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자매결연 행사 꼭 가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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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자매결연 행사 꼭 가야 했을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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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강 희 편집국 부국장
   
정우택 지사는 최근 들어 두 번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취임 후 첫 출장은 8월 25일~9월 2일 7박9일 동안 미국 아이다호주와의 자매결연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워싱턴주 시애틀과 아이다호주 보이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등을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틀 후인 9월 4일~7일 3박4일 동안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 자매결연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두 번 모두 자매결연 기념행사였다.

이 때문에 정 지사는 2주일동안 충북도를 비웠다. 내부적으로는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해 투자유치팀이 막 출범하여 부산한 시기이고, 밖으로는 취임 초기라서 지사를 필요로하는 자리가 많을 때인데 2주일씩이나 해외에 머물자 지역사회에 말들이 많았다. 굳이 자매결연 기념행사까지 도지사가 가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는 오장세 도의회 의장에게도 해당된다.

오 의장은 정 지사의 미국·중국 출장길에 두 번 모두 동행했다. 도의장의 첫 번째 역할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인데 도지사와 너무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도 그렇지만, 도의회가 개원된지 2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바쁜 시기에 2주일씩이나 자리를 비우는 것도 탐탁치 않다.

충북도는 정 지사의 방미성과에 대해 “아이다호주와 교육·과학·문화적 협력 확대 추진을 결의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다양한 분야의 교류 확대 기반을 구축했다. 그리고 청풍명월 내고장 장터 개장 및 충북 농산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우리 도 농산물의 우수성을 미국에 널리 알렸고, 농산물 수출 연 2120만불 계약으로 해외진출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방문에서는 “경제특별도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교류 10년을 맞는 흑룡강성과 기업인과의 교류, 대학간 교류, 흑룡강성 공무원의 새마을교육, 양측의 홍보 다큐멘터리 제작 상호방영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실제 정 지사 일행은 미국에서 주요 농산물과 충북 인삼 등을 매년 2100만불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옥천농협의 포도·주스 등을 시애틀 수입업체에 20만불 상당 수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충북대와 아이다호주립대의 교수·직원·학생이 교류하며 정보를 교환한다는 내용의 교류협정서도 체결했다. 한마디로 단순한 자매결연 기념행사 참석이 아니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는 부지사가 갔어도 충분했다.

지난 20년간 충북도와 아이다호가 교류한 내용은 양쪽의 관계자들이 왔다 갔다 하고, 도에서는 아이다호 바이오엑스포와 문화축제에 참가한 정도다. 그 외에는 특별히 ‘교류’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게 없었다. 흑룡강성과의 교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충북도와 아이다호주가 자매결연을 한지 20년, 흑룡강성과 한지 10년이 되었건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도민들은 거의 없다.

담당자와 간부급 공무원 정도나 알까. 이런 이유로 자치단체의 외국 교류 내지 자매결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구체적인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외국구경’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만다. 참고로 이번 정 지사의 미국 출장길에는 26명, 중국 출장에는 14명이 동행했다.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이 굳이 가야 했을까. 더욱이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는 지사가 꼭 양쪽의 행사에 참석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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