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위해 빵 굽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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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위해 빵 굽는 사람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1.14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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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면 시내에 올 초 ‘미원시골빵집’열어
마을 주민들이 빵을 직접 굽는 이유는…

2021도전하는 사람들
미원마을공동체

 

공동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빵이 잘 구워져야 한다. 아니, 빵이 잘 팔려야 한다. 이제 빵과 공동체는 운명을 같이한다. 새해 미원에 있는 사람들이 빵가게를 열었다. ‘미원시골빵집은 예전 농협하나로마트 자리에 있다. 미원 시내에 가면 바로 보인다.

농협하나로마트가 바로 옆 부지로 이사를 가면서 이 공간은 2017년부터 동청주농촌교육문화센터가 접수했다. 김희상 동청주농촌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은 마을 사람들과 마을공동체협동조합을 만들고 빈 건물에서 2018년부터 카페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올해 초 지하 공간에서 마을 사람들과 빵을 굽기로 했다. 빵은 카페를 통해 판매된다고 말했다.

미원 사람들이 빵을 굽기로 했다. 바로 공동체 공간을 위해서다. 올해 초 빵가게를 열었다. /사진=육성준 기자
미원 사람들이 빵을 굽기로 했다. 바로 공동체 공간을 위해서다. 올해 초 빵가게를 열었다. /사진=육성준 기자

 

4년 전 교육공동체로 출발

 

미원 마을공동체의 시작은 4년 전 쯤 미원에 살고 있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자고 결의하면서부터다. 마을에 재능을 가진 이들이 모였고 아이들을 위해 일종의 마을 문화센터를 운영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칠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이후 청주행복교육지구 사업을 1년 정도 했지만 공간은 역시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했다.

공동체 씨앗을 뿌렸던 이들은 공간에 대해 고민했다. 공동체가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했고, 또 그 공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자립할 수 있는 꺼리를 찾아야 했다.

이들은 2017년 행안부 마을 공방 공모사업을 통해 동청주농촌교육문화센터를 열었다. 하지만 사업기간이 2020년으로 종료됐다. 2018년부터는 농업기술센터의 특산지원융복합기술지원을 받아 을 배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오븐 설치 및 건물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지원받은 사업이 모두 끝이 났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빵을 통해 자립해야 한다. 신화식 동청주농촌교육문화센터장은 마을 공동체가 잘 돼야 마을이 발전하는 것이다. 미원면 사람들이 모두 빵집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이 직접 빵을 굽는다.
미원의 빵은 건강하고 안전하다. 마을 사람들이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다.
미원의 빵은 건강하고 안전하다. 마을 사람들이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다.

 

우리밀 재배단지 생겨나

 

마을 사람들은 빵 굽는 기술을 청주에 있는 오동균 신부에게 배웠다. 우리밀을 사용한 유기농 빵이다. 빵에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을 사람들이 농사짓는 쌀, 우리밀, 딸기, 사과 등을 재료로 사용한다. 특히 까눌레 사과, 티그레 사과는 농업기술센터의 공동브랜드’(썸빵썸빵)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희상 동청주농촌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은 마을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빵가게가 잘 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희상 동청주농촌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은 마을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빵가게가 잘 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희상 위원장은 마을 주민들 4명이 빵을 굽고 있다. 2명은 직업으로 일하고 있고 2명은 자원봉사로 도와주고 있다. 기술자를 데려와 월급을 줘서 일하는 게 돈벌기가 쉽겠지만 빵을 마을 사람들이 같이 굽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중에도 빵 굽는 기술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은 화요일과 목요일에만 빵을 구워 전시판매하고 있다. 반응이 좋으면 빵 굽는 날을 늘리려고 한다고. 인근 미원 지역 내에서는 배달도 가능하다.

빵 가게를 열면서 이들이 내건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개인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 어느 한사람이 기술을 독점하지 않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빵집이 하나의 마을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빵집을 열면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우리밀의 경우 원래 미원 사람들이 재배했지만 중단된 상태였다. 오동균 신부가 몇 해 전 우리밀 농사를 부탁했는데, 이번에 빵집을 열면서 재배면적이 더 커지게 됐다. 미원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마을의 공간을 지켜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따뜻한 빵을 굽는다. 이들은 빵이 잘 팔려야 한다. 부담도 크다. 마을 공동체가 운영하는 안전한 빵을 아이들과 후세대들에게 주고 싶다. 지속가능한 빵집이 되기 위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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