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실과 날실이 엮는 또 하나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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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실과 날실이 엮는 또 하나의 봄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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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동문의 ‘자수 및 염직 전 3F’

한국공예관 기획초대전, 내달4월 7일까지
‘섬유’는 인류의 역사와 괘를 같이 한다. 성경을 보면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은후 눈이 밝아져서 서로를 알아보고 수치를 가리기 위해 나뭇잎을 사용했다. 이러한 섬유는 가장 먼저 산업화되었으며, 문명의 기초를 이루었다. 우리나라만해도 섬유산업으로 경제발전을 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달라지는 섬유공예

섬유와 공예. 이 만남은 ‘섬유공예’의 정의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진 공예품이라 내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는 넓게 보았을때 보자기를 만드는 일, 옷을 짓는 일 등등 이런 소소한 작업들이 모두 공예이고 작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섬유공예(工藝)는 그 단어의 의미처럼 장인이 시간성을 두고 만들어낸 ‘작품’이며 또한 ‘상품’이다.
이번전시 이화여대 동문의 자수 및 염직전3F(Forms from Fiber & Fabric) 은 이러한 특성을 잘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우리가 섬유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을 뒤집어 놓고 있다.

그 예로 장영란씨의 작품을 보면 공예보다는 추상화에 가까워보인다. 이는 회화적인 기법을 도입하여 천연섬유위에 염색을 하고 일일히 자수를 놓아 공예를 평면으로 옮겨놓았다.
김희숙씨의 ‘옷고름’은 설치작품으로 천정에 달아놓은 옷고름이 멋스럽다.

이러한 공예에 대한 새로운 시도뒤에는 소재에 대한 개념 파괴가 있다. 나무, 금속등을 엮어놓은 작품들은 현대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해내고 있는 셈.
봉지희 씨의 작품을 보면 금속성 소재인 아염을 이용한 받침대, 금속을 이용한 악세사리 등에서 이러한 특색을 엿볼수 있다.

박정문씨 작품을 보면 조그만 실타래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놓아 섬유공예의 특성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한편‘타피스트리’라 하여 전통적인 공예의 형태로 조각을 엮어놓은 퀼트작품도 여럿 보인다.
이렇듯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 28명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작품 250여점을 선보인다. 쿠션, 스카프, 넥타이, 가방, 컵받침, 악세사리, 티셔츠, 인주케이스 등 쓰임새가 다양한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실용성과 작품성을 넘나들고 있다.
한국공예관 큐레이터 안승현(34)씨는 “봄과 견줄만한 화사한 색채가 섬유안에 담겨있다. 섬유공예가 보여주는 무한한 조형세계를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3F’
‘3F’는 이화여대 섬유예술과 대학원 동문들의 모임으로 해마다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는 2월 초 일본 이따미 시에서 15번째 전시를 열었고 이어 한국공예관에서 초대를 받았다. ‘3F’전은 이따미 시의 준학예사가 한국공예관을 방문하여 전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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