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만능, 월가의 신화가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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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만능, 월가의 신화가 무너지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8.09.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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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장 _ 충북시민문화센터 소장

시장만능, 세계 금융 패권주의로 대변되는 미국 월가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고환율·고물가·고실업(3고)에, 성장 측면에선 저성장·저소비·저고용(3저)의 늪에 빠져 3苦의 고통속에 제2의 IMF의 위기를 느끼며 불안하게 살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성장위주의 고환율 정책 등으로 가중된 3苦의 폐해는 결국 힘없는 서민들의 삶의 질감만 거칠게 하고 있다.

미국 월가의 붕괴는 시장만능주의 묻지마식 부동산 투자가 아닌 투기가 낳은 측면이 강하다. 결국 부동산 버블 붕괴로 미5대 투자은행 중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를 제외하고 3개나 파산하거나 매각되는 세기의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리먼과 메릴린치에 이어 워싱턴 뮤추얼, AIG의 유동성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역시 이번 신용경색에서 온전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같은 신용경색의 확산배경에는 시장에 대한 불신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미 정부와 시장을 신뢰할 수 없는 도덕적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시장전반으로 번져, '제2, 3의 리먼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증폭되어 나타나고 있다.

리먼이 파산한 날 또 하나의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뱅크 오브아메리카로 합병됐다. 94년 전통의 메릴린치는 그 이름만으로도 세계 최강의 투자은행으로 불려왔다. 월가를 주름잡던 두 개의 골리앗 투자은행이 같은 날 무너진 것이다. 앞서 사라진 베어스턴스와 함께 월가의 빅5 투자은행으로 꼽히던 금융회사들 중 세 곳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빅5중' 남은 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두개뿐이다. 이렇게 월가 투자은행의 신화는 끝나가고 있다. 베어스턴스와 메릴린치를 인수한 J.P모간과 뱅크 오브아메리카는 모두 상업은행인 커머셜뱅크에 근간을 두고 있다.

인베스트먼트 뱅커처럼 '시장은 넓고, 팔 것은 많다'는 미국식 시장만능주의 투기은행이 낳은 '도덕적 해이'가 '월가의 위기’를 낳은 것이다. 더구나 지난 4월 미 정부당국은 베어스턴스가 무너질 때만해도 “지금 베어스턴스를 지원하지 않으면 리먼과 메릴도 잃게 된다"는 '대마 불사'의 논리로 J.P모간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도록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불과 5개월만에 '대마 불사' 리먼과 메릴이 무너지는 것을 미 정부로서는 물끄러미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 거대 투기자금이 만들어낸 월가의 신화는 전설 속으로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을 모델로 앞다퉈 내놓은 시장만능주의 정책, 신성장주의 정책, 신개발주의 정책들을 보면서 왠지 두렵고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이제라도 이명박 정부는 처참하게 무너지는 월가의 '글로벌 IB(Investment Bank)'를 교훈삼아 달콤한 성장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 더디가도 좋으니 서민들의 안정된 삶이 영위될 수 있도록 생활경제를 안정시키고 서민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으로 변화하길 바란다. 지나친 성장 과욕이 더 큰 화를 부르는 법이며 그 폐해는 결국 고스란히 서민들의 거친 삶의 몫으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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