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AI·코로나19 이중고로 예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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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AI·코로나19 이중고로 예산 타격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01.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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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비 52% 이미 지출…정부의 AI 살처분 3㎞로 확대 영향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농장의 살처분 매몰 현장.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조병옥 음성군수.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북 음성군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조류독감) 확산 및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정부가 AI 살처분 지역을 발생농가 반경 500m에서 3㎞로 크게 확대하면서 음성군은 예산 출혈이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음성군에선 지난해 12월 7일 금왕읍 메추리 농장에서 첫 고병원성 H5N8형 AI가 발생했다. 충북 가금류 농장에서의 AI 발생은 2018년 3월 음성군 소이면 오리 사육농가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음성군의 이번 확진은 전북 정읍, 경북 상주, 전남 영암, 경기 여주에 이은 5번째다.

이후 12월 22일 감곡면, 1월 5일 삼성면, 12일 대소면, 18일 생극면으로 이어지는 발생으로 지금까지 모두 5건 발생에 24농장 236만2000수의 가금류가 살처분 피해를 입었다. 감염 예방확산 방지를 위해 3km 내 가금류가 모두 살처분 됐다. 읍면별로 보면 금왕읍 5개 농장 98만9000수, 감곡면 2개 농장 12만5000수, 삼성면 7개 농장 57만6000수, 대소면 3개 농장 12만2000수, 생극면 7개 농장 55만수가 살처분 완료됐다.

방역 당국은 발생 인근 10km 이내 113 농가에 대해서도 방역대로 설정했다. 현재까지 음성군을 포함해 전국에선 73건의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AI관련 33억↑ 지출

이런 상황 속에 빠지다 보니 음성군은 매몰 비용으로 지난해 예산 3억5000만원과 올해 예비비 18억원, 충북도를 통해 받은 특교세 4억원 등 25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또한 초소운영비로 군비 3억6400만원 특교세 4억 등 7억6400만원이 소요되고 있다. AI와 관련해 총 33억1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예산 속에는 음성군의 재난 예비비 35억원 중 52%가 포함돼 있다.

군 관계자는 26일 “AI가 추가 발생되면 살처분 비용을 얼마나 더 투입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이미 예비비의 52%가 지출된 상황”이라고 예산 출혈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여기에다 살처분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지급될 보상금도 20억원 가량이 추가로 들어갈 전망이다. 군에 따르면 예전 자료와 물가 상승률을 참고하면 지금까지 약 200억원 정도의 보상비가 산출된다. 살처분 보상비는 국비 80%, 도비 10%, 군비 10% 비율로 부담될 예정이다. 따라서 충북도와 음성군은 각각 20억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해야 할 처지다.

이에 대해 충북도와 음성군은 정부가 보상비라도 부담을 확대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규정의 최소한 만큼만 부담하고 있어 이를 늘려달라는 호소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빠듯한 예산에 압박이 크다는 점이다.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제11조(보상금 등) 6항을 보면 ‘보상금의 100분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은 국가가 지급하고...나머지 금액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다. 자치단체는 정부가 매번 ‘80% 이상’ 규정의 최소 금액만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부 대책 촉구

특히 정부는 예산 지원 대책은 없이 2018년 말일부로 예방적 살처분 지역을 발생농가 반경 500m를 3㎞로 큰 폭으로 확대 조치한 것이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국회의원은 지난 21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AI 살처분 피해를 입은 지자체와 농가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를 주문했다. 이날 임 의원은“2018년 살처분 방역지침이 발생지 3km 이내 농장으로 변경된 후 엄청난 숫자의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북의 경우 과거 55건 발생에 180만수를 살처분했지만, 지금은 5건 발생에 무려 23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며 “농가 등 일선 현장에서는 과도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그러면서 “농촌지역 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살처분 보상금 10%, 매몰비용 100%까지 부담하고 있어 큰 부담이 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이상정 충북 도의원도 농정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비판에 가세했다. 이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살처분을 3km 반경으로 적용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계란품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살처분 반경을 축소하고 휴지기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군은 이런데다 지난해 12월 17일 소망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공무원들의 격무가 가중되고 있다. 추가 예산도 투입되고 있다. 음성군보건소에 따르면 소망병원은 정신질환자 코로나19 경증환자 치료지정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음성군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45명이며 이 중 소망병원 관련자는 170명, 일반 63명, 해외 입국자 12명으로 분포됐다. 소망병원 감염자 중 환자가 150명, 종사자는 20명이 감염됐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예산 투입은 현재 18억원 정도다. 이 중 군비가 7억원이 들어갔다고 군 보건소 측은 밝혔다.

한편, 소망병원과 연접해 있는 현대병원은 현재까지 별도의 경로로 1명의 직원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이곳 병원도 정신질환자와 직원 등 350명 가량이 속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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