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국가지질공원, 다시 찾고 싶은 곳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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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국가지질공원, 다시 찾고 싶은 곳 돼야
  • 충청리뷰
  • 승인 2021.01.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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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해 7월 주민 3만명의 단양군 전체 781㎢를 국가 지질공원으로 인증하였다. 2012년 우리나라에 국가지질공원 제도가 도입된 이래 13번째 국가지질공원이다. 충청권에서는 처음 있는 커다란 쾌사이다. 충북의 입장으로 보더라도 오창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버금가는 과학기술계의 큰 경사로 꼽을 만한 일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보전하고, 교육·관광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환경부 장관이 인증하는 국가공원이다. 단순히 지질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주민 중심의 활동이 핵심이 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국가지질공원은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 군립공원과 같이 국가기관이 주도하여 지정하고 보호하는 하향식제도로 정해진 게 아니라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나서서 국가의 인증을 받고 운영해 가는, 상향식으로 관리 운영되는 공원이다.
 

석회와 시멘트 산업이 최고로 발달한 단양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카르스트 지형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산지는 식생이 다양하고 사행천 주변에는 예로부터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 등의 명승이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선암계곡과 운선구곡의 화강암이 빚어낸 비경과 함께 단양8경으로 사랑받아 왔다.
 

또 천동계곡과 다리안계곡 주변에는 고수동굴, 천동동굴, 온달동굴 등 200여 개가 넘는 석회암 동굴이 발견되어 자연지질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수양계에서 발굴된 고고학 유물과 적성비나 온달산성 등의 역사유물도 발굴 보존되어 있다. 근래에는 두산활공장, 만천하스카이워크, 단양강 잔도를 건설하여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었다.
 

단양은 충주댐의 건설로 조상 대대로 물려오던 삶의 터전을 잃고, 수몰민의 애환을 겪었다. 그러나 40여년 만에 충북 제1의 천만 관광지가 되고, 국가지질공원 인증도 받아냈다. 주민과 지자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룩한 성과는 지방 발전의 커다란 변곡점이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해야할 기회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기뻐하며 마냥 축포를 쏘아 올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지난해 국가지질공원 사무국에서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질공원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발표된 결과를 보면, 국가지질공원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25%정도에 불과했다. 그들 중에는 제주도와 한탄강에 이어 세 번째로 단양국가지질공원을 알고 있다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인지도와 만족도에 대한 질문의 응답자 수는 각각 7위와 10위로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7월에 인증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몇 년전부터 인증을 준비하며 홍보해 온 것에 비추어 보면 의외이다. 결과를 보면 단양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는 성공을 하였으나, 홍보가 부족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단양을 찾아온 관광객들을 위해 안내 책자도 많이 준비하고, 문화해설사들이 해설도 해주고, 가는 곳마다 친절하게 관광안내도 해주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은 단양에 와서 만족할 만큼 보고, 먹고, 즐기고 가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제는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준비하는 단양이 아니라 당당한 국가지질공원의 주인이다. 찾아오는 탐방객에게 이전보다 더욱 질 높은 관광기회를 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지질명소에 관한 지질학적 지식을 충분히 익혀서 역사, 문화, 생태 등을 아우르며 수준 높은 해설을 하고 안내를 하여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여 줄 수 있는 Know-how와 콘텐츠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질전문가를 더 많이 확보하여야 한다. 지질명소의 지질학 콘텐츠는 물론 역사, 문화, 생태학을 아우르는 스토리를 개발하여야 한다. 또 명소와 명소를 이어가는 다양한 투어 루트를 개발하고 방문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단양을 잘 아는 주민들에게 개발한 콘텐츠를 숙지시켜서 지질관광 해설안내자로 나서게 해야 한다. 단양을 잘 알고 사랑하는 주민이 수준 높은 지질관광 해설 안내를 할 수 있도록 맡겨야 한다. 현재의 문화해설사나 생태해설사, 숲해설사 등이 지질관광 해설을 겸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하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초중고 학생과 교육자들을 위한 탐구학습장과 탐구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한다. 주기적으로나 집중적으로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에만 3년 후에 재인증이 가능하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계기로 방문객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단양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김용은 충북과총회장 충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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