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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여왕을 ‘숲의 왕’으로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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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여왕을 ‘숲의 왕’으로 바꾸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8.09.11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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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무용제 개인연기상 받은 유망주 전건호씨

   
▲ 청주시립무용단 수석 전건호씨
사진 = 육성준 기자
9월7일 낮 12시, 청주시 문화예술체육회관 청주시립무용단 연습실. 아직도 한낮더위는 여전히 삼복인데, 치렁치렁 머리를 기른 사내가 팥죽땀을 흘리며 혼자 춤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청주시립무용단 수석단원 전건호(31)씨. 전씨는 오는 11월 열리는 청주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달에 노래’에 주인공인 숲의 왕 ‘나무정령’으로 캐스팅돼, 힘이 묻어나는 춤사위로 신령스러운 애니미즘(animism)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었다.

“원래 대본 상의 주인공은 숲의 여왕이었습니다. 치열한 경합 끝에 제가 주인공이 됐고, 그래서 주인공도 숲의 왕이 됐습니다…” 전씨가 몸을 악기 삼아 손짓 하나, 근육의 작은 떨림에도 집중하는 이유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전씨의 꿈은 은행원이었다. 그런데 교회에서 열린 문화행사에서 뮤지컬 주인공을 맡았던 전씨의 예사롭지 않은 몸짓에 주목한 한 무용교사가 ‘무용을 통해 선교활동에 기여해 보라’고 권유한 것이 인생의 진로를 바꾼 것이다. 

다소 늦은 시작이었지만 초등학교 시절 뜀틀, 이중철봉 등 기계체조 선수로 활약했던 터라 유연성과 고난이도 기술, 점프 등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일 수 있었다. 결국 전씨는 청주대 무용학과를 졸업한 뒤 한성대 무용학과에서 석사모를 쓰게 됐으며, 2003년 7월부터 시립수석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씨는 한국무용을 전공했는데, 특히 창작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한국무용협회가 뽑은 ‘젊은 안무자 9인’에 지방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선발돼 중앙무대에 섰다. 수상경력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2002년 전국무용경연대회 대상, 2006년 전국무용제 개인연기상, 2006년 청주신인예술상을 받은 화려한 이력도 그의 미래를 짐작케 한다.

전씨는 “예전에는 무용사에 획을 긋는 무용수가 되겠다는 큰 꿈만 꿨지만 지금은 무엇이든지 내 앞에 주어진 것을 완벽하게 소화해 예술적으로 인정받고 싶어졌다. 때로는 깨지고 좌절하며 꿈이 작아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벌써 꿈을 향해 오르는 계단을 찾았고, 한 걸음 두 걸음 오르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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