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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언론인과 취재원 그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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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언론인과 취재원 그 사이에서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7.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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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청주시 공무원이 방송사 여직원을 성추행했다. 성추행 사건이야 새삼스러울 것 없지만, 공무원이 방송사 여직원을, 이 대목에 놀랐다. 아니 어떻게, 왜 그들이 만났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나.

시장이 모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방송사 제작진들과 뒤풀이에서 벌어진 일이란다. 시장이 나서서 사과하고, 가해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이제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비슷비슷한 일들이 간간이 밖으로 새어나왔다.

기자들은 출입처 사람들과 종종 간담회 등을 내건 자리를 갖는다. 기자들을 대접하는 자리다. 기자도, 출입처 직원들도 사람인데 함께 어울려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게 큰 잘못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상식적인 수준에 머무를 때 얘기다. 이 자리에서 성희롱이 벌어지고, 기자들을 비하하는 말들이 나오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하니 문제다. 사실 이런 사건들을 전해들을 때마다 화가 치민다. 얼마나 언론인들을 우습게 봤으면 싶기도 하고, 저들이 먹고 마시며 쓰는 돈이 지역주민들의 세금이라는 생각에 짜증도 난다.

지난 14일 충청타임즈에 <“언론이 뭔데 시의원을 좌지우지하려고 드나”>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창선 공주시의원이 정례회 발언에서 “언론이 뭔데 시의원에게 이것을 막아 달라, 하지 말라는 등 공갈협박을 하고 헐뜯느냐”고 말했단다.

이의원은 기자들이 광고료 달라하고, 공무원을 불러 커피 달라고 하고, 남들 기사 베껴 쓰는 등 자질이 의심된다며 각성하라는 말을 했다. 또 가스·견인차·병원차 운전하는 사람이 언론인이 되어 의원들의 자질을 갖고 비아냥거린다고 비난했다. 이게 또 무슨 소린가. 이의원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정도가 지나쳤거나 기자로서의 품위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어림짐작할 수 있다.

윤리강령 지켜야 대접받는다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취재원과 언론인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볼만한 일이 또 있었다. 지난 6월9일 충청타임즈에 충북기자협회가 모 주류회사로부터 발전기금 300만원을 받았다는 사진기사가 실렸다. 이를 두고 우리 단체 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일종의 촌지 아니냐는 의견과 협회 차원의 발전기금이니 별 문제 있겠냐는 의견이었다. 논의의 방향은 윤리강령으로 이어졌다. 충북기자협회가 어떤 윤리강령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윤리강령을 보면 앞으로 취재 가능성이 높은 특히 고발성 취재 가능성이 높은 단체에서 금품 후원을 받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전기금을 낸 기업도 엄밀히 말해 취재원이니 이후에 취재보도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벌어진 세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취재원과 언론인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답일까’하는 고민에 빠졌다. 우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신문윤리강령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에서 정한 신문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은 ‘언론사와 언론인은 언론의 사회적 공기성에 합당하는 높은 직업적 기준을 준수함으로써 공인으로서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금품수수와 향응을 금지한다.

또 ‘기자는 공동취재나 친목 또는 직업적 공동이익을 위한 목적 이외에 단체를 구성하거나 활동해서는 안 되며 출입처와 기업 등 취재원에 대해 집단적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사례별로 해석이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언론인들의 품위가 지켜져야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치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현실은 갑갑하다. 아무나 기자를 하는 시대다. 광고주이면서 정보제공자인 출입처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기자는 기자답게 언론인으로서 품위를 지켜야 하며, 취재원은 기자에게 예의를 갖추고 언론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마저도 별 쓸모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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