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K농업 선봉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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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K농업 선봉 서겠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4.07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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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인 서인범 충북농촌지도자회장
“농민 좋고 소비자 좋은 풍토 만든다”
서인범 충북농촌지도자회장
서인범 충북농촌지도자회장

 

서인범(70) 신임 충북농촌지도자회장은 괴산에서 고추 장인으로 유명하다. 괴산에서 고추농사만 35년 지은 서 회장은 꼭지 없는 고추 개발자다. 그는 꼭지 없는 고추가 큰 반향을 일으켜 몇 해 전에는 방송 ‘6시 내고향에 나왔다. 도시 소비자에게는 꼭지 따는 게 큰 문제다. 쓰레기도 많이 나오고 밀폐된 아파트에서 공기도 매워져 애로사항이 많은데 꼭지 없는 고추를 사용하면 그럴 일이 확실히 줄어든다덕분에 시가보다 3000원 비싼 근당 23000원에 내놓아도 없어서 못 판다고 소개했다.

고추를 개발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먼저 서 회장은 직거래를 통해 알고 지낸 고객들과 소통하며 제품에 대한 불만들을 귀담아 들어왔다. 특히 꼭지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이에 연구 끝에 약 5년 전 고추꼭지를 고춧대에 놓은 채 따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낭중지추라고 제품을 시기한 일부 상인들과 마찰을 피할 수 없었다. 누군가에 의해 꼭지 없는 고추가 씻을 때 물이 들어가 금방 상한다는 루머도 돌았다.

서 회장은 오해들은 시간이 해결해 줬다. 꼭지를 제거하고 세척해 말린 고추가 오히려 속이 잘 말라서 오래 보존됐다왜 그런가 대학교수들에게 의뢰해봤더니 고추 꼭지를 따고 남은 하얀 부분이 수분을 배출하는 창구역할을 한다더라고 소개했다. 그는 꼭지 없는 고추를 시판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이젠 괴산의 대다수 고추농가가 그를 따라 꼭지 없는 고추를 출하한다.

이 방법을 찾기까지 그는 전국 각지의 고추농가를 찾았다. 그 과정에서 고추를 소주에 말리는 등 색다른 방법을 쓰는 농가들도 알게 됐다. 실험정신이 투철한 그는 당장 고추밭에 적용하며 기술들을 하나씩 체화해 갔다.

그 덕에 고추 전문가로 인정받아 여기저기 쇄도하는 강의를 다니는 게 본업보다 더 바쁘다. 서 회장은 농촌지도사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그는 1986년 농촌지도자회에 가입했다. 2012년 사리면농촌지도자회장, 2015년 괴산군농업인단체협의회장, 2018년 괴산군농촌지도자회장을 역임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에는 전국농촌지도자대회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올해부터는 충북농촌지도자회장으로 활동한다.

 

단체들 맏형 농촌지도자회

 

충북농촌지도자회는 1970년 창립했다. 농촌지도자회, 농업경영인회, 여성농업인회, 생활개선회, 4-H연합회 등 각종 농업단체들의 맏형격으로 주로 경험 많은 농부들이 소속돼 있다. 충북에만 5500명으로 은퇴한 원로 농부들도 상당수이기 때문에 활동하는 인구는 보다 적은 편이다.

서 회장은 농부로 활동하다보면 다양한 단체에 가입하는데 보통 4-H연합회에서 활동하다가 학습단체인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게 된다. 이후 특색에 따라 각기 다른 활동을 하게 되는 데, 대규모로 농업체를 확장할 의욕이 있으면 농업경영인, 농업기술 방면으로 전문성을 기르고자 한다면 농촌지도자회에서 활동한다고 소개했다.

가입 단체 특성에 따라 농부의 생애도 달라진다. 농업경영인들에게는 농림부, 농진청 등에서 농지구입에 도움을 준다. 농촌지도자들에게는 새로운 개발하거나 도입한 작물이 우리 식생에 잘 맞는지 판단하는 일을 의뢰한다. 농촌지도자들이 결과를 내놓으면 이를 토대로 보급 확대의 계획을 세운다. 그 과정은 대부분 보수 없는 봉사활동이다.

서 회장은 농촌지도자회 슬로건이 우애, 협동, 봉사다. 젊은 농업인들이 커 갈 수 있도록 경험과 지식을 전하는 일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지난 3월에 충북도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충북농촌지도자회장 이취임식/충북농촌지도자회 제공
지난 3월에 충북도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충북농촌지도자회장 이취임식/충북농촌지도자회 제공

 

 

K농업의 자부심

 

이 때문에 농부로서 이름 꽤나 알렸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농촌지도자다. 이들은 선진 농업을 견학하기 위해 해외워크숍도 주기적으로 다닌다. 서 회장은 오랜 세월 전 세계를 다녀 봐도 우리나라 같은 재배기술을 갖고 있는 곳이 없다. 면적 대비 효율도 좋다이 기술을 잘 살려 다음세대 농업기술인 유기농, 친환경에 힘을 쏟을 때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싸고 효용 없다는 인식이 박힌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평가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현재 농민들에게 집중된 유기농 교육을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 회장은 유기농은 생산량이 떨어져 당연히 시중 농산물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 유통구조가 잘못돼 있는 것도 한 몫한다인식이 바껴 소비가 늘면 농민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배우려고 들 것이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앞으로 농촌지도자회장을 역임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힘쓸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전국 곳곳의 로컬푸드 매장을 견학을 갔지만 세종시의 싱싱장터만큼 잘된 곳이 없었다. 세종시는 농부가 직접 매대에 제품을 두고 판매금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방문객도 많아 소비자는 질 좋은 농산물을 싸게 사고, 농부는 제값을 받아 행복하다앞으로 이런 사례를 충북에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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