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 과학수사에 기립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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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찰 과학수사에 기립박수를...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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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철 수 사회부 기자
   
서래마을 냉동고 영아 유기 사건의 진범이 엄마인 베로니크 쿠르조(39)로 드러나면서 프랑스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 경찰의 수사 결과를 비웃던 프랑스 수사당국과 법조계도 “자발적으로 유전자(DNA) 검사를 실시했어야 했다”는 자성론까지 일고 있다.

우린 프랑스 수사당국이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우리 경찰의 수사결과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것이 사실이다. 국제 사회에서 망신이나 사지 않을까 조심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프랑스 사회를 충격에 휩싸이게 한 이 사건이 한국 경찰에겐 국제사회에서 과학 수사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믿으려 하지 않았던 프랑스. 하지만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증거 자료 확보를 위해 한국에 수사관을 파견했다. 사실 한국 검·경의 수사기법은 한 때 어느 방송사 개그 프로의 대사처럼 ‘조사하면 다 나와’식의 강압수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형사소송법 개정과 검경의 수사구조개혁이 사회갈등 구조로 표면화 됐을 때 검찰은 “전문 지식이 부족한 경찰의 ‘마녀 사냥식 수사’가 인권을 침해 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경찰은 일선검사의 유치장 순회와 수사기법 교육에도 불참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경찰은 “전문성을 갖춘 경찰대학 출신의 실무진화, 간부후보생, 고시출신 경찰의 현장 투입등을 논하며 “이제 경찰의 전문성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다. 더 이상 70∼80년대의 경찰로 보지 말라, 경찰이 범죄 피의자의 처벌을 목적으로 수사를 하지만 ‘죄 없는 사람까지 벌하지 않는다”며 맞받아치기까지 했다.

경찰은 여기에 한술 더 떠 지난해부터 경찰청 자체적으로 ‘전문수사관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시험은 수사경찰관의 자질향상과 전문화를 위한 것이다”는 것이 경찰의 공식 입장이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권 독립을 앞두고 경찰이 실력 배양에 나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충북 경찰도 이미 과학수사, 사이버 수사, 강력·지능 수사 분야에 전문수사력을 인증 받은 경찰이 벌써 4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경찰은 ‘절도사건’의 빠른 처리를 위해 ‘원스톱 범죄처리 시스템’까지 시행하고 있다. 범죄 피해자와 피의자의 중복조사를 피하고 과다한 조서 작성을 줄여 보자는 차원이다.

더구나 경찰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외화 시리즈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를 본뜬 한국판 CSI까지 다음달부터 설치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범죄 현장 증거 분석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바빠 현장 감식 결과등이 늦게 나올 때(보통 2주)에 시간을 단축시켜 빠르게 범죄 해결을 하기 위해 경찰 내부에 설치하는 것이다. 수사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한 경찰 내부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유전자 감식 등 복잡한 조사 분석은 기존대로 하지만 간단한 현장 감식 결과를 경찰 내부 CSI를 통해 찾아냄으로써 발 빠른 수사진행과 범인 검거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다. 아무튼 기자는 경찰의 변화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욱이 우리 수사력을 비웃던 프랑스 수사당국에 보기 좋게 카운트 펀치를 날린 것뿐만 아니라 경찰의 과학 수사 능력이 결코 세계 선진국에 뒤떨어져 있지 않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 준 사실 만으로도 ‘기립박수’를 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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