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변동 예고 ‘세종 공동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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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변동 예고 ‘세종 공동캠퍼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1.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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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 8개 대학캠퍼스 조성, 충남대‧고려대‧공주대‧KDI 입주예정
오송과 유사기능 많아…대전‧충남 적극적 참여, 충북 ‘강 건너 불구경’

사느냐 죽느냐

태풍의 눈 세종

 

세종시 공동캠퍼스 계획도 /행복청
세종시 공동캠퍼스 계획도 /행복청

 

 

세종시에 공동캠퍼스가 들어선다. 전국 최초로 만들어 지는 공동캠퍼스는 입주대학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교사와 지원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이를 활용한 인재 양성과 연구 개발을 통해 산연 클러스터를 지원한다.

공동캠퍼스 건축공사는 5의 규모에 약 20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10월 부지조성공사에 착공해 202312월 준공예정이다. 행복청은 지난해 선정한 공동캠퍼스설계 공모를 반영하여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관계자는 현재 조성에 관한 용역이 끝나고, 토목실시설계가 10월까지 진행된다세부적인 조성계획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으로는 부지에 강의실, 연구실 등 각 대학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공간 8개 캠퍼스와 도서관, 강당, 동물실험센터, 학생회관, 학술문화자원센터, 기숙사 등 공용시설이 건립된다.

이를 위해 행복청은 지난해 본격적인 대학유치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입주설명회를 열고 9월부터 입주공고를 진행해 현재 충남대 의학바이오융합캠퍼스,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과 미래융합대학원, 공주대 정책융합전문대학원과 미래혁신캠퍼스, KDI국제정책대학원 제2캠퍼스 등이 행복청과 MOU를 맺고 입주준비에 들어갔다.

 

오송세종 빨대현상 우려

 

그런 가운데 행복청과 세종시는 인근에 자리 잡는 세종테크밸리와 함께 이곳을 산연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행복청은 관련 내용을 담은 세종시 2단계 건설사업 평가와 향후 발전방향 연구용역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공동캠퍼스와 세종테크밸리를 활성화하여 세종-대전-오송을 연계한 광역 바이오벨트 구축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너지가 아닌 빨대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불과 20분 거리의 오송에도 공동캠퍼스가 조성돼 있다. 충북대 약학대학,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청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등이 오송캠퍼스를 마련해 교육연구활동을 진행한다. 해당 대학들은 바이오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산학공동R&D와 첨단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한다.

오송첨단의료산업단지(이하 오송첨복단지)는 이들 대학과 기업이 유기적인 관계를 키워나가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를 지원하는 오송첨복재단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바이오의약생산센터 등의 연구기관을 운영 중이다. 인근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전문 인력들도 포진해 있다.

또한 2022년까지 첨단임상시험센터를 구축해 신약개발 표적검증부터 임상 연계까지 개발전주기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오송은 바이오 중심지로의 진용을 완성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10년 넘는 충북도의 노력이 녹아 있다.

하지만 뭘 해도 파급력이 큰 세종시가 5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바이오헬스를 계획하고 오송과 비슷한 기능의 산업단지를 하나 둘 조성한다면 오송의 위상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충북권 대학 위기

 

오송첨복단지 관계자는 오랜 시간 체계를 잡아 이제야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전문인력 양성 등은 숙제로 남아있다. 2015년부터 지역대학이 순차적으로 입주하며 이 문제에 대응해가고 있으나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제도적 보완도 필요한 시점인데, 세종에 비슷한 기관이 생기면 인력 유출 등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일부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직을 고려하는 등 술렁거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들어서고 충청권 지자체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정부 방침은 지자체들이 서로 상호 보완하는 관계로 성장하는 것이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인구유출에 시달리던 대전은 아예 노선을 바꿨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신년사에서 대전세종 통합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대전세종 통합과 메갈로폴리스로 경제권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전에서는 허 시장의 발언이 현실성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지만 충북에서는 이런 외침조차 없다. 이런 기조라면 세종시의 성장은 대전충남이 아닌 충북의 위기다. 이번 세종시 공동캠퍼스를 중심으로한 산연 기관들의 입주 계획은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한 지역인사는 우리는 세종시의 변화를 너무 강 건너 불구경만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충남권 대학들은 아예 세종시와 상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충북도 세종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과 여론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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