으로 축소됐다. 협의하던 과정에서 조합은 김 목사를 해임했다. 이후 정비사업에서 종교부지 건은 협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그가 300평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대 운동을 편다고 여론을 호도했다.

조합장이 구속되고 권한대행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는 지금까지 조합원 단체문자로 관련 내용이 유포되고 있다. 결국 그는 수많은 억측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달 관련 증거들을 모아 상대측을 고소했다.

김 목사는 처음엔 도시정비법을 잘 몰랐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고 올바르게 개발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또 어떤 때는 법원에 답변해야 하는데 변호사 살 돈이 없어 관련법을 공부하다보니 어느덧 서재 한편에는 종교 서적만큼이나 도시개발 관련 서적들이 쌓이게 되었다덕분에 아내가 많이 걱정했다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엿보였다.

그는 물적정신적 피해도 받았다. 그 과정에서 김 목사는 강단에 서는 꿈도 접게 됐다. 그는 1978년 백석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한 이후 2014년 뒤늦게 백석대학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수 졸업생으로 강단에 설 기회를 잡았지만 재개발 사업 관련 법적 분쟁에 얽혀 벌금형을 받으면서 교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학교의 교원 임용은 엄격해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만 받아도 임용될 수 없다.

김 목사는 요즘 박사학위 과정에서 받은 학자금대출금을 갚기 위해 새벽마다 쿠팡맨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다행히 지인들과 선배들이 도움을 주어 번역기고 등의 부수입으로 빚을 갚아가고 있다. 좋은 이웃들과 마을 재개발이 올바르게 진행되도록 일한 것은 목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한 일이어서 후회 없다내년에는 재개발 사업이 분쟁과 갈등 없이 마무리되고, 제 본업인 목회일과 공동체 활성화에 매진하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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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2020-11-06 18:23:14
이 시대에 귀감이 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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