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방치 속 옥천장터 딴 집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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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방치 속 옥천장터 딴 집 살림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1.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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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품절 농산물, 위탁업체 별도 판매처 차리고 혼용 운영
군 관리 감독 부실, 지원 예산 제대로 쓰였나도 의구심 낳아

<옥천신문>옥천장터의 부적절한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군과 협약을 맺어 옥천장터를 운영하고 있는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은 2009년 10월 ‘뉴웰빙장터’를 따로 차려 인터넷쇼핑몰인 ‘옥션’에 옥천장터 농산물과 혼용해 입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옥천장터 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군 예산으로 택배비를 5천만원 가량 지원받았지만 뉴웰빙장터와 옥천장터가 옥션과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 혼용 입점되면서 예산으로 지원된 택배비가 옥천장터 배송용으로 제대로 쓰였는지 집중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옥천군은 우리고장을 대표하는 인터넷 농산물장터의 운영을 영리업체에 맡기면서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우리고장 농산물의 이미지와 옥천군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옥천장터를 운영하고 있는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은 2009년 10월 ‘뉴웰빙장터’를 따로 차려 인터넷쇼핑몰 ‘옥션’에 옥천장터 농산물과 혼용해 입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군 친환경농축산과 이명식 유통지원팀장은 “옥천장터 영농조합법인이 다른 온라인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 들었다”며 “문제가 있는 만큼 빨리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택배비 정산을 받지만 그것이 옥천장터로 판매된 것인지 뉴웰빙장터로 판매된 것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없던 상품 하루만에 등장?

12일 취재가 시작되자,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은 옥천장터와 혼용 운영되고 있던 옥션의 뉴웰빙장터에서 우리고장 생산품을 바로 내리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판매 품목이 거의 없었던 옥천장터에는 다시 각종 상품을 올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마켓에 등록되어 있는 옥천장터 판매자 정보를 살펴보면 상호명은 ‘옥천장터/뉴웰빙장터’라고 쓰여있다. 또 대표자는 뉴웰빙장터 A씨로 되어 있으며 영업소재지는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이 사무실로 쓰고 있는 군청 옆 옛 선관위건물로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옥천군이 지원해 준 택배비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미 옥천장터 물품으로 다 쓰였고 뉴웰빙장터는 그 이후에 법인 등기를 내서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군에서 지원해 준 택배비와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옥천장터와 뉴웰빙장터의 판매코드를 분리하여 판매를 진행하려 했지만 두 배로 드는 홍보비, 인건비로 인해 하나의 코드인 뉴웰빙장터로 판매하고 있으나 이를 곧 분리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행정사무감사 불고, 다시 연장

옥천군은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옥천장터에 대한 지도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도리어 위탁운영계약을 1년 자동 연장했다. 또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이 인터넷 상에 다른 장터를 열고 판매행위를 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그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난해 열린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옥천장터 홈페이지의 정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강정옥 의원은 옥천장터 홈페이지에 품절 품목이 많고 품목도 다양하지 않을뿐더러 실제 물건을 주문해보면 품질도 좋지 않아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옥천군의 적극적인 대처가 없었던 탓에 옥천장터 홈페이지의 운영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쌀·잡곡류〉 분류를 보면 잡곡류 상품은 거의 없고 쌀도 최근까지 품절된 상태였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몇 개 품목이 새로 등록됐다. 또 〈과일·과즙〉은 냉동산딸기만 게재됐다가 취재가 시작되면서 곶감, 배와 사과 상품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나마 시급히 올린 상품도 생산자가 명확하지 않아 옥천군의 지도감독이 시급해 보인다.

가령, 사과 품목에는 청성면 능월리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주민 B씨가 생산한 부사가 15kg 한 상자에 20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기자가 해당 농민과 통화를 해본 결과 해당 농가는 지난해 생산된 부사를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에 납품한 적이 없다는 것.

B씨는 “최근에는 옥천장터에 부사 사과를 납품한 적이 없다”며 “가격도 내 사과는 공판장 가격으로 15kg에 12,3만원 정도로 팔리고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천장터 영농조합법인은 이 농민의 사진까지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15kg 부사를 20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도에서 운영하는 청풍명월장터에 우리고장 농산물 더 많아”

옥천장터의 운영이 얼마나 부실한지는 인터넷쇼핑몰인 지마켓에서 충청북도가 책임운영하는 〈청풍명월장터〉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청풍명월장터는 옥천장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우리고장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옥천장터’라는 이름을 무색케 하고 있다. 옥천군은 올해 새로 작성된 협약서에 ‘을은 옥천지역 농특산물을 취급하여야 하며 판매품목을 연중관리하고 품절되지 않도록 운영하여야 한다’는 새 조항을 명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영농조합법인측은 현재 이 협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법인 관계자는 “군에서 홈페이지 서버 업체를 별도로 지정해 일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었고 군에서 1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미리 대화도 없었을뿐더러 우리가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고생에 비해 지원 예산이 자꾸 줄어드는 등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군의 별 지원없이 옥천상품 홍보에 매진했으나 자꾸 적자가 나 운영비를 뉴웰빙장터 매출에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군 친환경농축산과 관계자는 “계약이 자동 연장된 것은 맞지만 새로 조항이 삽입된 협약서에 옥천장터영농조합법인이 아직 서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자가 말하는 내용이 모두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올해 예산으로 세워진 택배비 예산 5천만원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지금같은 운영행태라면 애초에 얘기됐던 공공성이 많이 훼손된 상태로 다시 공모를 하든지 새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군의회 강정옥 의원은 “내가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품도 살펴보고 주문도 해봤는데 홈페이지 관리가 아주 엉망이었고 올라와 있는 제품도 얼마 없었는데, 있는 것 마저도 절반 이상이 품절된 상태였다”며 “옥천군이 아무런 시정 조치 없이 계약을 1년 또 연장했다는 것은 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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