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장사 많지만 술엔 장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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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장사 많지만 술엔 장사 없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7.12.13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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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질환·피부노화… 생활리듬 망가질 우려
연말연시 술자리 순례…확 깨고 확 푸는 법
   
 
  '마셔라, 부어라!'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에 직장인들의 간이 혹사 당하고 있다. 알고 느긋하게 마시며 절제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에 간이 떨고 있다. 직장인들은 ‘망년회다’ ‘신년회다’ 이래저래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연일 과음으로 속이 망가지기 십상이다. 폭음이 계속되는 일상은 생활리듬을 깨뜨려 그러잖아도 스트레스에 찌든 직장인들의 간을 더욱 병들게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직장인의 건강검진 상태를 분석한 결과 남성 6명 중 1명꼴로 간 질환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간 진단의 척도가 되는 효소인 ‘GTP’ 수치가 호르몬 작용으로 가을·겨울철에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보고는 알코올 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도와 건강을 좋게 하지만 지나치면 건강을 해치는 독(毒)이 된다. 전문의에 따르면 하루 적정 알코올 양은 30g 이내. 포도주 2∼3잔, 양주 2잔, 소주 2홉(360㎖)들이 3분의 1병, 정종은 1홉(180㎖), 맥주는 1병 정도다. 유의할 것은 간이 손상되는 데 술의 종류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남성은 하루 80g, 여성은 20g 이상 마시면 간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간이 나빠질 수 있는 것은 체중 및 체지방 비율에서 남성만 못하고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도도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20년간 술을 과도하게 마신 사람들 중 10% 안팎은 알코올 성 간질환자란 통계도 있다. 술은 체질에 따라 강한 사람도 있으나 매일 일정량을 마시는 것 역시 간에 치명적인 부담을 준다는 것이 전문의 소견이다. 알코올은 위나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돼 술을 마신 뒤 30∼90분이면 최대 혈중농도에 도달한다.

알코올 대사의 90%는 간에서 전담하기 때문에 알코올이 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직장인의 신체검사에서 알코올성 지방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간이 술에 지쳐 있다는 적신호다. 이를 무시할 경우 알코올성 간 경변으로 진행된다. 술자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흡연이다. 이는 소주 3잔을 더 마신 것과 같다는 속설이 있다. 알코올 흡수를 도와 간과 폐를 더욱 빠르게 상하게 한다.

과음은 지방간과 비만, 알코올성 치매 등의 원인이 된다. 예사랑 알코올 전문병원 이상구 원장은 “알코올은 1g당 7㎉라는 높은 열량 가지고 있다”며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고 남은 것은 모도 지방간으로 축적 된다”고 말했다. 밥 한 공기 300㎉, 돼지고기 100g 당 135㎉, 소주 한 병 500㎉, 캔 맥주 1개에 200㎉. 하루 밤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고 입가심으로 맥주 한잔을 걸치면 한 달 다이어트는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알코올은 치매의 강력한 원인이다. 국내 치매 환자 25만 명중 10%는 알코올 섭취로 인한 지속적인 뇌손상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술자리는 즐겁다. 하지만 다음날 몸살을 앓는 것은 피부도 마찬가지. 머리가 깨질듯 한 숙취와 푸석푸석한 피부는 피부 노화와 피지 량 증가로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발생시킨다. 청주 가톨릭 피부과 양태호 원장은 “술을 마신 뒤에는 반드시 세안 후 수분이 많이 함유된 로션을 충분히 발라줘 피부 건조를 막아줘야 한다”며 “소변으로 빠져 나가는 탈수 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청주 성모병원 한정호 내과 전문의는 “지방간은 3∼6주 만 술을 마시지 않으면 회복될 수 있다”며 “술을 끊는 것이 최선이지만 모임이 잦은 직장인이라면 과음하지 말고 술을 마신 뒤 2∼3일은 반드시 쉬었다 마시는 현명한 음주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간 기능이 회복 된다”고 말했다.

<술 덜 취하고 덜 마시는 법>

술은 영혼을 적시는 단술이라 했던가? 지난해 많이 먹어서, 한약 복용중이란 말도 통하지 않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다. 주당들의 술자리 대처법을 정리해 보았다.

▲선수의 생명은 체력. 폭탄주에 원샷 등 강속구는 오래가지 못한다. 마무리로 시간 끌기 선수 끌려 다니지 말고 자기 페이스 조절 중요하다. ▲강타선은 피하고 하위타선을 공략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작전타임을 부르고 화장실을 다녀온다.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한다. 마시는 척하다 새로운 화제거리를 꺼내 놓는다.

▲견제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술 못하는 친구에게 술 잔을 몰아줘 내게 돌아오는 시간을 번다. ▲쓸데 없는 경기에 완투하지 말고 마무리는 나머지 요원에게 맡긴다. 잘못하면 엔트리에서 제외된다. ▲최악의 순간 위협구나 고의사구를 던진다. 최강타자에 정면으로 도전 폭탄주를 말아 내놓는다. 장렬하게 전사해도 대부분 이해해 준다. 


-음주 전: 유유나 치즈, 계란 등 고단백 음식을 먹어 위액분비(산성)를 촉진시켜 놓으면 알카리성인 술을 중화시켜 덜 취한다.

-음주 중: 많은 사람과 천천히 즐겁게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가급적 권주는 피하고 안주는 위를 보호하는 성분(탄닌)이 많고 이뇨작용에 좋은 감이나 저지방 고단백의 두부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 후: 음주 운전은 금물이고 최소 2시간 전에 잠들지 않는다. 알코올은 혈당을 떨어뜨리므로 음료수나 꿀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음주 후 최소 3일은 술자리를 피한다.

-다음 날: 해장술은 지쳐 있는 간을 혹사시킴으로 절대 피한다. 위와 장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계란죽이나 신선한 과일, 야채주스, 한방차, 해장국, 북어·콩나물국으로 속을 풀어 준다.

-숙취해소: 뜨거운 물로 세안 후 머리를 자주 빗는다. 소금물로 양치질을 하거나 칡차, 오이·참외 즙, 무즙, 녹두 즙, 녹두차, 솔잎 즙, 수박껍질 차, 수정과 배추 즙 등으로 비타민 B·C와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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