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축제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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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축제는 끝났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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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광 희 충북개발연구원 연구 위원
   
2003년 어느 때인가 충북도민을 열광케 했던 일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참여정부가 출범하며 내 걸었던 3분(분산, 분권, 분업) 전략 중 국가균형 발전 사업으로 추진했던 신행정수도를 충청권에 유치하고자 민관이 혼연일체가 됐던 기억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속의 일로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젖먹이 어린 아이들까지도 저금통을 깨서 이순신 장군이 그려져 있는 동전을 모금 했던 일, 10여일 만에 코엑스 컨벤션 센타에 12개 시군 주민들과 출향인사 700여명이 운집했던 그날의 함성소리가 잊혀 지기도 전에 축제가 끝나버린 느낌이다.

신행정수도의 위헌판결로 좌절을 맞보아야 했고, 행정수도라는 고육지책으로 기사회생했던 우리 모두의 피와 땀으로 결실을 맺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단원이 시작도 되기 전에 파장을 맞는 느낌을 필자는 불과 얼마 전에 느꼈기에 충청리뷰와의 6개월간 약속된 마지막 집필을 “축제는 끝났다”로 마무리 짖고자 서두를 장황하게 열거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있었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기본계획 공청회는 그나마 대전, 충남, 충북지역을 순회하며 지역민들의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주었지만, 지난 9월 29일에 있었던 개발계획 공청회는 수도권과 대전 단 두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급하게 서두룬 감이 없지않게 의견수렴절차를 마무리 해 버렸다. (추후 인터넷이나 우편을 통해 11월까지 의견수렴을 한다고 함)

중요한 것은 대전시 공청회에 모인 300여명의 방청객들이 보여준 충남, 대전 시민들의 열기를 토론자의 입장에서 4시간 이상 청취하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그간 있었던 유치운동을 되새겨 볼 때 서글푼 생각마저 들었다는 것이다. 그 어디를 둘러보아도 충북에서 온 공무원, 주민, 언론, 방송사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에 ‘아! 이젠 우리의 축제가 아닌 그들만의 축제구나’ 라는 생각을 지워버리기 힘든 날이었다. 분명 중요한 것은 건설기본계획 못지않게 개발계획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건설기본계획 공청회시 충북의 주요 토론자 대부분이 주창했던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청주권과의 연계 도로망 개설 요구사항이 금번 개발계획 공청회에서도 누락된 반면 대부분의 도로망 체계가 공주와 대전과의 연계성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건국이래 최대 역사라는 국가의 대형프로젝트가 우리 근처에서 이루어지고 13여년간 도민들의 열망의 결과 였던 오송역 등은 지역발전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문기능이라는 것은 주위의 인적, 물적 자원을 유입할 힘이 없을 경우에는 오히려 지역내 인적, 물적 흐름을 역외로 반전시키는 역기능을 가진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경부축 선상에서 비켜있음으로 인해 지난 반세기 개발의 소외지역에서 발전동인을 찾겠다고 주창했던 오송역 유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등이 이제는 지역을 발전시킬 호기가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는 부분이다.

분명 우리의 힘으로 관철시켰던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열매를 우리는 맞도 못보고 대전, 충남사람들만 혜택을 입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경험했지 않은가. 분명 잘못된 입지선정(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중부내륙화물기지 건설 등)에 대한 도민들의 지속적인 의견개진과 대정부정책에 대한 요구로 바로잡은 결과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난 30여년간의 왜곡된 국토공간구조를 바로잡겠다는 대역사의 현장이 우리 코밑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그저 남의 축제를 바라만 봐야 할 것 같다. 결국 해법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지속적인 관심과 끊임없는 정책적 요구가 있어야만 주도하는 집단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도민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공공기관의 역할이 새삼 요구되는 시점이다. 얼마남지 않은 지금부터라도 조직적으로 요구할 것은 요구하여 몇가지 꼭 관철시켜야될 일을 관철시켜야만 후세들에게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분명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단지 우리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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