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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과 도심재생] ‘문화양조장’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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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과 도심재생] ‘문화양조장’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7.12.13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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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맥주공장
‘레터링’으로 과거의 흔적 드러내

글 싣는 순서
1.지역문화공간을 둘러싼 변화
2. 충북문화공간의 새지도
① 랜드마크 만들기
② 유럽 ‘아트팩토리’ 사례
3. 예술가 점거가 이뤄낸 실험공간
4. 지역민의 일상과 손잡다 

베를린 플레츠라우어베르그(Plenzlauerberg)구역에 들어선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이른바 ‘문화양조장’다. 과거엔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맥주공장이었던 슐트하이스(Schutheiss)가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전쟁 포로들을 노역시키기도 했던 이곳은, 사실상 20년간 방치됐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정부에선 이곳을 완전히 밀어버리고 새건물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 주변에는 예술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았고, 대부분 반정부 정치성향을 가진 이들은 이 공장을 철거하려는 소식을 접하고 하나 둘 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건물을 점거하고, 다양한 예술실험을 펼쳤다. 젊은 예술가들은 공간 보수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고,당시 자금 관리기관이었던 신탁관리청을 통해 투자자를 찾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억 마르크의 투자자금을 조성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남은 돈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했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200년된 건물로,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외부 전경.  
 
   
 
  쿨투어 브라우어라이에는 모두 4개의 광장이 있고, 날마다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펼쳐진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20개가 넘는 건물이 있지만, 과거 맥주공장 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건물마다 벽면에 당시 공장의 이름을 나타내는 글자를 남겨뒀다. 예를 들면 현재 여행자 안내센터에는 ‘Machine Haus’라는 간판이 아직도 붙어있다. 또 문화유산으로 보호받던 건물인지라 외형은 그대로 복원했다. 다만 광장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한편,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문화예술공간으로만 생존이 불가하다고 판단, 서비스업과 산업지대 공장그리고 문화예술을 묶어 이른바 복합공간운영을 시도한다. 그래서 전체 4만㎡ 공간의 25~30%인 1만3천㎡가 문화예술공간이고, 그 밖엔 자그만 여행사, 슈퍼, 악기전문점 등이 입주해 있다.

이런 건물들의 입주조건은 문화예술과 관련된 영역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가 만들어진지 17년이 지난 지금, 공간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임대도 100%로 꽉 찼다고.

쿨투어 브라우어라이에는 모두 4개의 광장과 더불어 팔레와 케셀하우스 공연장이 있다.

palais는 궁전 내부의 이벤트 공간이란 뜻으로, 이곳선 큰 회사의 저녁 만찬 장소 같은 고급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여타의 공간들이 특정한 계층을 겨냥한 것이라면 팔레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다목적의 공간이다.

이에 반해, Kesselhaus는 콘서트를 비롯한 대중 공연 공간으로 쓰인다. 지금은 연극페스티벌을 위한 리허설 준비로 바쁘다. 원래 연극은 람바잠바에서 주로 행해진다. 콘서트는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열린다.
연극은 대부분 람바참바(RamBa ZamBa)에서 이뤄지며 이곳은 정신지체장애인들을 위한 곳이다. 람바참바는 비속어로 춤추며 흥겨울 때 절로 나오는 말이다.

   
 
  람바참바 공연장. 장애인 연극단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장애인 예술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높아져가고 있었고, 정신지체아를 음지에서 끌어내기 위해 단순노동이 아닌 그림, 음악 연극 등 예술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특히 람바참바 연극공연과 공연기획을 맡고 있는 극장 둘 모두 장애아를 아이로 둔 상황이라 자연스레 장애인 연극에 관심을 갖게됐다고 한다. ‘전문적인 연극’ 올리기에 주안점을 두고 1년가량 공연을 준비한다.

또, 지하 갤러리에서는 전시가 이루어진다. 장애인의 작품 뿐 아니라 전문 화가가 장애인과 함게 작업한 작품도 전시된다. 이곳에선 연간 2천건의 문화행사가 열리고, 1만1천 건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곳엔, 연간 90만~1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한다.
또한 1980년대 노인거주자로 불렸던 이 지역은 쿨투어 브라우어라이가 생긴 뒤엔 독일 전역에서 젊은이들이 이사 오려는 공간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 독일 베를린=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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