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의료 질 높은 병원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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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의료 질 높은 병원 찾기 힘들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7.12.1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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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복지부 평가서 청주의료원 권역별 우수 유일
충대·성모병원 전국 중하위·감염관리 ‘노란불‘
   
 
  ▲ 보건복지부의 1기 전국 의료기관 평가가 끝났다. 도내 11개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 대한 평가 결과 감염관리체계나 중환자실 서비스 질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275개소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1기 의료기관 평가가 올해로 마무리 된 가운데 충북 도내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이 대체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원 내에서 2차 감염관리나 중환자실 서비스가 대체로 미흡한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보완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3년 주기로 전국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먼저 지난 2004년은 500병상 이상의 대형 종합병원 78개소에 대해 이뤄졌다. 우리 도내에서는 충북대병원(549병상)과 청주 성모병원(546병상)이 포함됐다. 서울대 병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이 평가에서 당시 충북대병원은 종합 41위, 성모병원은 47위를 차지했다.

우리 도내에서 대형병원이라고 자부하는 두 병원이 중하위권을 차지한 것이다. 충북대병원은 당시 수술관리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의료정보·의무기록, 영양, 응급, 모성과 신생아 부문에서 각 C등급을 받았다. 청주 성모병원은 외래, 수술관리 체계, 중환자 부문에서 모두 C등급을 받았다. 그래도 이들 병원은 감염관리체계에서 별도의 감염관리자를 두는 등 우수 등급인 ‘A’를 받았다.

도내 종합병원 감염관리 노란불
2005년에는 260병상 이상 500병상 이하의 전국 종합병원 79개소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충북에선 건국대충주병원(454병상), 제천서울병원(284병상), 청주한국병원(276병상), 효성병원(298병상) 등 4개소가 평가를 받았다. 이들 병원 모두 감염관리체계에서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은 평가점수 50점을 갓 넘긴 ‘보통’의 수준을 말한다.

중환자에 대한 간호사의 서비스 면에서 건국대충주병원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효성병원은 C등급, 한국병원과 제천 서울병원은 양호한 편인 B등급을 받았다. 건국대충주병원은 시설관리체계는 훌륭하지만 진료체계 및 감염·안전관리, 외래, 수술관리 체계, 검사, 약제 부문에선 낙제점(C등급)을 겨우 넘겼다.
하지만 환자의 권리와 편의, 방사선 검사, 산과질환, 인력관리는 대체로 양호하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돋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제천 서울병원은 진료체계 및 시설관리, 의료정보의무기록에선 훌륭하지만 산부인과가 없고 감염관리나 환자의 권리와 편의를 챙기는 일에선 낙제점을 겨우 넘겼다.

청주 한국병원은 진료체계와 안전관리, 외래환자에 대한 배려, 수술관리 체계, 모성과 신생아 시설은 우수하게 평가된 반면 병원 내 감염관리에 대한 측면에선 역시 낙제점을 갓 넘겼다. 효성병원도 감염관리, 중환자에 대한 서비스, 수술체계 및 검사 모두 C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진료체계나 안전관리, 약제, 중환자에 대한 서비스나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 됐다.

청주의료원 우수의료기관 유일
2006년은 전국 260병상 미만 중소규모 종합병원 118개소에 대한 의료기관 평가가 실시됐다. 올해 5월 중순께 발표된 1기 전국의료기관 마지막 평가에서 옥천 성모병원(130병상), 청주 하나병원(250병상), 청주의료원(200병상), 충주의료원(216병상) 등 4개소가 포함됐다. 이 기간 평가에서 청주의료원 만이 중환자실 부문에서 전국 우수기관에 포함돼 충북 의료기관의 자존심을 지켰다.

청주 의료원은 지역 권역별 평가에서도 우수 의료기관으로 뽑혔다. 중환자 서비스 제공 수준, 중환자실 인력수준(간호사·의사 대비 환자 수), 중환자실 시설 및 의료기기 수준에 대한 평가에서 청주의료원은 총점 90점을 넘겼다. 따라서 전국 118개소 중 우수 의료기관으로 뽑혀 8대 의료기관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았다.

일부 특수촬영기 없는 병원도
하지만 청주의료원도 신경과 근육 이상을 정확하게 진단 할 수 있다는 특수 촬영기 MRI(자기공명영상촬영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이는 충주의료원과 충주건국대병원도 마찬가지. 충주의료원 안천수 씨는 “장기간 임대해 사용했으나 찾는 이도 없고 운영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 리스(lease)사에 반납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월 적게는 10건에서 많게는 20건에 불과해 1인당 22만원 안팎을 받아도 월 수익이 440만원에 그친다. 이는 매월 500만원 안팎, 연간 1차례 이상 헬륨가스를 채우는데 1억원 상당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적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내부 장기와 순환기 등의 촬영 진단에 탁월하다는 CT(컴퓨터단층촬영기)와 MRI는 물론 여성들의 유방암 여부를 촬영할 수 있는 Mammo기까지 특수 촬영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충주의료원 안 씨는 이에 대해 “인근 종합병원에서 MRI를 이용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옥천 성모병원 금기형 주임은 “응급실 병상 수에 비해 간호사 수가 부족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기존 9병상에서 7병상으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하나병원 지용구 총무부장은 “규정에 맞게 중환자실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 ‘의료 질 평가 이뤄져야’
평가 전담기구·인센티브 보장·신뢰성 확보 중요

전국보건의료노조는 보건복지부의 1기 평가를 두고 외형에 집중하다 보니 ‘의료 질 향상’이란 질환별 치료에 대한 평가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독립된 평가 기구가 없어 신뢰성 및 사회적 합의를 이뤄 내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한 것은 충북 도내 의료기관 관계자들의 의견과도 일치한다. “서울의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을 기준으로 평가하다 보니 지역의 중·소 규모 병원이 평가 기준에 맞추기 힘들다. 설립년도가 이른 병원의 경우 시설보완에 투자되는 예산도 만만치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정혜은 사무관은 “1기 전국 의료기관 평가가 시설, 인력, 장비에 치중했다면 2기는 임상 질 지표 개발을 통한 의료 질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평가 전담기구 설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2기 1차 500병상 이상 전국 대형병원에 대한 평가는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실시 됐다”며 “충북대 병원은 지난달 13∼14일 성모병원은 15∼16일 이틀에 걸쳐 규정과 지침대로 실시했다. 하지만 의료 질 평가에 대한 것은 사전 예고제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불시에 점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국 종합병원에 대해 그동안 2개 영역 12개 부문에 대한 의료기관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단은 대학교수인 의사(반장)를 비롯해 간호사, 약사 등 7명의 평가 요원이 101개 항목에 대해 A(우수·90점 이상), B(양호·70∼90미만), C(보통·50∼70미만), D(미흡·50미만) 4대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
정 사무관은 “의료기관 평가는 평가결과를 널리 알려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데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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