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라 고생들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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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라 고생들 많으십니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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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순 주 청주 상당경찰서 정보과 경사
   
▲ 홍 순 주 청주 상당경찰서 정보과 경사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하와이 망명길에 올라 죽은 후에야 그리던 조국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도 영(榮)을 부리다 임기 후 비참한 꼴로 세상 사람들의 조롱을 받으며 욕(辱)되게 살고 있다.

S그룹의 모 회장은 아들에 대한 불법적 상속 문제로 미국을 떠돌다 그리도 욕심내던 재산 8천억 원이라는 돈을 찍소리 없이 내어 놓고서야 구속을 면했다. H차의 모회장은 또 어떤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자 무려 1조원이나 되는 돈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애원했음에도 끝내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됐다. H차의 이 회장은 어버이날 그리도 보고 싶어 하던 자식과 고작 한 시간 동안 만나고 헤어지면서 한숨을 쉬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사는 게 뭔지 다시 한 번 곱씹게 된다.

구지 노자(老子)의 지족지계(知足之戒)『족함을 알면 욕될 일 없고, 멈출 줄 알면 위태하지 않다』란 처세철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계 500대 부자에 속하는 S그룹의 모 회장이나 H차 모 회장이 돈에 애착이 깊어 돈을 쌓아두고 자식한테 물려주려다 모두 욕(辱 )되게 살아가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과연 인간은 어느 정도 족(足 )하면 영화를 얻었다 만족하고 욕심을 버릴 수 있을까?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유명한 관중(管仲 )은 의식족즉지영욕(衣食足즉 之榮辱)『입고 먹는 것이 충분해야 영화와 욕됨을 안다』고 하였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기초의원을 해 본 사람이나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이들에게 적선을 해 본이들, 많은 헌금으로 일 순간에 집사가 되고 장로가 되어 ‘똥폼’을 잡아본 사람이라면, 또 단 몇 푼이라도 내야 그럴듯한 리본 달수 있고 몇 천 원짜리 도시락이라도 먹을 수 있는 종친회 행사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경차를 끌고 특급호텔가서 천대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중(管仲)의 이런 말에 입을 삐죽거리며 코 웃음을 칠 것이다.

전라도 사투리에서 “욕봤다”는 “고생했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인지 영(榮)을 얻기 위해 욕(苦生) 보는 것쯤은 대수롭게 생각지 안는 경우가 많다. 마포 사는 홀 애비 황(黃)부자가 말하듯 “욕 안 먹고 부자 된 놈 있다더냐?”며 손가락질 받다 죽을 때쯤 깨닫고 육영사업에 전 재산 내 놓으려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 노자 돈이라도 내 놓아야 염라대왕 볼 면목(面目)이 서는 가 보다. ‘榮’은 나무 ‘木‘에 꽃이 핀 듯 보이니 꽃이 만개했다는 의미인데, 권불 10년이라.... 바람 불면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듯 榮 은 덧없기 짝이 없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흔히 정치가나 세간의 耳目이 집중되는 경제인들이 죽으면 “榮辱의 세월을 마감했다”라고 한다. 해석이 필요 없이 榮도 누리고 辱도 보았다는 뜻이리라.... 세상살이가 다 그렇긴 하지만.... 살아가면서 지족(知足 : 분수를 지키며 족 한 줄을 앎)하고, 지지(知止 : 자기 분수에 지나치지 않게 그칠 줄을 앎) 하기 위해서는 榮과 辱을 따지지 말아야 마음이 편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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