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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3인방 심심토크]
"명절 풍속 시대에 따라 변해도 정신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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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3인방 심심토크]
"명절 풍속 시대에 따라 변해도 정신만 있으면…”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8.09.11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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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번 몰아서 제사 지내는 건 어때요?
추석에 대처하는 소위 ‘아줌마’들의 자세는 무엇일까. 최근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벌인 ‘추석 중 가장 듣기 싫은 말은?’설문에서 1위를 차지한 답은 “며칠 더 머물고 가라”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추석엔 아줌마들의 노동강도 만큼이나 부담감도 더해지기 마련이다. 2008년 아줌마 3인방이 모여 달라지는 추석 풍경과 유교적인 상차림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초대손님은 전통미술가이자 경덕초등학교 교사인 이윤희 씨(44), 주부 전지영 씨(40), 설치미술가 감연희 (43)씨다. 추석 전 일명 ‘심심토크’는 지난 5일 감연희 씨의 작업실에서 진행됐다. / 편집자

-추석명절,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건 무엇일까요?
   
이윤희(이하 이): “추석은 우리나라 3대 명절이죠.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민화작업은 전통을 뿌리로 두고 있기 때문에 의식이 남다른 편이예요. 서양에 추수감사절이 있듯이 우리나라의 고유명절인 추석은 의식적으로 가족 간의 화합을 이끌어내잖아요. 직장인들이 바쁘다고 간단하게 준비할 수는 있어도, 근본정신은 변하지 말아야죠. 보도에선 추석 때 외국 나가는 사람 많다고 하는데, 제 주위엔 나가는 사람 한명도 없던데…(웃음). 그건 좀 과장 된 것 같아요. 또 앞으로 중요한 문제는 다문화가정의 명절풍경입니다. 명절이 갖고 있는 고유성이 파괴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첨예한 문제이죠. 무엇보다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효(孝)’정신을 잃어버려서는 안돼요.”

감연희(이하 감): “‘효’의 문화는 동의하지만 가정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친정집은 유교적인 전통, 제사, 심지어 종교문제도 자유로운 전형적인 핵가족 형태였어요. 그런데는 남다른 집안사가 있긴 했는데 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사업을 하시다 뒤늦게 귀국했고, 친정아버지도 5살 때 한국 땅을 처음 밟았대요. 명절 땐 삼삼오오 가족들이 모여 자유롭게 보냈어요. 그런데 시집을 가보니 시댁은 청주한씨 토박이 이더라고요. 게다가 시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여자는 며느리인 저 혼자라 엄청 난감했어요. 다행히 주변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어려움을 헤쳐 나갔는데 토종닭을 사오라는 말에 머리가 없는 미끈한 닭을 사갔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고…. 좌충우돌이었죠. 전 유교적인 상차림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상차림도 시대에 맞게끔 변화해야죠.”

전지영(이하 전): “전 친정집이 제사만 일년에 7~8번이었어요. 시댁은 시부모님이 북에서 내려와 청주 증평에 정착하셨는데 일년에 한번 몰아서 제사를 드려요. 솔직히 좀 편안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전 둘째 며느리인데 명절은 아무래도 ‘형님’의 역할이 큰 것 같아요. 장손에 대한 기대가 큰 것처럼 음식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도 ‘형님’의 존재감은 크다니까요.”

“소고기, 그냥 믿고 사아죠”

-명절에 빠지지 않는 게 차례상 인데요. 올해는 소고기 문제도 있었고, 더욱 신경이 쓰일 것 같은데요.
이: “저도 마찬가지로 둘째 며느리라서 차례상은 절대적인 주도권이 없어요. 둘째의 미덕은 ‘서포트’를 잘하는 거예요. 사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전 장남한테 시집가는 데 꿈이었어요. 전통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에 남다른 열정이 있기 때문인데,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 정한수 떠놓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니까요. 그래서 처음엔 한발 물러서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줌마 3인방 심심토크에 참여한 이들은 전지영, 감연희, 박소영(기자),이윤희씨다.
감: “재래시장을 고집하는 편이예요. ‘목 있는 닭’을 사려면 어쩔 수 없이 재래시장을 가야하고(웃음), 또 다른 재료들도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해서 믿을 수 있어요. 주차문제만 해결되면 일석이조예요. 고기는 시장에서 한우를 믿고 살려고요. 검증할 방법이 없으니까, 믿고 사는 길 밖에 없어요. 미국산 소고기 파동으로 돼지고기 값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장보기 비용은 2배는 늘 것 같고, 고기 애호가인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억울하기도 하고요”

상차림, 곧 집안의 정체성

이: “더 큰 문제는 ‘조기’구입인 것 같아요. 도대체 어떤 게 국산인지 중국산인지 너무 헷갈려요. 암만 봐도 모르겠다니까요.”

전: “맞아요. 조기 구입은 하늘에 맡겨야 돼요. 전 장보기는 농협 마트를 애용해요.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것 같고, 다른 물건 구입도 편리하니까 큰 일 있으면 자주 찾습니다.”

이: “상차림이 곧 집안의 정체성을 표현한다고 봐요. 집안마다 올려놓는 음식이나, 조리방법이 다른 부분이 꼭 있잖아요. 요즘엔 차례상 앞에 두고 인터넷 찾아보는 사람도 많다던데, 미리 미리 숙지하는 게 조상에 대한 예의죠.”

-추석에 만약 전통적인 강제사항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감: “유교적인 차례상은 부담감이 있어요. 조상을 모시는 예의는 갖추되, 형식을 좀 많이 변화해서 지킬 것 같아요. 가족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전: “부모님 세대와 함께 있는 한 일탈을 꿈꾸는 건 무리가 있어요. 우리에겐 소위 제사대행업체도 있고,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주문도 가능하잖아요. 정 힘들면 이런 것들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개인적으론 조상을 편히 모시지 않는다면 왠지 찜찜해서, 내용은 좀 간소화하더라도 형식은 갖출 것 같아요.”

이: “젊은 사람들, 특히 직장여성들이 명절 되면 겁부터 내잖아요. 융통성을 발휘해 제사를 몰아서 지내는 것도 대안일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잖아요. 그래도 전 전통을 너무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이전처럼 똑같이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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