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30리 ‘멋진 신세계’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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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30리 ‘멋진 신세계’는 어디에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3.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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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리 신활력 사업 마무리 되자 운영 중단
놀이시설 철거로 재정비 예산 1억원도 증발

옥천신문/ 신활력 사업이 2010년 마무리되자마자 장계관광지 시계는 멈췄다. 신활력 사업 예산 90여 억원 중 단일사업으로 가장 규모가 큰 시문학아트벨트 사업 ‘멋진 신세계’는 27억3000만원의 예산이 쓰였다. 하지만 사업이 종료됨과 동시에 모단카페가 문을 닫고 모단가게와 모단스쿨 운영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여 대규모 예산 낭비 사례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옥천군 시문학아트벨트의 중요한 이정표로, 군 예산이 투입됐던 (주)대청의 놀이시설도 같이 철거되면서 재정비에 쓰인 1억원의 예산도 사업 시행 2년도 채 못 돼 사라졌다. 이를 두고 민선 4기 옥천군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신활력 사업이 민선 5기 들어서자마자 (주)대청의 놀이시설 철거에 이은 옥천군의 운영예산 축소 및 직영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상 사업이 백지화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신활력 사업으로 대규모 예산이 투자됐던 ‘향수30리-멋진신세계’ 사업이 놀이시설 철거와 관련사업 축소 운영으로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사진은 장계관광지 놀이시설 철거 광경.
한편 지역 일각에서는 신활력 사업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군은 (주)대청의 운영포기를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수십억 원의 예산으로 신활력 사업을 추진했고 그러한 예산낭비 부분에 대해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 한 공무원은 “이 사업과 관련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릴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시문학아트벨트 멋진 신세계는 국토해양부가 후원하는 2009년 11월 제1회 국토도시디자인 대전에서 최우수 공간디자인으로 선정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2009 국제공공디자인 대상 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수상해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많은 홍보가 되기도 했다. 당시 옥천군은 보도자료를 대대적으로 배포하며 적극 홍보했지만 적극 활용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불과 2년이 채 안 돼 놀이시설 철거를 방치하고 운영축소를 하면서 스스로가 받은 상을 부정하는 상황이 된 것.

당시 시문학아트벨트 멋진 신세계 사업 관련, 옥천군발전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한 충북도립대 김태원(디지털디자인과) 교수는 “옥천군이 국내외적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아본 적이 있었는가”라고 물으며 “90년대 문화의 한 형태인 놀이시설이 시간의 한계를 넘으면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주목을 받을 텐데 이렇게 철거되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군 3000만원으로 올해 장계관광지 운영

군은 올해 모단가게에 2000만원의 운영예산으로 일용직 한명을 채용해 운영하고, 모단카페는 폐쇄하며 모단스쿨은 1천만 원의 예산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위탁 운영비로 책정된 2억여 원에 비해 대폭 축소된 상황인 것.

지난해 12월 말 옥천문화원과 위탁계약이 끝난 이후, 모단가게·모단카페·모단스쿨은 문을 닫고 현재까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일용직은 공고조차 내지 않은 상황이고 모단스쿨 운영프로그램은 아직 수립되지도 않은 상황. 많은 시설과 장비를 투자한 모단가게, 모단카페와 모단스쿨도 운영이 불투명해지면서 또 다른 추가 예산낭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미 입구 밖 주차장에 설치된 노란건물 매표소는 설치한 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채 칠이 벗겨져 흉물이 되어가고 있고 주차장 곳곳에 설치된 플라스틱 시어 조각들과 모단스쿨의 플라스틱 간판도 일부 떨어져 있었다.

문제는 옥천군이 내년도 국비확보사업에 장계관광지 경관재정비사업으로 4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 이미 장계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자된 가운데 또 재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예산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활력 사업, 결국 실패한 사업인가

이와 관련해 군 문화관광과 송경선 관광개발팀장은 “(주)대청이 운영을 포기하면서 놀이시설을 철거해가는 것일 뿐”이라며 “철거 시설물에는 군 예산이 1억원 정도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지금 철거하지 않으면 나중에 철거예산을 별도로 세워야 하기 때문에 대청에서 철거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그래도 이전부터 놀이시설의 안전이 위험하다는 문제도 나왔고 시설이 낡아서 그냥 놓아두면 애물단지가 될 상황으로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 장계관광지 놀이시설 철거 전후 모습
신활력 사업과 관련해서는 서로의 공과를 놓고 담당 실과에 따라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신활력 사업을 추진했던 옛 경제개발과 공무원은 “당시 문화관광과에서 문화관광분야 사업임에도 사업을 하지 않으려고 해 경제과에서 맡아 2년 남짓 열심히 했는데, 이 때문에 징계를 받는다면 어떤 공무원도 열심히 일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활력 사업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고 문화관광과로 사업을 이관하면서 여러 가지 제안을 했지만 수용되지 않아 안타까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제개발과는 1년 전 사업을 문화관광과로 이관하면서 ‘입장료 폐지, 주차료 쿠폰 전환’ 등 제안을 했지만 잘 이행이 되지 않았다는 것. 문화관광과 곽래연 과장은 “신활력 사업에 대해 뭐라 평가하기엔 곤란한 입장이다”라며 “다만 시설을 그대로 놓아두면 낡아서 언젠가는 군 예산으로 철거를 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에 (주)대청에서 자부담으로 철거하는 것을 굳이 막을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수법이 4월 말부터 시행되면 대청호를 활용하는 전반적인 계획 속에서 새로 기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이 모(52·옥천읍)씨는 “눈앞에서 버젓이 군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현장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군에서 아무런 설명도,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장계관광지 사업 관련 분명히 평가하고 잘잘못을 가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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