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당신은 어떤 집에서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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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당신은 어떤 집에서 살고 있나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2.0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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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엔 우리집이 없다><구해줘, 홈즈><건축탐구 집 시즌3> 등등 요즘 집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유독 많다. 제목 또한 직접적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은 재테크의 대상이자 욕망의 산물로 여겨진다. 이러한 프로그램에선 주로 서울을 벗어난 수도권의 집들을 소개한다.

서울의 아파트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근사한 집을 소유할 수 있다는 예시를 보여준다. 이러한 직접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이유가 뭘까.

일단 서울의 아파트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너무 올랐다. 그래서 아파트 값에 너무 많은 이들이 울고 웃는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인 집을 확보하기 위해 이리도 많은 공부와 운, 실력, 내공이 필요한 시대라니. 이것도 돈이 많이 풀린 유동성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들의 불안한 욕망 때문일까. 누구는 ‘00아파트에 당첨돼 얼마를 벌었다더라라는 말이 이처럼 가슴을 후벼 파는 시대는 없었던 것 같다.

이러한 이상현상이 지방소도시까지 밀어닥쳤다.

각종 호재가 엮이면서 청주의 집값도 몇 차례 들썩였다. 지금도 일부 신축아파트들은 신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가경동의 한 아파트 청약을 놓고 청주시가 들썩이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묘했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였지만 00아파트의 경쟁률은 401을 기록했다. 주변에 도전한 사람들은 봤지만 당첨된 이는 아직 보지 못했다.

현 시세가 유지된다면 아파트 당첨으로 당장 몇억원을 손에 쥘 수 있으니 모두가 흥분할 수밖에, 청주에 등장한 로또아파트인 셈이다. 무엇보다 청주시민들이 하나의 공통주제를 갖고 이야기 한다는 게 놀라웠다. 청약 당시 가는 곳마다 아파트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처럼 돈, 아파트에 대한 사람의 욕망은 강력하다.

이러한 열풍은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꺼질 수 있다. 지금이 소위 상투일 수도 있다. 아니면 더 오를 수도 있다. 태어나는 인구보다 죽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가 도래했다. 오늘도 새집은 계속해서 지어진다. 결국 빈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방 소도시에선 더욱 그렇다.

당장 구도심의 아파트들이 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은 간신히 공실을 메우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른다. 신축아파트에 사람들이 몰려갈수록 구축아파트에서 탈출이 어려워지게 된다.

그런데 아무도 청주시내 구축아파트의 공실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청주시는 신축아파트 허가를 내주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닌 지 싶다. 하나 둘 빈집이 생겼을 때 아파트의 특성상 거주의 문제가 곧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 우리사회는 지금 상품으로서의 집에 대해서만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그 다음 닥칠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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