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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지방의회의 ‘갑·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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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지방의회의 ‘갑·을’관계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7.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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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배 충청북도의회 의원·청주3

언론과 의회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한다. 기자출신 도의원으로 양쪽을 다 경험했기 때문에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언론문제나 의회와의 관계를 얘기하라고 하면 대략 난감하다. 난마처럼 얽힌 구조적인 문제들을 쉽게 설명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다는 아니더라도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여러 선·후배 언론인들에게 행여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한구석에 있다. 언론과 의회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의 단면을 소개하는 것으로 과제를 대신할까 한다.

지방의회 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군사 쿠데타로 중단됐던 지방의회가 30년 만에 부활한 1991년. 당시 지방신문의 신출내기 기자로 선배들의 지방선거 취재를 거들었다. 언론마다 선거결과 분석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중앙언론에서는 당선된 지방의원의 상당수가 전과경력이 있다는 것을 대서특필했다.

지방언론도 따라갔다. 우리도 논란이 있었지만 선거팀장을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전과경력을 분류해보니 주로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교통사고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이 대부분이었고 폭력 등도 일부 있었다.

당시는 이를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것’ 쯤으로 관대하게 봐 주던 시절이었다. 파렴치범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중앙언론은 내용은 거론하지 않고 지방의원의 절반이 전과자라는 것만을 부각시키면서 자질이 크게 부족하다는 주요 논거로 삼았다.

지방의회는 출발하기도 전에 크게 얻어맞고 풀이 죽었다. 부도덕하고 자질 없는 집단으로 낙인찍혔다. 주민들의 이미지도 그렇게 형성됐다. 그 후에도 심심찮게 터지는 일부 지방의원의 비리사건은 사실상 지방의회 전체의 부도덕성으로 과대포장 됐다. 그럴수록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쏙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방의원에 대한 평가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아니다.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을 얘기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중앙언론은 중앙의 시각을 대변한다. 중앙은 가지고 있던 권한을 내어주는 지방자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호 이해하려는 노력 아쉬워

중앙언론은 그렇다 치고 지방언론의 시각은 어떤가? 지방언론의 역할은 지방의회를 감시하면서도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여러 지방언론은 지방자치에 대해 깊이 이해하면서 방향타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그렇지 못하다. 몇몇 지방신문 보도를 보면 지방의회에 대한 이해는 제쳐놓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이나 하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일부 보도는 논란을 벌이는 것을 ‘경거망동 하고 있다’ 거나 ‘신분상승도 과분하다’는 등 민망할 정도의 원색적인 비난과 전근대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그러면 지방의원들은 지방언론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마디로 ‘갑’과 ‘을’의 관계로 여긴다. 언론이 우월적인 입장에서, 평가하고 싶은 것만을 평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의정활동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홍보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언론보도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잘잘못을 따지기도 한다. 불신이 커가고 있다.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뀔 때가 딱 한번 있다. 언론에 돌아가는 홍보비 예산심의 때다. 의회에서는 종종 홍보예산 감축을 검토하지만 그것뿐이다. 용감하게도 청주시의회가 올 본예산에서 언론홍보비를 삭감했다. 그 대가로 동업자로 결합된 지방신문의 융단폭격을 내내 받았다. 삭감된 예산은 결국 1회 추경에서 원위치 됐다. 갑’과 ‘을’의 관계도 원위치 된 것이다.

언론에서는 현재의 지방의회가 언론 친화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의회는 언론이 의회 친화적이지 않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들을 넘어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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