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 한 마리에 상다리 부러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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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숙 한 마리에 상다리 부러질라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8.12.2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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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숙 한 마리에 상다리 부러질라

    

상당산성. 청주시민들의 친근한 주말 친구다. 이마에 고슬고슬 땀방울이 맺히도록 산에 오르면 배는 어느새 꼬르륵 하고 먹을 것을 보챈다.

산채며 두부며 닭·오리 요리 등 상당산성은 ‘쉬어가라’며 언제나 이런 등산객들을 부른다.
등산객 뿐 아니라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식당을 찾으려는 손님들에게도 상당산성은 안성맞춤이다.

산성에 올라 마을로 이어지는 가파른 길을 내려오면 크고 작은 식당들이 시작하는 전통마을이 나오는데 그입구에 송학정이 있다.

닭·오리 백숙과 볶음탕을 주 메뉴로 하는 이 식당은 상당산성의 여느 집과 비슷하지만 손님들은 주문하자마자 상 가득히 차려지는 밑반찬에 혀를 내두른다.

김 모락모락 나는 손두부를 통째로 썰어 올리고 황토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동치미와 너댓가지 산나물도 맛갈 나게 묻혀 낸다.

젓가락이 오가며 입맛이 돋구어질 무렵 어지간한 쟁반 크기의 도토리 빈대떡이 반찬그릇을 비집고 가운데 자리를 차지한다.

|이쯤되면 시원한 막걸리를 피해갈 수 없다. 동이째 나오는 막걸 리가 한두순배 돌면 미리 자문했던 메인메뉴가 나오는데 이 또한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토속음식이다.

|한약재로 우려낸 육수에 닭이나 오리를 끓여낸 백숙은 홍아꽃잎과 어우려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볶음탕 또한 칼칼한 고춧가루와 집 고추장이 어우려져 얼큰한 맛을 연출한다.

|보통 성인 서너명이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백숙이나 볶음탕 외에 메뉴를 한가지 더 시키는게 보통이지만 이 집은 전혀 그럴필요 없다.

오히려 메인 메뉴 없이 차려지는 밑반찬 만으로도 한끼 요기를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
닭백숙의 경우 가슴살 까지 쫄깃쫄깃한 토종닭을 사용하는데 죽과 함께 찰밥까지 제공돼 공기밥을 추가할 필요도 없다.

설사 장정들이 부족한 듯 싶다면 주인 아주머니랑 눈 한번 마주쳐라. 그러면 산나물에 맛있게 비빈 양푼밥을 공기밥 값으로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서비스를 하고도 가격은 오리한방 백숙만 빼고 3만원 미만. 서너명이 배부르게 식사를 하더라도 추가 없이 매뉴판에 적힌 가격만 내면 그만이다. 물론 막걸리 값은 제외하고 말이다.

송학정 단골들은 결과적으로 도심의 여느 닭 백숙 식당의 절반 가격 밖에 안된다고 말한다.
청주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골 냄새 물씬 나는 토속음식이 미식가들을 기다린다.

청주 상당산성 송학정 전화 255-8535 오리한방백숙 4만원, 오골계·토종닭한방백숙 각 4만원·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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