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황새 서식지’ 명예 회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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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황새 서식지’ 명예 회복 추진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01.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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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서식처’ 오명 씻기, 생태공원화 본격화…생극 금정저수지 일원
황새 서식지로 복원을 꿈꾸는 음성군 생극면 금정저수지 전경.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국내 마지막 황새 서식지였던 충북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 56번지 금정저수지(일명 관성저수지) 일원이 황새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

음성군은 지난 24일 금정저수지 2만5146㎡를 생태공원으로 더욱 활성화 해 국내 마지막 황새를 잃게 했다는 오명을 씻고 명예 회복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새는 멸종위기종 1급으로 천연기념물 199호다. 이 지역은 1971년 황새의 마지막 한 쌍을 잃게 된 계기가 발생한 곳이다. 그해 4월초 사냥꾼은 황새 수컷 한 마리를 엽총으로 쏴서 죽게 했다. 남은 암컷은 농약에 중독돼 동물원으로 옮겨져 보호를 받다가 1994년 목숨을 잃었다. 이후 국내에서는 텃새로서의 황새 모습은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이 황새 부부는 알을 낳아 부화 과정에 있었던 것으로 보도돼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18일 음성군은 생극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금정저수지 생태공원 조성사업 기본계획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군은 이날 설명회에서 주민 20여 명을 대상으로 사업추진 방향과 일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도비를 포함해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다음달 중 실시설계를 발주하고 2023년 착공해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앞서 군은 천연기념물 황새가 텃새로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는 역사적 오명을 씻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황새 서식지 복원과 환경오염 지역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셈이다. 군은 저수지 기능이 약화되고 인근 농경지에서 농약 살포 등으로 수질오염이 높아지자 2019년 8월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보다 앞서 생태공원을 추진해 2006년 1차로 수생식물 및 야생초화원 조성을 위한 식재 사업도 벌였다. 2019년에는 일부 데크와 조경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주민들의 생태공원 연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 황새 복원을 테마로 한 금정저수지 생태공원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곧이어 충청북도 환경보전기금(생태계 보전 협력금)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도 4년간 수리시설개보수사업, 수질개선사업 등을 완료해 서식지 복원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생태경작지‧습지 복원

군에 따르면 금정지 생태공원조성 사업은 황새 복원을 목표로 생태경작지, 생태둠벙, 갈대습지, 생태초화원, 생태탐방로 등을 조성하게 된다. 또한 생태건강성 증진과 생물다양성을 확보해 생태체험 공간과 휴식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군은 특히 지난해 실시된 기본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서식처 복원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내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계획을 실시할 계획이다.

기본타당성 용역 결과를 살펴보면 서식처 복원 계획은 황새 서식을 위한 교목수림대 및 인공 둥지 조성이다. 서식처의 주요공간은 산림 및 친환경 논, 습지, 초지 등이다. 먹이원을 위한 습지 복원을 위해서는 미꾸라지 서식처 및 양서류 산란지 조성으로 황새 먹이를 공급해야 한다. 산림식생 복원 및 대상지 내부의 다양한 지역을 복원해 황새 은신처를 위한 내부지형의 입체화도 요구된다. 또한 자연생태 수순환체계 복원을 통한 습지 유지 및 야생동물 음수공간 제공이 필수적이다.

황새가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서식 환경이 요구된다. 둥지터는 황새가 둥지짓기를 선호하는 15m 이상의 교목(임령 100년 내외)이 필요하다. 필수적인 미꾸라지 서식처는 기존 논토양을 기반으로 조성하되 미꾸라지 동면생존율을 고려한 은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황새 복원을 위한 도입시설도 요구된다. 거점방사지(인공휏대)는 황새서식을 위한 인공둥지로 수변 섭식용 휴식형 휏대 등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 관람객을 위한 수변 산책로(데크), 산책코스 및 황새 탐방코스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휴게 전망공간(탐조시설)을 마련해 황새탐조, 경관 조망이 가능토록 할 전망이다. 군은 도입 가능한 시설을 중심으로 대상지 환경과 주변 개발계획의 중복성 등을 고려한 도입시설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멸종위기종인 황새 서식지 복원으로 생태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생태환경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기존의 경작지를 활용한 다양한 조류 먹이원 서식공간 조성으로 종다양성도 추진할 방침이다.

황새 방사 환경 노력

군은 실시계획안이 마련되는 올해 하반기에 주민설명회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이어 공사를 착공해 2024년 사업 준공이 목표다. 그러나 황새가 이곳 금정저수지 일원에서 서식하게 될지는 막연한 전망일 수 있다.

한국의 텃새로서 절멸된 황새의 복원 사업은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다. 2001년 환경부 서식지외보전기관 제 4호로 지정돼 환경부지원을 받고 있다. 2018년부터 황새 증식 및 야생 재도입을 위한 4대 기능으로 연구, 교육, 전시 및 홍보, 통합관리를 설정해 문화재청과 청주시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96년 한국교원대학교에 설립된 황새생태연구원은 해외에서 황새 34개체 및 수정란 4개를 도입해 2014년까지 약 150여 개체를 증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연구원은 충남 예산황새공원(2014년 개원)에 60마리를 기탁해 야생 황새 복원의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원의 이런 노력으로 전국 곳곳에서 황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연구원의 전국황새동시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지난해 12월 19~20일 사이 관찰 집계한 결과 총 70마리의 야생 황새가 확인됐다. 이 중 한국에서 방사한 황사는 35마리로 화성, 우포늪, 무안, 진도, 나주, 영광, 고창, 김제, 제주도, 서천, 홍성, 태안, 예산 등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러시아‧중국에서 날아온 30, 가락지 유무 미확인 3, 일본방사 1, 한국방사 중 가락지 번호 미확인 1마리가 각각 위 지역 등에서 함께 나타났다.

이런 집계는 자연으로 방사돼 살아 포착되는 황새가 많지만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수치도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살아 있는 개체가 우리나라 텃새로 자리 잡은 것인지도 불분명해 보인다.

음성군은 아직 황새생태연구원과 특별한 교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우선 황새 서식지로의 환경구축을 선행시킨 뒤 금정저수지 인근에서의 방사 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금정저수지가 황새 서식지로 복원돼 명성을 되찾게 될지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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