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에게 눈 돌린 아동복지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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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에게 눈 돌린 아동복지 전문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0.03.0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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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숙 전 충북대 생활과학대 학장

오창 호수공원 앞 빌딩 6층에는 레스토랑 ‘뽀뚜루까 아저씨’ 오창점(☎ 043-215-118)이 있다. 이제는 영역을 넓혀 샐러드바까지 갖춘 레스토랑이 됐지만, 20여년 전통을 지닌 돈까스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이 레스토랑은 또 호수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식사를 하다 눈을 옆으로 돌리면 나무와 물과 잔디가 어루러진 자연이 바로 눈앞에 있다. 아파트 숲 사이에 이 만한 공원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인터뷰가 있던 지난 1일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호수공원의 모습도 그런대로 좋았다.

정영숙 전 충북대 생활과학대 학장(68)을 ‘뽀뚜루까 아저씨’에서 만났다. 지난 2006년 8월 정년퇴임한 뒤 오창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 전 학장은 이 곳을 애용한다. 채식주의자가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샐러드바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광우병 파동 전에는 고기를 약간씩 먹었으나 이후 아예 끊었다. 그리고 건강을 생각해 소식하고 음식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뽀뚜루까 아저씨’의 샐러드바는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각종 야채에 빛깔이 아름다운 과일소스, 과일, 빵, 국수, 스파게티, 주스, 커피 등… 실내장식도 현대적이면서 깔끔해 마음에 들었다. 스테이크도 맛있고 모양 또한 예뻤다. 기자는 채식주의자 앞에서 염치도 없이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충북대 생활과학대 학장, 충북여성포럼 회장, 충북전문직여성클럽(BPW)회장 한국걸스카웃충북연맹장 등 지역내 굵직굵직한 여성단체 회장과 충북대 단과대 학장을 역임한 정 전 학장은 그동안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지금은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자유인이 됐다. 바로 얼마전에.


그는 “지난 2월 4일 걸스카웃충북연맹장을 끝으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주 홀가분하다. 정년퇴임하면서 오창으로 이사 온 이유도 조용히 살기 위해서 였는데 그동안 꽤 분주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될까.

정 전 학장은 바람과는 달리 벌써 일을 벌였다. 그러나 사회활동 내지 봉사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듣기만 해도 마음이 훈훈했다. 은사인 주정일 교수로부터 네팔에 유아교육 교수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그의 마음은 벌써 네팔에 가 있었다.

“카트만두 근교에 한국여성인 이화정(원불교 교무)씨가 10년전에 건립한 ‘Himalayan Jyotie College’라는 대학이 있다. 이 씨는 히말라야산 밑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무료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보육교사를 길러내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다. 그래서 요즘 그 곳에 같이 갈 수 있는 제자와 교재, 커리큘럼 등을 짜는데 온 신경을 쓰고 있다.”

충북대 아동복지학과에서 35년 동안 교수생활을 하고 생활과학대 부설 보육교사교육원에서 줄곧 강의를 해왔기 때문에 그의 제자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정 전 학장은 요즘 제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각종 교재와 자료를 구하고, 좋은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정 전 학장은 “현직에서 은퇴해 이젠 사진 찍히는 것도 싫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퇴임 후의 시간을 봉사활동으로 채우는 그가 아름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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